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즌입니다. 이번에는 유독 오심 논란이 많았습니다. 수영, 유도, 펜싱 등, 그 가운데 펜싱의 경우 정말 억울했습니다. 4년동안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때를 위해 살았는데 몇 초의 오심으로 눈물을 쏟아야 했습니다. 배구에서도 오심을 보았습니다. 브라질과의 여자 배구 3세트 때였습니다. 브라질 선수의 스파이크가 터치아웃을 했습니다. 심판은 그걸 보지 못했습니다. 점수는 브라질로 가야 했지만 우리 팀에게로 왔습니다. 그 장면을 다시 비디오로 보았더니 공은 분명히 우리 선수의 손가락을 스쳤습니다. 해설자도 그 사실을 말했습니다. 상대팀은 항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점수 한 점이 그리 중요하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릅니다. 그 후 그 오심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수많은 종목에서도 수많은 오심이 있었겠구나 하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야구경기에서도 오심을 보았습니다. 포수가 홈으로 질주하는 주자의 엉덩이 부분을 터치했습니다. 주심은 그것을 보지 못하고 세이프를 선언했습니다. 그 장면은 그 후로도 가끔씩 TV에 나왔습니다. 포수는 억울해하고, 주자와 심판은 미안해할 장면이었습니다. 그 판정이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그런 마음은 더 깊어졌을 것입니다

올림픽 오심이 있긴 했지만 국민들이 이전만큼 격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제 주위에는 그걸로 억울하다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같으면 온갖 비난을 퍼부었을 것 같은 상황도 조용히 잘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은메달이든 동메달이든 노메달이든 모든 선수들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스포츠를 스포츠로 바라보는 능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바람직한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성 비슷한 걸 조금 해봅니다. 우리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경기를 하면 판정에 다소의 덕을 보고 다른 나라에서 하면 손해를 봅니다. 3국에서 경기를 하면 강대국 쪽으로 기우는 듯한 판정을 보곤 합니다. 그런 일들을 겪었을 때 우리는 강한 나라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곤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덕 보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오심 덕을 보았으면 그 이득 본 것을 반납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잘못한 것을 솔직히 말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젠 세계의 강한 나라 대열에 어느 정도 들어왔으니 약한 나라로부터 억울하다고 원망 들을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심판이 그런 판정을 했을 때는 부끄러워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피해 입은 상대 선수를 위로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선진국이고 선진국민 아닐까요

스포츠 영역 외에도 억울한 사람이 없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사람 하나 매장시키는 것이 앗차 순간입니다.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서 한 사람을 초토화시켜 놓고 보면 그게 헛소문일 때도 많습니다. 유명 배우나 인물들이 TV에 나와서 소문의 진상을 밝히고 억울함을 호소할 때가 있습니다. “아, 그랬구나. 저건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도 그렇게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대로 말했는데.. , 저 사람과 일대일로 대면했다면 정말 부끄러워서 쥐구멍을 찾았겠구나.” 약한 사람 억울한 일 생기지 않도록 배려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오심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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