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참빛교회 김윤하 목사의 작품이다.

 

하프 치는 풍뎅이  /김윤하 목사


풍뎅이가 하프를 연주한다. 
슬픈 가락이 가슴마다 메아리친다. 
하프로 듣는 트로이메라이가 이렇게 애절할 줄이야. 
아우성치는 아이들의 부르짖음이 하프 줄을 뒤흔든다. 

청보리의 가녀란 선위로 바람이 분다. 
그래도 풍뎅이는 해가 뜨기까지 그곳을 지키며 
작은 풀잎위로 그 눈물을 이슬처럼 쏟아낸다 
풍뎅이의 존재가 흔들거린다. 

오늘 나도 세월호를 떠나지 못하고 슬픈 노래를 부른다. 
어제도 아프고 오늘도 슬프고 내일도 아리고... 
그래도 청보리는 익어가고 해는 떠오르겠지..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하프곡이 애달프게 귀에 들린다. 

한 마리 풍뎅이처럼 팽목항 언저리에 앉아 
세월호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주님을 향해 애달픈 마음으로 기도의 연주를 올린다. 
멈출 수 없는 눈물로 주님의 자비와 긍휼함을 구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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