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십자가 내가 처음 볼 때에
글 사진 : 최홍종
제가 처음 보았을 때에
제가 당신을 처음 알았을 때엔
제겐 눈곱만큼도
아쉬움이 없었다고
부족함이 없었다고
당신으로 만 만족한다고 여러 번 되 내었지요.
그 마음이 이젠 부끄럽습니다.
퇴색하고 낡고 진부(陳腐)하여
이젠 썩어진 제 마음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아무런 말씀도 없이 변함없이 서 계시건만
저만 이렇게 변질되어
언제부터인지도 모른 채
죄와 어둠과 타협하며
혼탁해가고 있는 저입니다
십자가 십자가
제가 처음 볼 때엔
제가 정말 이러진 않았습니다.
당신을 다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