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경신학회, “바빙크의 밤” 신앙세미나 개최

1021(),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신반포중앙교회(담임목사 김성봉)에서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신학과 한국 교회의 신학이라는 주제로 한국성경신학회가 주최한 바빙크의 밤신앙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218일 한국성경신학회 제31차 정기논문발표회를 통해 드러난 19-20세기 네덜란드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에 대한 커다란 관심의 연장선에서 개최한 것이다.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김은수 교수(평택대학교)가 사회를 맡았고,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헤르만 바빙크의 삼위일체론”, 이남규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헤르만 바빙크의 타락전/후 선택설의 이해”, 김병훈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개혁교의학에 나타난 헤르만 바빙크의 천주교 은혜-공로론의 정리에 대한 요약”, 김성봉 목사(대신총회신학교, 조직신학)바빙크의 성찬론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강연하였다.

 

▲ 이승구 교수 "바빙크는 삼위일체를 기독교의 요약이라고 보았다. 삼위일체가 없이는 창조도, 구속도, 성화도 순수하게 견지될 수 없다.”고 했다.

헤르만 바빙크의 삼위일체론 

이승구 교수는 바빙크는 삼위일체를 기독교의 요약이라고 보았다. 삼위일체가 없이는 창조도, 구속도, 성화도 순수하게 견지될 수 없다.” 라며 바빙크의 신학에서 삼위일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교수는 바빙크의 삼위일체론의 특징으로 “1) 구약의 계시와 신약의 계시에 모두 주의하는 삼위일체론, 2) 균형잡힌 삼위일체론, 3) 실천적 함의를 잘 제시하는 삼위일체론을 꼽았다.  

이 교수는 강연에서는 주로 바빙크의 삼위일체론이 계시사에 유의한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에 따르면 구약 성경에는 삼위일체 교리가 나타나 있지만 아직 완전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며, 신약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 바빙크는 계시의 유기체적 성격과 점진성을 의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바빙크의 삼위일체론은 계시의 발전을 염두에 두었다는 면에서 후대 신학자인 게할더스 보스의 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 이남규 교수는 헤르만 바빙크의 타락전/후 선택설의 이해에 대해 강연했다.

헤르만 바빙크의 타락전/후 선택설의 이해 

타락전/후 선택설(이하 전택/후택)에 관한 논의는 하나님의 작정의 순서에 대한 논의다. 물론 모두 창세 전에 우리를 예정하셨다”(1:4)는 말씀을 인정하면서 하는 논의다. 개혁교회에서는 전/후택설이 모두 인정되어 오고 있다. 전택설은 선택과 유기의 작정이 타락 전에 있었다는 것이고, 후택설은 선택과 유기의 작정이 타락 후에 있었다는 것이다. 개혁파 신학은 죄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과 죄가 하나님의 작정 가운데 포함된다는 것을 모두 인정한다. 그런데 이렇게 둘 다 인정하고 나면 전택설은 죄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취약하며, 후택설은 죄의 작정에 대한 질문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남규 교수는 어거스틴과 칼빈에게서 나타나는 타락전/후 선택설 각각의 요소를 언급하면서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논의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냈다. 전택설은 목적론적 순서를 강조하고 후택설은 인과론적 순서를 강조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바빙크는 둘 중 특정 어떤 입장에 서지 않고 자신의 입장인 유기적 순서를 제안한다. 사실 바빙크에게 작정과 경륜의 관계는 풍성하고 복잡해서 이를 타락전선택설이나 타락후선택설이라는 하나의 용어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바빙크의 방식은 목적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 수단들의 의미를 살리는 방식, 즉 각 논의의 장점을 살리는 방식이다. 결국 이 교수에 따르면 전/후택설 논의에서 전택설자나 후택설자는 서로를 정죄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개혁교회에서는 신앙고백서 차원에서는 주로 후택설이 인정되어 왔음에도, 두 가지 논의가 정죄 없이 상호 인정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 『개혁교의학』에 나타난 헤르만 바빙크의 천주교 은혜-공로론에 대해 강연하는 김병훈 교수

개혁교의학에 나타난 헤르만 바빙크의 천주교 은혜-공로론 

김병훈 교수의 강연은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안에서 나타난 천주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김 교수는 펠라기우스주의, 세미-펠라기우스주의, 천주교회의 은혜-공로론을 정리하였다. 

각 입장의 특징적인 부분만 언급하면, 펠라기우스주의에서 말하는 은혜는 스스로 소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자연적인 능력이고, 또한 율법이나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나 그리스도의 모범과 같이 따라야 하는 지표. 세미-펠라기우스의 입장은 펠라기우스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인간론의 오류가 계속해서 남아 있다. “타락 이후에도 여전히 사람 안에 자유의지가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은혜는 지성을 조명하고 의지를 도와주는 것으로서, 은혜로 인한 유익은 실제로 의지의 자유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람들만이 얻게된다. 

천주교회는 신앙의 시작과 증가를 중생하지 않은 인간 본성의 능력으로 돌리는 펠라기우스와 세미-펠라기우스를 거부하고있다. 하지만 두 가지 오류는 아직 남아 있었는데, “첫째,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의지가 약화되기는 했지만 상실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갖고 있고, 둘째, 선행은혜로 인해 믿음의 능력이 주어지지만 믿음의 활동 자체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천주교에서 말하는 은혜는 자연을 회복하여 강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종교개혁 신학에 따르면 은혜는 죄와 대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혁파에서 말하는 은혜는 인간이 상실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회복시킨다. , “본성을 초월하도록 하는 다른 은혜가 필요한 것이다. 김 교수는 천주교와 개혁파는 이렇듯 은혜의 체계에 대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신학용어가 비슷하다고 같은 개념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 김성봉 목사는 바빙크의 성찬론을 정리했다.

개혁파의 성찬론 

김성봉 목사는 바빙크의 성찬론을 정리하면서, “바빙크의 성찬론이 칼빈의 신학의 견해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이를 더 발전시켰다고 평가하였다. 김 목사는 강연을 통해, 바빙크의 성찬론을 칼빈의 성찬론의 연장선에서 식사로서의 성찬, 말씀과 성례의 관계, 성찬에서의 신비로운 연합을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이에 따르면 성찬은 그리스도의 제사에 근거하고 이를 향하도록 가리키지만, 성찬 그 자체는 제사가 아니며 오히려 십자가의 자세로 인하여 우리가 누리는 영적 잔치. 또한 선포되고 읽히는 말씀이 보이지 않는은혜를 주는데 비해, 말씀과 관련된 성례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은혜를 준다.” 성찬은 믿음을 통해 말씀으로 받은 것을 강화하고 확증한다. 그렇다고 두 가지 은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은혜가 있는 것이다. 

또한 개혁파 성찬론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방식에 있어서 천주교와 루터파와 다르다. 성찬론에서 천주교와 루터파는 각각 화체설과 공재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리스도의 몸이 내려와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하지만 개혁파는 우리의 대언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적으로 우리를 하늘 아버지의 우편에 계시는 하늘을 향해 위로 들어올림으로써 교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바빙크는 칼빈의 성찬론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현존은 단순한 영적 현존이 아니라 실재적 현존임을 분명히 하며, 칼빈의 논의의 연장선에서 그리스도와의 교제의 친밀성을 더욱 강조한다.

 

바빙크 신학의 한국교회 적용 위한 노력 필요해 

한편, 이날 신앙세미나는 바빙크의 신학의 일부를 조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만, 오후 7시부터 930분까지 이어지는 짧은 시간에 바빙크의 신학이 담고 있는 많은 내용을 포괄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이번 세미나의 주제의 취지를 좀 더 분명히 살려 바빙크의 신학이 어떻게 한국교회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향후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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