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석진 목사 말씀전원교회담임

요즘 세상에서 산다는 건 깊이를 알 수 없는 싱크홀(sinkhole) 위를 걸어가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작년 중국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사람들이 구멍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2002년 인천 지하철 공사 구간에서 깊이 27m의 싱크홀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싱크홀은 공포의 대상이 됐다.

지금 총회를 며칠을 앞두고 있다. 교단 구조조정안 때문에 노회원과 총대들은 교단의 미래가 싱크홀 위에 놓인 것처럼 위기상황 같다고 한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서 제대로 된 판단과 선택이 필요하다.

올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인수자문사에서 수익성이 없다고 평가를 하였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해외에 투자해 매년 3,000억 원 이상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한다. 석유공사의 경우 3조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는 기업 인수를 5일 만에 편법을 동원해 인수해서 1조 원의 손실을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렇듯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인 기업 인수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시 본부장만 이 거래에 대한 문책을 받고 퇴직했다.

지난 교단의 역사에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다. 그중에 김해 복음병원도 제대로 된 대안을 결정하고 이사회의 정확한 시행이 있었다면 200억 이상이나 되는 교단교회의 헌금이 낭비되지는 않았을 거다. 그러고도 엇박자의 구조조정으로 입은 막대한 손실에 책임진 사람이 있었던가 되짚어볼 만하다.

이번 총회에서 다룰 학교 구조조정 안건은 뜨거운 감자처럼 다루기가 쉽지 않다. 그럴수록 잘 다루어야 한다. 먼저 구조조정은 고신대학을 미래의 위기에서 기회로 바꾸려는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은 방기한 채 신대원 매각을 총대에 압박하고 있다.

고신대학은 이미 3억 정도 되는 컨설팅 자료보고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참고할 만한 보고서를 토대로 먼저 대학의 구조조정을 심도 있게 논하지 않은 채 대학원 매각을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선 고신대학의 뼈와 살을 깎는 구조개혁을 먼저 단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손실뿐만 아니라 교단의 보루인 신대원까지 잃을지도 모른다.

교단의 학교 구조조정은 이번 총회서는 풀기 쉽지 않은 과제다.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은 재정과 인맥 때문에 개혁이 쉽지 않다. 이번 총회에서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총회 내에 구조조정을 위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동시에 총대들의 현명한 판단을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다. 시대의 변화를 맞추어 꼭 해야 할 구조조정의 깃발은 올라간 상태다. 마부작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급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교단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재점검해본 뒤 옥석을 가리지 않으면 총대의 큰 과실로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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