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측 밀어붙이기식 설교자 선정에 NCCK 측 발 뺄 조짐

사분오열된 한국교회의 부활절연합예배 중 그나마 연합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공동주최 부활절연합예배마저 연합이라는 단어가 무색한 지경에 이르렀다. 한교연 측 준비위원회 인사들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설교자를 선정한 때문이다.

김장환 카드만 고집협상 생각 자체가 없었던 듯

부활절준비위원회(상임대표회장 장종현, 이하 준비위원회)23일 저녁 비공개로 회장단 모임을 갖고 예배설교자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준비위원회는 아직까지 이러한 사실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사실 준비위원회는 그동안 설교자 선정 문제를 놓고 난항을 거듭해왔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한교연 측 특히 장종현 상임대표회장이 김장환 목사를 이미 낙점해 둔 상태에서 협의 형식으로 이를 얻어내려 한 때문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에 의하면 NCCK 측 준비위원들은 19693선개헌 지지 성명 참여, 1980년 전두환 국보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 참석 등 김장환 목사의 과거 정치적 경력을 문제 삼아 반대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현 NCCK 대표회장인 박종덕 구세군 사령관을 추천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신 총회장을 역임한 모 인사를 추천했으나 한교연 측 준비위원들은 다른 대안 제시 없이 오직 김장환 카드만을 고집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장종현 목사는 상임대표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0일로 예정돼 있던 기자간담회가 취소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급기야 지난 23일 회장단 모임이 열려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김장환 목사가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닌 형국으로 상황이 치닫고 있다. NCCK 측에서 설교자 선정과 관련, 설교자 자체의 문제 못지않게 한교연 측 준비위원들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방식을 보면서 진정한 의미의 연합파트너로 함께하기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가진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교회 분열에 대한 따가운 시선 때문에 손을 때겠다'고 대놓고 말할 수 없는 게 NCCK 측 입장인바, 형식적으로는 같이 가되 내용적으로는 불참하자는 의견이  NCCK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에 NCCK 측은 2, 3일 내로 내부 입장을 정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고 한교연 측은 다음달 2일 준비위원회 주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한다는 입장이다.(뉴스앤넷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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