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태풍 피해가 어림으로도 계산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필리핀 당국은 12오전 이번에 몰아닥친 괴물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사망자는 2,200여, 부상자는 2847명으로 집계됐으며 66만 명이 집을 떠나 피난을 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시신이 바다에 떠밀려 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정확한 숫자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전히 사망자가 1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처처에 쓰레기 더미가 산을 이루고 그 밑에는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이 높은 온도에 썩어가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의 시내는 폭격을 맞은 것보다 더 심한 상흔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또 다시 태풍이 온다는 말에, 그리고 물과 양식이 없고 주거지가 없는 도시를 탈출하려는 인파로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고 기자들은 속보를 전하고 있다.

시내뿐 아니라 공공시설과 교회당 건물에는 시신들이 방치되어 있고 생존자들은 가족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태풍으로 연락이 두절됐던 한국인은 1110명에서 12일 오후 11시 현재 7명으로 줄었다가 13일에는 오히려 23명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측이 밝혔다. 실종자 중에는 선교사도 포함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한국정부는  5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고 한다. 피해복구비용이 140억 달러(한화 약 15조원)에 비하면 너무나 적은 금액이고, 이 금액은 우리가 과거 필리핀으로부터 받은 것에 비하면 턱도 없이 적은 금액이라고 평가한다. 정부가 못한 일정 분은 한국교회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필리핀은 과거 6.25 전쟁 당시 7,400 여명의 군인을 파병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고, 1970년대까지 경제적으로 도운 나라이다. 현재 필리핀 여성 약 15,000여명이 결혼이주하여 한국인으로 살고 있으며, 한국의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은혜와 복 주심으로 무한한 복을 누리고 살고 있다. 이제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아야 할 때가 충분히 되었다. 그리고 많은 교회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어 감사하다.

선교사를 파송하고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것은 주님께 자랑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더욱 힘을 다해 이웃의 불행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총회 사회부가 이 일에 발 벗고 나서기를 촉구한다. 마침 추수감사절을 맞이한 교회는 감사절의 특별헌금 중 일부를 필리핀의 그 어려운 자들과 함께 나눈다면 참으로 의미있는 감사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교민이 필리핀에서 희생되는 일이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이때 한국교회가 그들을 도운다면 어려울 때 도와준 손길을 결코 그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귀한 촉매제가 되리라 믿는다.

2010년 아이티의 지진 참사에도 한국교회는 200억원 가까운 금액을 모금해 도운 일이 있다. 이번에도 아름다운 천사의 손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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