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솔자, 책임자로 희생된 듯.

   
▲ 봉사단 인솔자로 떠났던 배형규 목사
한국인 인질 중 한 명이 살해되었다. 이는 탈레반 대변인, 아프카니스탄 정부와 한국 정부가 확인한 사실이다. 시신은 그러나 아직은 확실히 누구인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배형규 목사로 알려지고 있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아마디의 말을 인용,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한국인 남자 인질의 이름이 ’Hon Qud’이며 ’Hochim’의 아들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피살된 것으로 보이는 인질이 인솔자인 배형규 목사로 확인되고 있다. 살해된 25일은 배 목사의 43번째의 생일이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탈레반 납치범들과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아프간 관리인 무자데디는 희생된 인질의 병세가 악화됐으나 그를 치료할 의사나 약품이 없는 상태에서 탈레반이 그를 사살하여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구 무셰키(Musheky) 지역에 버렸다는 이야기를 납치범들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또한 무자데디의 말을 인용하여 시신은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내 미군기지로 옮겨졌고 시신에서 10여발의 총상이 발견 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측은 오늘 중으로 시신을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피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배형규 목사는 누구인가?

배 목사는 제주 영락교회(김정서 담임목사) 배호중 원로장로의 아들로 제주 제일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을 거쳐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9년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분당 샘물교회(박은조 목사) 청년부 담당 목사로 사역해왔다.

 

왜 배형규 목사인가?                                                                                                            일부 외국 언론들은 탈레반이 배목사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 병이 들었고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AP통신을 비롯한외신은 아프가니스탄 경찰의 말을 인용해 배목사가 아프고 걷지를 못해 총살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25일 밤 배목사는 총살이 아니라 몸이 아파서 병사했다는 보도도 한 바 있다.

하지만 보다 설득력 있는 이유로는 배형규 목사가 기독교 성직자로 이번 봉사활동을 인솔한 목사라는 이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탈레반은 배목사를 살해함으로써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전체 이슬람 세력에게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목사는 한민족복지재단 아프간 봉사를 맡고 있으며 이번 봉사활동의 인솔자이다.


탈레반은 평소 이슬람 율법의 ’우상금지’를 내세워 바미얀 석불 등 인류 문화유산까지 파괴할 정도로 극단적이었다. 또한 탈레반의 대변인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우리는 이들이 선량한 이슬람 교도들을 이슬람으로부터 개종시키기 위해 이 곳에 온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여성이 아니었다면 현장에서 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이 가정을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여성을 살해하지 않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탈레반은 남성 5명 중 배목사를 선택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탈레반은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여성에게 강요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여성의 명예와 인격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탈레반은 '남성이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슬람 율법과 전통 관습에 따라 여성에게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여러차례 발생한 납치사건에서도 탈레반이 여성 인질을 직접 살해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따라서 탈레반은 인질 23명 중 여성 18명을 제외하고, 남성 5명 중 배목사를 선택하게 됐다는 추측이다.



 

교회는 울음 바다

인질 중 한 명이 피살되었다는 소식이 수요기도회를 마치고 나오는 교인들에게 전해졌다. 그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고 나오던 교인들은 엄청난 소식 앞에 복도에 주저앉아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 안된다"며 통곡했다.



인질들의 행방은?

23명의 인질 중 8명이 아프카니스탄 정부와 협상이 이루어져 석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가족들을 한 때나마 들뜨게 하였지만 이후 이들의 행방에 대해서는 엇갈린 외신만 전해지고 있다.


어제 밤에는 여자 6명 남자 2명의 인질들을 미군 부대에 인계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미군과 그 어떤 곳에서도 이들을 인계 받았다는 소식은 없다. 그리고 오늘 아침 NHK가 전하는 소식에는 인질을 인계하려고 내려오던 탈레반의 군사들이 아프칸 정부가 배치해 놓은 전차를 보고 자신들의 안전에 위협을 느껴 다시 본거지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낡은차에 항상 검소했던…고인이 된 배형규 목사

한국인 희생자 배형규 목사로 최종 확인


아프가니스탄의 무장 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희생된 한국인이 배형규 목사로 확인됐다.외교부는 26일 아침 한국인 희생자의 신원이 샘물교회 배형규 청년부 담임 목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형규(42) 목사는 샘물교회 교인 등 22명을 인솔한 봉사단장으로서 아프가니스탄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배 목사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일고와 한양대, 서강대 대학원을 마친 후 평범한 직장생활을하다가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며 장로회 신학대학교 대학원에 진학, 2001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배 목사는 신학대학교 대학원을 나온 뒤 박은조 목사(현재 샘물교회 목사)와 함께 영동교회에 다녔다. 이후 1998년 박 목사가 샘물교회(경기도 분당)를 세울 때 창립 멤버(당시 부목사)로서 청년회 담임을 맡아 활동해 왔다.


신학대학원에 다닐 때부터 청년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배 목사는 샘물교회에서도 청년들과 함께 해외 봉사활동을 펼치는 데 적극적이었다. 샘물교회는 국내 기독교회에서도 가장 ‘젊은 교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전체 신도 3500여 명 중 40대 이하의 비율이 80%에 이른다.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던 신도들도 대부분 20~40대의 젊은이들이다.


배 목사는 특히 난민이 많이 사는 외국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 4월에도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고,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오면 다시 아프리카로 떠날 계획이었다.

배 목사는 평소 신도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도는 25일 “매주마다 청년회를 이끌며 많이 챙겨주신 분”이라고 했다. 교회 관계자도 “배 목사는 300여 명에 이르는 청년회원의 기도 제목을 일일이 챙겨줄 정도로 목회 활동에 열성적이어서 따르는 회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배 목사의 집(경기도 분당의 다세대주택) 이웃들은 “배 목사는 항상 밝게 웃는 얼굴로 열 번 보면 열 번 인사하는 선한 사람이었다”며 “주일에는 딸과 아내의 손을 꼭 잡고 교회에 가는 다정한 가장이었다”고 말했다.


배 목사는 평소 낡은 흰색 아반테 승용차를 몰고 다녔고, 항상 간편복 차림의 검소한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목사의 아버지 배호중(72ㆍ제주 영락교회 장로)씨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배 목사에겐 부인과 초등학교 3학년 딸(9)이 있다.


배 목사의 미니 홈피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요 며칠 사이에 계속 국제전화와 메일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에서, 중국에서… 이들의 소식을 들으면 힘이 막 솟구친다. 이들의 사역(선교활동) 현장을 밟고 함께 기도해 주고 싶다. 이들이 있기에 그 땅을 나는 ‘소망의 땅’이라 부른다.”(조선일보 제공)


특사파견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납치된 한국인 인질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아프간으로 특사를 파견할 것이라고 공식발표했다.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은 26일 오전 8시10분 피살된 배형규 목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이번 사안의 엄중성을 감안해 아프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백 정책실장은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하고 인명을 해친 만행을 국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며 "납치세력에게 우리 국민을 조속히 돌려보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 정책실장은 이어 "이번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는 비인도적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며 "피랍된 우리 국민이 가족의 품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아프간 정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뜻을 밝혔다.


백 정책실장은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면서 "고인이 된 배형규씨의 명복을 빌며 큰 충격과 깊은 슬픔에 젖어있는 가족들과 국민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배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조중표 외교부 제 1차관과 문하영 전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 등 10여 명의 정부대책반이 파견돼 있다. 문 전 대사는 중동지역 사정을 우리 정부내에서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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