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소리, 냄새, 핏 자국. 김윤하 목사
어려서 부터 "순교 정신 계승하자." 라고 하는 말을 귀가 아프도록 들어 왔었습니다.
성장 하면서 어디에 가면 순교 정신을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을까 하는 갈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양화진에 가서 선교사님들의 사연을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순교 정신의 현장인 교회들을 찾아 아파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인가 순교 정신은 정신일 뿐이지 나에게 실제적으로 다가 오지를 않았습니다.
2011년에 교인들과 함께 터키 선교대회를 가면서 터키 동부를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전혀 다른 문화와 쿠르드족의 문제로 극도로 긴장이 되어 있는 곳을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은 곳이 "마딘' 과 "미디아트" 라는 옛 도시였습니다.
"마딘" 과 "미디아트" 는 아직 아람어를 사용하는 자들과 아람어로 설교하는 교회들이 있는 곳입니다.
"마딘" 은 BC,14세기부터 시작된 오래된 도시로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곳에는 교회가 7개가 남아 있었으며, 기독교 신앙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400명[70가정] 정도의 성도들이 있다고 하는데, 자주 연합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우리가 처음 찾았던 교회는 "40인 교회"였는데, 40명의 그리스도인들의 순교를 기념하는 교회라고 했습니다.
40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굳게 지키자, 시베리아까지 끌고 가서 얼려서 죽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다대오" 와 "바돌로매" 가 순교한 곳도 이곳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2천년이 넘은 길을 밟으면서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잠시 뒤돌아보았을 때 햇빛으로 인해 거리가 붉게 빛났습니다.
내 마음의 창은 그 순간 순교자의 핏빛으로 물든 거리, 흘러내리는 핏 자국으로 흠뻑 젖어 있는 길을 보았습니다.
"나는 결코 예수님을 부인 할 수 없습니다." 라고 외치는 순교자들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피 냄새가 진동하면서 내 온몸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평생 갈망했던 순교의 정신과 현장을 이곳에서 체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