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샘물교회의 가정교회 이야기

샘물교회는 2005년부터 2년 동안 준비해서 2007년 초부터 가정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가정교회를 시작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저는 망설임 없이 담임목사가 가장 많이 변했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경험한 변화와 샘물교회가 받은 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이론적인 얘기보다 샘물교회라는 현장 얘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최근 가정교회 운동을 두고 미래교회 포럼과 코람데오 닷컴을 통해서 여러 가지 토론들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곧 이어서 고신 신대원 교수님들도 가정교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토론들이 가정교회 운동을 보완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보다 건강하게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글은 6월 4일 저녁 부산 삼일교회에서 있었던 가정교회 세미나에서 소개한 내용을 중심으로 보충하여 쓴 것입니다.

1. 가정교회 여정

저는 1998년 10월 25일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서울영동교회에서 파송 받은 성도들과 함께 분당에서 샘물교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교회”의 꿈을 안고 강해 설교, 소그룹 사역, 가정 사역, 청소년 노년 청년 어린이 사역, 복지 사역, 학교 사역 등을 하면서 SFC 운동을 통해 늘 고백해 왔던 민족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의 꿈을 실천해 왔습니다.

2004년은 샘물교회의 제1기 사역이 끝나는 해였습니다. 6년의 사역과 1년의 연구년이 끝나는 즈음에 교역자, 장로, 권사, 팀장 등 중직자들이 모여 지난 7년간의 사역을 점검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교회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인지를 토의했습니다.

이 모임의 결론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샘물교회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소그룹 사역이 활성화 되어야 하며, 둘째는 평신도들이 사역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과제를 받아들고 주님의 인도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하나님께서 기름을 부어주시는 소그룹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던 G 12와 셀 그리고 가정 교회를 차례로 살폈습니다. G 12는 역동적이고 도전적이지만 샘물 교회의 소그룹 사역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셀과 가정교회는 상당한 시간을 두고 살폈습니다. 셀은 지구촌 교회(이동원 목사)와 안산 동산 교회(김인중 목사)를 통해서, 가정교회는 휴스톤 서울 교회(최영기 목사)를 통해서 살피는 중 주께서 가정 교회 쪽으로 마음이 기울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가정교회 사역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최영기 목사님 이 주도해 온 가정교회 사역으로 인도함을 받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동안 샘물 교회가 걸어 온 길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최영기 목사님의 책 “구역조직을 가정교회로 바꾸라”를 읽고는 꼭 제가 쓴 책 같다고 느꼈습니다. 평소에 목회하면서 고민했던 것들, 제가 샘물교회에서 성도들과 나누었던 많은 내용들이 그 책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2005년 8월 경주에서 가정교회를 주제로 모인 복목련 목회자 수련회에서 가정교회 사역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강경민, 이문식, 방선기 목사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 해 가을 부사역자들을 가정교회 세미나에 참석시키면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2005년 9월에는 최영기 목사님이 샘물교회의 샘터장들을 위한 특강을 해 주었고, 얼마 후에는 김낙춘 목사님이 사역자들을 위한 세미나를 인도해 주어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06년부터는 교회의 중직자들과 함께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장로 권사님들을 가정교회 세미나에 다녀오게 했습니다. 2006년 2월에는 제가 휴스턴 서울 교회의 가정교회 세미나에 직접 참석하고 그 교회를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2006년 여름에는 외부의 세미나에 참여하기 어려운 본 교회의 리더들을 위해서 제가 가정교회 세미나를 인도했습니다. 9월에는 최영기 목사님이 샘물교회에 와서 나흘 간 집회 인도를 하면서 가정교회의 비전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매 주일과 수요일 모든 족속을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을 상기하면서 말씀을 통해 도전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10월부터는 “가정교회 100일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40일 간의 공동체 훈련이 있었고 두 주간의 특별 새벽 기도회도 했습니다. 이재철 목사님 (열린문교회)과 천석길 목사님(구미남교회)을 초청하여 1일 집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11월과 12월에는 성남 성안교회의 1일 세미나에 180여명의 샘물교회 리더들이 다녀왔습니다.

2006년 연말 목자 헌신자들의 자원 신청을 받았습니다. 그들을 목자, 대행목자, 부목자, 개척 목자 그리고 예비 목자로 세웠습니다. 성도들로 하여금 목자를 선택하게 해서 목장을 만들었습니다. 목장의 이름을 선교사가 가 있는 나라 이름, 지원하고 있는 교회, 단체 이름을 주로 붙이게 했습니다. 한 나라에 둘 이상의 선교사가 들어가 있으면 도시 이름을 목장 이름으로 정하게 했습니다.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는 대명령을 마음에 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2007년에 들어와서 한 달 동안 임명된 목자들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월 초순에는 성남 성안교회의 계강일 목사님을 모시고 부흥 사경회를 가졌습니다. 하순에는 250명의 목자들을 모시고 청평으로 가서 2박 3일의 목자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2월 첫 주부터 목장 모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2. 담임 목사의 변화

여러 가지 변화가 많았습니다만 담임 목사의 변화를 먼저 얘기하는 것은 저의 간증이기도 하고 가정교회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한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제가 평신도 사역자들을 “진심으로” 목회의 동역자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만인 제사장론”을 믿고 “평신도 리더들을 깨우기” 위해 제자 훈련 사역을 15년 동안 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 동안 평신도 사역자들을 충분히 신뢰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성도들이 자기 생활에 너무 바쁘고, 신학 공부를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제대로 뭔가를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저의 마음속에 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를 준비하면서 저의 생각이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평신도 사역자들이 앞장서지 않으면 하나님의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질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 때문입니다. 그들이 하지 못하면 교회가 약화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이 담임목사와 같은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기를 간절하게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어려워한다고 설득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하는 마음을 가지고 도전하고 비전을 나누었습니다.

둘째는 전보다 더 많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월요일에는 새벽기도를 당연히 못 나갔습니다. 주일에 3-4회 설교를 하고 오후에 다른 모임까지 하고 집에 들어오면 완전히 파김치가 되기 때문에 월요일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겼습니다. 평일에도 제가 새벽 기도회를 인도하지 않는 날에는 못 나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제가 출타하지 않는 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가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평일 오전에는 가능하면 서재에 있으면서 기도와 말씀 묵상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가정과 직장 일만 해도 한 짐인 목자들에게, 비록 평균 4-5가정의 작은 규모지만, 목회를 맡겨 놓았습니다. 그들을 목회의 “보조자”가 아닌 “목회자”로 세운 것입니다. “부목사급”이 아닌 “담임목사급” 평신도 목회자로 세운 것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동역해 줄 것을 기대하게 된 것입니다. 주께서 그들을 붙잡아 주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매 주일 점심시간에는 두 목자 부부와 저희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목장에 관한 대화를 나눕니다. 모임을 마치면서 기도 제목을 묻고 한 부부씩 앉히고 다른 4명이 손을 얹고 기도하거나 혹은 서로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하는 것도 중요한 사역이 되고 있습니다.

셋째는 제가 이전 어느 때보다 행복한 목회자라고 느끼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학대학원 졸업 후 지난 26년 동안 좋은 부교역자들, 신실한 장로, 권사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결과 저는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사역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 전략을 가지고 교회를 섬기는 요즈음 사역자로서 이전에 누리지 못한 큰 행복과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수백 명의 신실한 부목사와 함께 일하는 기쁨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과장한다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입니다. 목자들과 성도들이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서 담임목사와 같은 마음으로 헌신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합니다.

3. 가정 교회의 목표

가정 교회를 시작하면서 가지고 있는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가족교회를 견고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샘물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가정과 이웃을 섬기는 샘물교회”라는 비전을 가지고 일해 왔습니다. 가정교회의 기초인 가족교회를 견고히 세울 때 초대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목장의 가장 중요한 기도 제목은 믿지 않는 배우자와 가족을 위한 기도입니다. 특히 다음 세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기독교 학교 운동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목장을 통해서 영적 가족을 얻고 친밀함을 누리는 것입니다. 광야 길을 가는 우리에게 주께서는 축복의 신앙공동체를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피로 영적 가족이 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섬기며 초대 교회 성도들이 누렸던 친밀함을 누리게 하신 것입니다.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3:16)는 말씀은 신앙공동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공동체를 원하시는데 그 동안의 교회 모습은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이 사역을 더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 교역자 목장을 강화했습니다. 교역자들은 주 중에 두 번의 모임을 가져 왔습니다. 토요일 점심시간에는 주일 준비와 한 주간의 사역을 점검하는 교역자 회의로 모였습니다. 수요일 아침 6:30에는 교역자 샘터로 모였습니다. 가정교회 사역을 시작하면서 17명의 사역자들이 수요일 아침에 교역자 목장으로 모이면서, 4명씩 소그룹으로 나누어 작은 목장 모임을 한번 더 갖습니다. 교역자 공동체가 친밀함을 가지고 기쁨으로 사역하기 위함이며 모든 목장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목장의 세 번째 목적은 영혼 구원입니다. 목숨까지도 나눌 수 있는 친밀한 목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하나님의 소원인 영혼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몰라 죽어가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생명을 전하는 공동체가 되지 못한다면 교회는 존재 목적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그런 교회의 선택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교회를 클럽이나 친목회로 이름을 바꾸든지 아니면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주신 원래의 목적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한 때 세계적인 부흥의 열풍을 일으켰던 한국 교회, 남한의 마을마다 세워져 있는 5만개 이상을 헤아리는 한국 교회가 지난 10년 동안 성도 십 수만 명이 줄어드는 기가 막힌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런 오늘의 상황에서 수평 이동을 통해 성장한 교회들이 자랐다고 말하는 것은 우스꽝스런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신자를 전도하여 회심 성장을 이루는 것은 어느 시대에도 중요한 사명이었지만 우리 시대에는 교회 존립을 위한 절대 절명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이 사명을 위해서 목장을 전도와 양육의 전진 기지로 활용하면서 교회 전체를 영혼 구원에 초점을 맞추는 가정교회 전략은 대단히 효과적이며 시의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 세 가지 목표 없이 목회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존의 샘터(구역)에 참석하는 사람은 주일 예배 출석자의 50%를 겨우 넘기는 정도였습니다. 절반의 성도들이 한 주간에 겨우 주일 예배 한번 정도를 참석하고 있었으며 그나마도 자주 빠지므로 믿음이 자라는 속도가 느렸습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훈련의 기회를 갖지 못했고, 소그룹 모임에도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모든 족속을 제자 삼는 비전”과 “하나님 나라의 꿈”은 남의 얘기일 뿐이었습니다. 전도의 열매도 보잘 것 없었습니다. 2006년 한 해 동안 500여명의 장년 성도들이 교회에 등록했지만 전도 받아 나온 사람은 20%가 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출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기도하던 중 가정교회 전략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4. 장애물 넘기

가정 교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첫 어려움은 담임목사의 방향 설정이었습니다. 목사가 방향을 정한 후에는 당회원들과 비전을 나누면서 목사의 비전이 당회원 전체의 비전이 되게 하는 일이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샘물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는 사역”을 교회의 비전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당회원들이 하나가 되는 것까지는 비교적 순조로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당회가 채택한 전략을 교회 전체의 비전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부교역자들과 장로님들이 세미나에 다녀오고 장로님들 대부분이 실제로 목자로 참여하는 분위기여서 모든 것이 잘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힘겨운 장애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정교회를 강조하면 할수록 다수 리더들의 두려움이 커져 갔습니다. 새로운 사역에 대한 기대에 가슴 설레는 리더들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숫자가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교회의 분위기가 “한번 해 보자”는 것이 아니고 “말은 맞는데 누가 이 힘든 일을 하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가정교회를 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헌신을 해야 된다는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매 주 모임을 해야 하고, 밥을 매주 먹여야 하고, 심방과 설교도 해야 하고, 이전의 샘터장과는 다르다는 부담이 리더들의 마음을 짓눌렀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샘물 교회가 건강하고 좋은데 왜 굳이 새로운 일을 벌여야 하는가 라는 반발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박목사가 너무 이상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보수적인 분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새로운 것을 무조건 언짢아하는 것도 큰 장애였습니다.

가정교회 운동의 리더인 최영기 목사님이 2006년 9월에 한 주간 집회 인도를 해 주었습니다. 이 집회를 통해서 가정교회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리더들이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역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을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이 상황을 넘어서게 해 달라고 답답한 마음으로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좋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이웃의 한 건강한 교회를 멘토로 허락하신 것이었습니다.

2006년 9월에 성남 성안교회 (계강일 목사)에서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참석한 샘물교회의 리더들이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는 숫자가 너무 적어 어려움이 많으니 성안교회가 샘물교회를 위해서 따로 세미나를 열어 달라”고 부탁을 했고, 성안교회 당회가 이를 승낙했습니다. 그 결과 11월과 12월에 두 차례에 걸쳐서 샘물교회의 리더 180여명이 성안교회가 열어준 1박 2일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샘물교회의 리더들이 “폭탄 맞은 사람처럼 충격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성안 교회의 성도들은 분당으로 파출부 일을 다니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식 수준이나 경제 수준이 분당과 비교가 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들이 영혼 구원을 위해서 뜨겁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온 샘물 교회의 소위 “교양 있고 수준 있는 성도들”이 도전받고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80명이 말하기 시작하니까 30여명의 교역자, 장로들의 목소리로는 전해지지 않던 메시지가 교회 구석구석에 전달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부담을 느끼고 두려워하던 리더들이 새로운 사역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5. 하나님이 주신 결과

마침내 2006년 연말 목자 신청을 받았습니다. 목자 세우는 일을 앞두고 당회는 몇 명이 되든지 “자원하는 목자들”과 함께 가정교회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목자를 하라고 권하지 않고 오직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제자 삼으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고자 하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직접 세워달라고 간구한 것입니다.

연말마다 샘터장을 세우는 일은 당회로서는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였습니다. 샘터장의 일이 너무 힘겹다고 느끼는 성도들이 이 사역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샘터장을 목자로, 샘터를 목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목자를 평신도 목회자로 세우기로 하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던 200개의 샘터와 조 숫자만큼 목장을 만들기로 목표를 정하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200개의 목장을 위한 350여명의 자원하는 목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두려웠습니다.

결과는 “오직 감사”였습니다. 자원해서 목자로 신청한 분들이 450명이었습니다. 그들을 분류하여 목자 209명, 대행목자 79명, 부목자 25명, 어르신 목자 22명, 청년 목자(대학부와 미혼 청년회) 62명을 세우고 나머지는 예비 목자로 세웠습니다.

목자는 2006년 일년 동안 제가 두 차례에 걸쳐서 인도한 “생명의 삶” 13주 과정을 마친 분들 중에서 신청하게 했습니다. 이전에 사역 훈련을 마친 분들은 바로 목자로 임명했고, 대행목자는 조금 더 훈련을 받으면 목자가 될 수 있는 분들입니다. 목자 혹은 대행목자로 헌신한 분의 배우자가 함께 섬기겠다고 자원한 경우는 훈련이 좀 부족하더라도 부목자로 세웠습니다. 어르신 목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특수 목장을 섬기는 분들입니다. 여성들도 목자로 임명하고 있고 목동 혹은 목녀라는 이름 대신 부목자 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목장 수는 부부 목장 145개, 여성 싱글 목장 17개, 개척 목장 9개, 어르신 목장 22개, 청년 목장 59개 합 241개입니다. 이전에 샘물교회가 가지고 있던 샘터와 조모임(청년회)보다 숫자가 조금 더 많습니다. 그러나 내용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전원이 “자원한” 목자로 구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준비 기간 중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었는데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주셔서 자원자를 넘치도록 주셨습니다.

부부 목장이 압도적으로 많아졌습니다. 이전에는 부부 샘터가 97개였는데 그나마도 매 주 모이지 못하고 두 주 혹은 한 달에 한번 모이는 샘터가 많았습니다. 여성 샘터가 63개였고 남성 샘터가 7개 있었고 그리고 청년들의 조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를 시작하면서 145개의 목장을 부부목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여성 목장은 17개로 줄였습니다.

부부 목장이 많아졌다는 것은 남성 목자들이 많이 헌신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은 주로 서울로 출근하는 분당 지역의 남성들이 샘터 모임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소원인 제자 삼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도전으로 인해 많은 남성들이 목자로 헌신한 것입니다.

단 한 목장도 예외 없이 매 주 모이는 목장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여성 샘터와 청년들의 조모임은 매주 모였습니다. 그러나 부부 샘터와 남성 샘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젠 모든 목장이 방학도 없이 매주 모이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남편들의 믿음이 어리거나 믿지 않는 남편을 둔 많은 여성도들이 부부 목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느 목자에게 가면 자신의 남편이 믿음이 자랄까? 구원을 얻을까? 라고 고민하면서 목자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남편들의 구원과 성장을 위해 목장 가족들이 기도하고 있고 그 열매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성 싱글 목장은 17개가 만들어졌습니다. 혼자이신 분들이 아무래도 부부모임에 갈 수가 없어 아예 목장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숫자를 크게 줄여서 이 정도만 만들었는데 싱글 여성들을 교회가 배려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좀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목장에 참여한 분들도 많이 있고 목자로 헌신한 분들도 많이 있지만 젊은 성도들과 함께 목장을 하는 것을 주저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해서 목요일에 모이는 은빛샘(노인대학)과 금요일에 모이는 샬롬 목장 모임을 특화해서 어르신 목장을 따로 모이게 했습니다. 이 두 그룹의 목자들은 일반 목자들과는 조금 구별해서 세우고 목장 모임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목자와 대행목자를 선정한 후 그들의 사진을 실어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이 원하는 목자를 선택하게 했습니다. 목장이 비록 불완전한 형태이지만 교회임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목장 교회를 자신이 선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출석 성도의 약 80%가 목장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2007년 2월 21일 현재 장년 등록수가 3,127명이며 주일 낮 예배 평균 출석수가 2,600명 정도인데 목장에 참여하겠다고 등록한 숫자가 2,074명이었습니다. 참여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샘터 사역을 열심히 했지만 주일 예배 출석 성도의 50% 정도가 샘터모임에 참석해 왔습니다. 그러나 2년의 준비 끝에 시작한 가정교회의 목장에 80%가 신청하고 70% 가까운 숫자가 출석하게 된 것입니다. 금년 내에 90%의 성도들이 목장에 출석하게 하고 내년에는 VIP(전도 대상자)를 많이 품어 주일 예배 참석자의 110%까지 목장에 출석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진군하고 있습니다.

6. 목자 훈련

가정교회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당회의 결단과 그에 부응하는 목자들의 헌신이 아닌가 합니다. 샘물교회는 그 동안 당회가 일치해서 제자 삼는 사역의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꾸준히 해 온 제자 훈련의 결과로 훈련된 평신도 사역자들이 많이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목자로 섬길 분들을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매 주일 오후 시간에 세 시간씩 훈련을 했고 매 주 수요일에도 주로 목자 후보자들을 염두에 두고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이 훈련에 참여한 분들만 목자로 임명했고 그들을 대상으로 1월 26일-28일 청평에서 가졌던 목자 수련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의 기회였습니다. 250명의 목자들이 2박 3일 동안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은혜와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100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의 섬김을 받으면서 앞으로 목장 가족들을 “섬김을 받은 것처럼 섬기라”고 도전받는 기회였습니다.

매 주일 정기 목자 모임은 오후 2시 20분에 모여 찬양과 기도 시간을 가진 후 한 두 사람의 목자가 간증을 하고, 30분의 강의를 담임목사가 하고 이어서 90분의 초원 모임을 갖습니다. 초원 모임을 인도하는 초원지기들은 교역자, 장로, 권사 그리고 신실한 집사님들 중에서 당회가 임명합니다. 매 주 7-8명의 목자들과 함께 마음 속 깊은 것까지 나누며 목장 가족들과 자신들을 위해 그리고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해 온 “작은 목자 훈련”은 가정교회로 전환한 지금도 내용을 조금 바꾸어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 교회에 나온 사람들과 예수님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은 “생명의 삶” 13주 과정에 들어오게 하는데 장년들은 담임목사가 직접 하고, 청년회는 담당 목사가 가르칩니다. 이 훈련을 마친 분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새로운 삶”,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등의 제자 훈련에 들어오게 하는데 모든 훈련은 주로 삶의 변화를 시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목장에서 목자가 주로 하는 일은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말씀을 따라 목장 가족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제자를 삼으라는 말씀이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임을 알고 목자로 섬기고자 하면 훈련이 좀 덜 된 사람이라도 목자로 세우고 있습니다. 작은 교회인 목장에서는 “보고 배우는” 섬김을 강조하고 있고, 함께 모이는 큰 교회에서는 “듣고 배우는” 훈련을 주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큰 교회와 작은 교회의 양 날개를 가진 샘물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하늘 높이 비상하며 헌신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7. 전투함 교회로 변화하기

2007년 새해부터 기존 신자의 등록을 안 받기로 한 것은 전도 중심, 회심 성장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2005년부터 4,072평 규모의 지상 5층 지하 5층 건물 인수를 시작했는데 183억원이 필요한 프로젝터입니다. 금년에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6-700명의 기존 성도들은 대부분 십일조를 할 분들이어서 110억원의 빚을 갚는데 큰 도움이 될 분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람선 교회가 아닌 전투함 교회가 되는 꿈을 위해서 기존 성도들의 등록을 막고 VIP (비신자) 전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입니다.

전도를 위해서 매월 1회 토요일 오후에 VIP 환영 모임을 제가 직접 인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교회로 안내를 받아 온 분들이 찬송도 말씀도 교회 문화도 모르기 때문에 이 모임에서는 찬송도 부르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환영 순서를 통해 마음을 열게 하고 제가 40분 정도 복음 제시를 하는데 성경 본문을 읽는 것도 생략하고 얘기하듯이 자연스럽게 시작해서 말(설교)을 마치는 시간에 “제가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를 한번 해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묻고 구원 초청을 하는 모임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복음 전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인지 기도하면서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주보의 목장 보고서에 모인 숫자를 기록하면서 반드시 ( ) 안에 VIP 숫자를 기록하게 합니다. “10명 (1)”은 목장에 모인 10명 중 VIP가 1명 있다는 보고입니다. 모든 목장에 VIP를 모시도록 독려하기 위해서 이런 기록 방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두 분의 은퇴 장로님 부부가 목자로 헌신한 것은 아주 고무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 분들은 교회 창립자들로 지난 8년 동안 많은 헌신을 하신 분들입니다. 특히 74세 되신 은퇴 장로님 부부가 3개의 개척목장을 동시에 시작한 것은 모든 성도들을 도전하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옛 직장 동료들 6-7명을 모시고, 화요일에는 고향 분들 7-8명을 모시고 그리고 수요일에는 동네 어르신들 6-7명을 모시고 개척 목장을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은퇴 장로이신 73세의 장로님 부부는 일반 부부 목장의 목자로 잘 섬기고 있습니다. 이 분들을 통해서 샘물교회에 큰 도전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 분들 때문에 당회에서 새로운 결정을 하나 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면 70세가 지난 후에도 은퇴 장로, 은퇴 권사가 아니고 사역 장로, 사역 권사로 섬기게 하기로 한 것입니다. 시무 장로로 섬기는 것은 교단 헌법에 따라서 70세가 되면 물러서야 하지만 건강한 분들이 사역 장로로 섬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고령 사회로 접어든 오늘 고령의 평신도 사역자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은빛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8년 동안 노년층 복음화를 위한 사역을 해 온 저희로서는 노년 사역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있습니다.

분당 정자동에는 전국 최대 최고 규모의 노인 복지관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 복지관을 수탁받기 위해서 강남 대학의 복지 법인을 통해서 지구촌교회 (이동원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만나감리교회 (김병삼목사)가 각각 1억 원씩을 투자해서 분당의 노년층 전도에 나서기로 한 것은 전도의 발판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장마다 1-2명의 VIP를 모시게 되어 목장 모임의 숫자가 주일 낮 예배 출석 숫자보다 더 많아지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개척 목장의 숫자가 점점 많아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해서 회심 성장을 이루는 교회가 되도록 영적 전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유람선 교회가 아닌 전투함 교회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8. 앞으로의 과제들

1) 신실한 목자들을 어떻게 계속 확보할 것인가?
제자 훈련을 신실하게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매 주일의 예배가 주께서 주신 사명을 기억하는 은혜가 넘치는 예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수요 집회를 말씀과 기도와 찬양을 하면서 두 시간 동안 갖고 있습니다. 새벽 기도를 비롯한 기도 운동이 더욱 뜨겁게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을 모든 성도들과 함께 계속해서 품고 나아가면 뜨거운 열정을 가진 목자들이 계속해서 배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목자들과 성도들이 지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매 주일 오후 2:20-5:00에 모이는 목자 모임을 은혜롭게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자들의 재충전을 위한 신학 강좌와 훈련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은혜의 샘, 성령의 샘, 말씀의 샘, 기도의 샘, 부부의 샘 등은 일차적으로 목자들의 재충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주일과 수요 예배를 최선을 다해 은혜롭게 드리는 것이 지친 성도들을 새롭게 하는 장이라고 생각됩니다.

3) 목자들을 어떻게 능력 있는 평신도 목회자로 만들 수 있을까?
목자들이 4-5가정의 소규모 목회를 통해서 제자 삼는 사역을 하도록 도전해야 할 것입니다. 부사역자들로 하여금 가족 모임이나 개업 등의 자리에서 절대 설교하지 말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목자들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사역임을 인정하면서 많은 목자들이 훌륭하게 감당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목자가 장례와 결혼 그리고 성례는 인도하지 않지만 생일, 개업, 병원 등의 모임에서는 말씀을 전하게 합니다. 그런 사역을 위해서 매주 목자 모임에서 실제적으로 목자들에게 필요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4) 어떻게 전도할 것인가?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간구하면서 모든 성도들이 1년 동안 1가정 전도를 목표하면서 효과적인 영혼 구원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매 주일과 수요 예배 때마다 도전하고 있고 매월 1회 갖는 VIP 환영 모임과 구도자를 위한 13주의 생명의 삶 강좌에 주께서 기름을 부어 주시도록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지난 해에 등록한 VIP 숫자가 90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금년 들어 5월까지 VIP 등록 숫자가 111명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금년 한 해는 목장이 안정적으로 세워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전도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에도 전도의 열매가 조금씩 맺히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9. 생각해야 할 논점들

1) 가정교회가 장로교 정치 원리에 어긋나는가?
당회원들이 일치해서 나아가기만 한다면 가정교회야말로 장로교 헌법이 제시하는 리더쉽에 부합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장로는 목사와 함께 성도들을 돌보는 영적 지도자인데 그 동안 많은 교회에서 장로는 행정이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가정교회에서 장로는 목자로 그리고 초원지기로 섬기면서 장로교 헌법이 제시하는 장로가 되고 있습니다.

2) 목자가 장로인가?
샘물교회에서 목자는 장로가 아니지만 장로는 목자입니다. 목자는 장로의 지도를 받으면서 성도들을 돌보는 일을 함께 하는 동역자들입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장로 권사의 피택 자격을 목자로 하기로 당회가 결정을 했습니다. 몇 백 명의 목자를 차라리 모두 장로, 권사로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만 목자들이 장로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사역하는 가정교회의 체제가 현재로서는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3) 가정교회가 기존의 정치제도를 바꾸는 운동인가?
저는 현재의 장로교 제도를 가지고 가정교회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정교회는 정치제도의 문제가 아니고 목회 철학의 문제요 리더쉽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의 정치가 무시되거나 당회의 역할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고 더 강화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당회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가정교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4) 목자 회의가 당회의 역할을 대신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가?
목자회의는 그야말로 목장과 관련된 사역에 관해서만 의견을 나눕니다. 그것도 주로 당회가 결정한 방침을 전달 받는 정도에 그칩니다. 목자 회의가 당회의 역할을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5) 부목사가 불필요한가?
그렇게 생각하는 가정교회 사역자들도 있지만 샘물교회는 오히려 부사역자들의 필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회 학교는 누가 합니까? 작은 교회의 목자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큰 교회의 가르치는 사역을 누가 감당합니까? 목자들을 누가 훈련시킵니까? 평신도 자원자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자원자들로만 사역할 때 교회가 약해질 것입니다.

6)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면 가정교회는 없어질 것인가?
오늘의 교회가 본질을 잃고 있기 때문에 가정교회 운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새로운 운동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장로교 제도의 틀 안에서 모든 사람들을 제자 삼고 본질을 회복하는 사역이 왕성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태가 어떤 것이든지 간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본질을 회복할 때 가정교회가 없어져도 괜찮고 또 다른 모습의 장로교회, 개혁된 모습의 장로교회가 나타나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 장로교 고백에 충실하지 않는 교회여서 가정교회를 하면서도 충돌을 느끼지 못하는가?
저는 장로교 고백에 충실하다면 본질에 충실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저는 장로교 목사로서 개혁주의의 성경해석이 가장 바르게 성경을 해석하는 것임을 확신합니다. 자신이 장로교 교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로교와 개혁주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목사로서 저는 가정교회를 샘물교회에 적용하면서 장로교의 고백과 원칙에서 벗어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앞으로도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장로교 속에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장로교가 가진 직분과 제도의 이름을 지키는 것이 장로교 고백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이름과 제도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따르는 것이 보다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8) 가정교회는 목자가 성찬식을 인도하는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가정교회 사역을 하는 동역자들 중에는 단 한 교회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제 자신 또한 성찬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목자들로 하여금 성찬을 인도하게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다른 가정교회와 셀교회 중 목자들로 하여금 성찬식의 분병 분잔을 허락하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이단 운운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목사 장로가 아닌 사람이 분병 분잔을 하는 것을 염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분들을 이단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는 동떨어진 너무 경직된 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원고는 지난 부산삼일교회당에서 열린 가정교회 대토론회의 강의안 중 필자가 일부 수정한 것임: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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