▲ 이의현 목사 서울대학교 졸업 고려신학대학원 졸업(M.Div.) 군포시민교회 기관목사 SFC출판부 대표간사
SFC출판부는 기독학생운동인 SFC가 지향하며 실천하는 바, 곧 모든 삶의 영역에서 전도와 선교운동, 성경적 리더십 양성운동, 성경적 대안실천운동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확장을 출판방향의 기본 목표로 삼는다. 이러한 목표 아래 현재 출판부는 110여종에 이르는 단행본, 20여종의 교재, <날마다 주님과>(대학, 청년, 장년용)와 <날틴>(청소년용)이라는 큐티 격월지, 그리고 <시와 찬미>라는 악보집을 출간하고 있다.


SFC출판부는 8-90년대 큐티와 악보, 그리고 소량의 교재와 단행본을 출간하면서 나름 SFC운동에 한 역할을 감당하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단행본들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비록 초기 단행본들이 뚜렷한 전략적 접근 없이 출간된 경향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출판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후 2000년대 후반부터 출판부는 정체성과 출판방향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을 시작했고, 나아가 SFC출판부의 이미지 개선 및 향상을 위해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 비록 자신 있게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호언할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SFC출판부는 나름대로 기독교 출판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 채,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물론 전체적인 출판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있고, 독자들의 성향 또한 기본적인 책읽기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보다 명확히 세우고 걸어간다면, 좋은 열매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믿음 가운데 현재 출판부가 고심하면서 기본 전략으로 삼으려 하는 것은 ‘기독인문운동’이다. 이것은 오늘날 상황에 대한 우리 나름의 분석에 근거한 것인데, 곧, 세상과 교회, 또는 세상과 말씀의 간격이 극명하게 갈림으로 인해 오늘날 교회나 말씀이 세상 속에서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이분법적 아니면 혼합적 존재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에 근거하여 ‘소통’과 ‘변증’을 우리 출판부의 핵심가치로 세우고, 그 구체적인 실천으로서 ‘기독인문운동’을 전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통과 변증

지난 서울시장 선거는 2040(20-40대)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 말한다. 이에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2040과의 소통을 당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변화가 가장 더딘 정치권조차 소통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임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여전히 소통이라는 말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기독교다. 기독교는 ‘계시의 일방성’이라는 패러다임 아래 소통이 내포한 위험에 몸을 움츠리고만 있다. 하지만 계시의 일방성은 결코 소통의 부재를 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욱 철저히 소통을 끌어안는다. 계시가 인간의 언어와 문화로 구현된 것 자체가 이를 증거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날 기독교는 종종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와 문화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예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잊은 채, 세상의 언어와 문화만을 이야기한다. 전자든 후자든 소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소통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상대를 아는 지식은 물론이고, 사랑과 관용 그리고 겸손의 태도를 배양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기독교, 아니 교회와 성도들은 보다 많이 배우고 훈련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와 세상의 소통 위에서 복음의 변증이 보다 능력 있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의 변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원화된 오늘날, 기독교가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힘써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초기 교회의 교부들이 복음의 변증에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쏟았듯이 말이다. 복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혼 구원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의미 있게 작동할 수 있다. 이것을 타당성 있게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 변증이다. 이런 점에서 그 동안 출판부가 관심을 기울여 시도해본 영역은 과학인데, 이는 과학이 오늘날 진리의 절대 기준으로 자리하며 세상을 움직이고 해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소통과 변증’이라는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출판부가 야심차게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기독인문운동’이다.


기독인문운동(humanitas christi)

최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그 동안 대학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교양강좌들이 정부기관은 물론 기업이나 여러 자발적인 아카데미 단체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기독교 단체 역시 이런 분위기를 받아들여 다양한 아카데미를 세우고 있다. 비록 그 형태들은 다양할지라도 대안적 삶의 방식에 대한 갈증만큼은 모두에게 있어 공통분모이다. 즉, 개인과 사회를 위해 새로운 ‘소통방식, 창조적 아이디어, 깊이 있는 삶의 주제’등에 대한 대안적 고민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과 자원으로서 인문학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출판계에도 뚜렷하다. 출판계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출판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즉, 아카데미 운동과 출판계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사유방식이나 대안적 삶의 형식 등에 대한 고민과 결과물을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와 <그린비출판사> 등이 대표적인데, 이는 운동의 결과물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옷을 입을 때, 그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SFC출판부 역시 ‘소통과 변증’이라는 출판방향의 일환으로 기독인문 운동에 동참하고, 출판 분야에서 취약한 기독인문과 변증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고자 한다. 이것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SFC의 개혁주의 정신은 물론, 정통 기독교 복음을 기반으로 하여 세상과 소통하면서도 변혁운동을 전개하려는 SFC의 영역운동과도 일치한다. 나아가 이것은 다양한 서적 출간에 한계가 있는 한국 기독교 출판계에도 작은 자극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출판부의 여건과 재정을 고려할 경우, 전략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기독인문운동을 위해 뜻을 같이 할 동지들과 저자들을 발굴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계속 진행하면서, 기존의 해외 도서를 번역하는 일, 강좌와 출판강연 및 대담이나 세미나를 진행하는 일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특히 강좌나 출판 강연은 SFC내부 그룹(본부, 훈련원, 지역)이나 타 단체 등과 연대하여 내년부터 개최할 생각이다. 그리고 출판부 자체적으로 독서모임이나 독서클럽 등을 활성화함으로써 문서운동과 기독인문운동을 함께 엮어갈 것이다.


기독인문운동은 사실 SFC가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겨왔던 말씀운동과 분리될 수 없다. 기독인문운동은 말씀운동을 약화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말씀운동과 기독인문운동이라는 두 축을 강화하면서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사역의 특성을 분명하게 함으로써 시대적인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SFC출판부의 책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 동안 SFC출판부가 출간한 단행본들은 110여종에 이른다. 물론 아직 자랑스럽게 내세울만한 책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조만간 좋은 책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 자부한다.


1) 최근 출간된 책들 5권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① <개혁주의 신앙의 기초> 김은수 지음 / 신국판

본서는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해설서로서,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은 하나님, 인가, 예수 그리스도를 다루고, 제2권은 성령, 구원, 종말, 교회를 다루고, 제3권은 주기도문, 십계명을 다룬다. 그리고 제4권은 1-3권을 텍스트로 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재로 편성했다. 성도들의 교리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② <개혁주의를 말하다>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진 지음 / 신국변형

본서는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진들이 각 분야별로 개혁주의의 입장을 설명한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개혁주의가 말하는 성경관, 인간론, 구원론, 교회론, 예배관, 목회관, 선교론, 국가관, 물질관 등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③ <칼빈의 구원론과 교회론> 요한칼빈탄생 500주년기념사업회 지음 / 신국판

<칼빈과 한국교회> 시리즈는 70여분에 이르는 필진들이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여 그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견해들을 피력한 것이다. 총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본서는 제3권으로, 구원론과 교회론에 대한 칼빈의 견해들을 비평한 것이다.

④ <요한복음 해설노트> 황원하 지음 / 신국변형

본서는 현재 대구삼성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면서, 고신대학교와 한국동남성경연구원에서 신약학을 강의하고 있는 황원하 목사의 저서로서, 요한복음이 담고 있는 풍부한 복음의 의미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⑤ <생명의 기원과 외계생명체> 양승훈 지음 / 신국판

본서는 출판부가 소통과 변증이라는 핵심가치를 구현코자 과감하게 시도한 <창조론대강좌> 시리즈 중 제2권이다. 저자인 양승훈 박사는 창조와 진화 논쟁에 있어서 가장 박식하면서도 균형잡힌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출판부는 그를 통해 총8권에 걸친 시리즈를 계획하고 있다.  


2) 앞으로 출간될 책들은 밀려있는 원고들이 많은데다가 야심차게 기획중인 책들도 있어서 여기에 다 기록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내년 3-4월 이전에 출간될 것이라 보이는 책들은 다음과 같다.

① 국내서 - 영원을 품고 오늘을 살다: 전도서 묵상집(정현구) / 이만열 교수 대담집(이만열, 이문식) / 창조와 진화(양승훈, 창조론대강좌 시리즈 제3권) / 칼빈의 목회와 윤리, 사회참여(요한칼빈탄생 500주년기념사업회, 칼빈과 한국교회 제4권) 등

② 번역서 - 성경해석학의 새지평(티슬턴) / 베드로후서 강해집(라잇하르트) / 타당한 확신(뉴비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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