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고신 제63회 총회는 유지재단이사회에서 일어난 금권선거 혐의를 조사하여 처리할 전권위원회를 구성하였는데, 본위원회는 1217일 대구동일교회에서 열린 총회운영위원회에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 사건이 표면화된 것은 본보의 보도로 인한 것이었으므로 우리는 전권위원회의 조사와 그 결과보고에 관심을 가지고 주시해왔으므로 여기에 우리의 주장을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총회전권위원회의 처리결과를 일단 긍정하며 존중한다. 금권선거 문제가 한국교회의 보편적인 타락현상으로 드러나 있고 이를 탄식하며 비난하는 소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모른 체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고신총회는 이런 일에 전권위원회를 구성하여 처리토록 하였으니 이 자체가 교계에 본이 될 만한 일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전권위원회의 보고에는 매우 철저한 조사와 공평한 처리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나타나고 있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또 우리 코람데오닷컴사에도 공정하고 신중한 보도를 요청하고 권면하였는데, 우리는 이를 달게 받는다. 이런 권면은,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한 일이었지만 전권위원회가 보기에는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온 것일 것이다

물론 변명은 있다. 언론사의 사건보도를 검찰의 공소장처럼 할 수는 없다. 기자에게 경찰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철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무한한 것도 아니다. 기사란 육하원칙에 의해 대체적인 사건 개요가 파악되면 보도하는 것이다. 특히 범죄 사실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물론 현저한 오보일 경우 해당자들이 해명이나 사과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보고내용에는 상당히 아쉬운 내용도 있다. 무슨 일이든 완벽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금품을 돌리고 받은 일을 폭로하고 문제를 제기한 손종기 목사를 처벌한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 처벌의 근거가 매우 이상하다. ‘돈을 받고 그 자리에서 즉시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 또 돈을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하려면 투표를 하기 전에 해야 했는데 투표가 끝난 후에 했다는 것이 처벌의 이유이다. 물론 전권위원회의 보고대로 그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차를 문제 삼아 그것으로 고발자를 처벌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다

즉시 돌려주지 않은 것은 돈을 주는 사람이 선거를 위해 준 것인지 아님 딴 뜻이 있는지 당장은 판단이 안 됐을 수도 있고, 또 투표결과를 보니 자신만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많은 이사들이 돈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처음에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다가 나중에야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우리가 손 목사의 마음을 알 순 없지만 상식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어떤 문제로 사법당국에 고소나 고발을 하는 일반 고발자들도 그것을 결정하기 전까지 심리적인 갈등과 고통을 많이 겪는다. “고소할까 말까?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인가 아님 공개적으로 해야 할 일인가?” 그러면서 일이 터진 뒤 한참 후에야 고발을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법당국이 고소고발자의 이런 사소한 미흡함이나 절차상의 문제까지 따져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쌍벌을 가한다면 그게 무슨 재판이겠는가? 물론 이번 총회전권위원회가 행정건으로 처리한 것이지 재판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더라도 말이다

또 다른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모의하거나 배경이 된 모임이나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본보가 이미 보도한 대로 기독교보사 사장선거를 앞두고 일부 이사들이 어느 도시에 모여 모종의 대책회의를 했었다. 이 대책회의는 유지재단의 이사도 아닌 아무개 씨가 주재했다

그리고 거기서도 식사대접과 여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이 지급되었다. 이건 이번 사건에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데 전권위원회는 이를 조사하거나 다루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이런 어두운 정치는 척결되어야 한다. 모든 것은 정직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신앙과 생활의 순결을 모토로 삼은 교회 지도자들이 왜 이런 삼류정치에 종사하고 있는가
앞으로 이런 비밀스런 모임 -실제로는 공공연한 모임- 들을 철폐시키려면 이번에 이 일도 조사하여 주의를 환기시켰어야 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한 번 전권위원회의 수고를 치하하는 바이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고신총회가 밝고 맑아져서 한국교회의 갱신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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