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호 목사 창원새순교회 총회주석간행위원
교회에서 말씀을 섬기는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교단 60주년을 기념하여 발행되는 주석에 대한 기대를 크게 갖는다. 고신 교단 60년 신학의 정수로 교단의 신학을 대변하는 주석이 묶음으로 나와야 할 때이다. 고신교단의 역사 기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총회가 연구하도록 결정한바 있다. 장로교회의 역사로 환산하면 100년, 신학의 역사를 중심으로 하면 60년이 된다. 어느 시간이든 의미 있는 시점에서 교회의 기초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는 신학이 어떠한지 보여주는 작업이 주석의 발행이라고 여겨진다. 그것이 교단의 정신적인 유산으로 만드는 일이기에 매우 중요한다. 우리는 하드웨어로서 많은 건물을 가지고 있다. 대학교와 신학대학원, 병원, 총회 본부, 세계선교센터 등 적지 않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 고신 교단신학이 이것이다라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성경 전권에 대한 유산은 가지고 있지 않다. 개혁주의 신학을 지향하고, 앞서 나왔던 개인이 쓴 주석들을 활용해 왔다. 한 책에 대해서 다양한 신학의 칼라를 가진 사람들의 글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교단 신학을 보여 줄 수 있는 책이 필요한 것이다.  

1. 신학자들끼리 대화가 있는 공동 작품으로 나와야 한다. 

교단의 신학을 대표하는 주석을 만드는 것은 그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신학자들과의 연합이 중요하다. 각 권을 집필하는 사람이 혼자서 쓰는 것이 개인의 신학적 입장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의 집필자들이 주석 작업을 위해 어떤 작품의 책을 만들 것인지 서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전체가 하나님의 나라와 구속사의 관점이라고 해도 전체를 한번 정리해야 한다. 각 분야별 큰 단위의 집필자들끼리의 토의와 조언을 통해서 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작업과정이 있기를 바란다. 이를테면 율법서, 역사서, 시가서, 선지서, 복음서, 서신서 등의 큰 단위별로 책을 집필하는 사람들끼리 먼저 대화를 나누고 성경 전체가 한권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다른 분야의 집필자들과도 대화를 나누면서 써지는 책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성경 전권에 대한 신학적 통일성이 드러나야 한다. 그 결과 교단의 목회자들이 성경을 가르치거나 설교를 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 일선 목회자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발행되는 주석이어야 한다.  

신학의 꽃은 설교이다. 주석은 설교자들이 설교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단의 주석을 집필하는 분들은 그 책을 읽어줄 주된 독자층인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책을 집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상 앞에서 작업을 끝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 성경이 설교화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본문의 석의적 작업과정에서 일선 목회자들이 할 수 없는 작업을 주석이 해주어야 한다. 이번 주석은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워 피해갔던 본문들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어야 한다. 주석을 집필하는 학자는 일선 목회의 많은 경험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갖지 못한 한계를 겸손함과 지혜로움으로 극복할 수 있는 집필자이기를 바란다. 일선 목회의 많은 경험을 가지지 못한 한계를 겸손함과 지혜로움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각 집필자들을 도울 수 있는 목회자가 시스템에 의해서 만들어지든, 집필자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목회자를 찾는 노력을 통해서든 학자와 목회자가 함께 만드는 책이면 좋겠다.

1)우선 성경번역이 바로 되었는지 잡아 주어야 한다. 이미 한글 번역 성경이 잘못된 것들이 많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최종적으로 전달할 자로서 원 본문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필자처럼 원문을 한글처럼 읽고 이해할 수 없는 설교자들을 위해 본문의 정확한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성경 다중 번역 시대를 살고 있다. 번역 성경의 수만큼 더 혼란스러워졌다. 이제는 교단의 개혁주의 신학자들에 의한 올바른 번역 작업이 이루어져 본문의 번역과 관련한 혼란을 줄여 줄 수 있어야 한다.

2)충분한 배경 지식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 역사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 문화적 배경이 담긴 주석이면 좋겠다. 성경이 기록될 때와 지금의 설교자와 성도들과의 시공간이 멀리 떨어져 있기에 주석은 이 간격이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필자가 느끼기에 지금은 그 어떤 시대보다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만날 수 있는 시대라고 본다. 노력만 한다면 배경적 지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자료들이 많다.

3)본문을 설교할 때의 통찰력을 줄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 설교의 단위가 성경 한 권이든, 한 장이든, 한 단락이든 설교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내를 해 줄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 더 이상 설교자가 기발한 아이디어로 설교하지 않고 본문이 말하는 바를 충실하게 설교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성경을 각 권별로 가르칠 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 무엇보다 설교자들이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설교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면 좋겠다. 설교자를 통해 성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기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석이길 기대한다.

4)본문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드러나게 하되, 절제된 주석이어야 한다. 때로 설교자가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는 본래의 성경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 보다 더 말하는 것이다. 주석 중에서도 불필요한 논의를 많이 하는 주석들이 있다. 우리가 편찬하는 주석은 성경이 원래 말하고자하는 바를 충분하게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다양한 논의는 연구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하면 된다.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의미를 드러내면 된다. 목회자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어야 한다. 

3. 교단주석은 교단 교회와 성도들이 애용할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교단 신학 60년에 즈음하여 고신 교단이 주석을 편찬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 수십억을 들여서 성전을 건축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천문학적인 돈으로 병원과 학교를 짓는 것은 교단 교회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석은 반드시 교회가 해야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집필자들을 격려하고 기도하면서 함께 만들어지는 책을 기대한다. 아이를 가진 산모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격려이다.  

성경 해석에 올바른 지침이 될 교단 주석은 목사만이 아니라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모든 사람들이 믿고 애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의 목자들 그룹과 교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성경을 설명해 주어야할 부모들까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전문성이 있는 내용은 읽기 어려울 수 있어도 신학훈련을 받은 목회자의 도움을 조금만 받으면 그 본문의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면 좋겠다. 교단 주석은 교회에서 말씀을 가르치는 성경교사들을 위해 비치될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 부모를 위해서도, 나아가서는 그 책을 직접 읽기를 원하는 자녀들을 위해서 좋은 책이어야 한다. 성경은 부모들을 향해서 ‘네 자녀에게 가르치라’고 하지만 현실은 부모들이 성경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교회의 성경교사나 부모만이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이 학교의 교과서를 해설한 전과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면 좋겠다. 백과사전을 읽는 아이들, 혹은 어떤 분야의 전집을 읽는 아이들이 있다. 이제는 성경 해석의 지침이 되는 주석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성경 전문가로 준비되는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아이들로서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성경 본문을 반복해서 읽으라고 해서는 안된다. 믿을 수 있는 참고서가 필요하다. 교단에서 발행하는 주석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가정마다 믿음의 선조들이 표준으로 삼고 성경을 이해한 참고서가 가보로 물려줄 수 있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나는 목사가 되어서 돈은 없지만,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성경을 이해한 지식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갑부들의 재산과 비교할 수 없는 큰 가치로 여긴다. 돈으로 성경 지식을 살 수 없다. 그것을 머리와 가슴에 새겨 놓은 것은 더더욱 그러하다. 교단에서 발행하는 주석이 우리의 믿음의 자녀들에게 세상의 그 어떤 지적 재산과 물질적인 재산보다 그 가치를 드러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교단 신학 60년에 즈음하여 고신 교단이 주석을 편찬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 수십억을 들여서 성전을 건축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천문학적인 돈으로 병원과 학교를 짓는 것은 교단 교회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석은 반드시 교회가 해야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집필자들을 격려하고 기도하면서 함께 만들어지는 책을 기대한다. 아이를 가진 산모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격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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