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씨에 대해 검찰이 주식 사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단 전문가들과 피해자들은 구원파와 관계된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영장 기각에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와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이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씨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뉴스미션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 없어” 영장 기각
검찰이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 씨를 사기 혐의로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전주지방법원은 영장 청구를 기각한 이유로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장 담당 홍승구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사회적인 유대관계나 그 동안 수사 기관의 소환에 성실하게 임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힘들고 또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피의자가 주식 거래로 실제로 금전적 이득을 얻었는지 여부와 문제가 된 주식회사의 출자금의 출처,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자 등의 부분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당초 전주지검 형사1부는 지난 달 28일 (주)운화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가진 박옥수 씨가 기업가치를 부풀려 기쁜소식선교회 신도와 그 가족 등에게 액면가 5천원 상당의 주식을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에 팔아 252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보고 영장을 청구했다.

피해를 입은 고소인들은 “(주)운화가 개발한 신약 ‘또별’을 교회에서 종교적 신앙심을 이용해 암 및 에이즈를 치료하는 탁월한 치료제로 속이고 주식을 사게 했다. 주식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선전, 광고함으로써 교인들을 현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관련 피해를 입은 신도나 그 가족은 약 8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은 영장기각 사유를 검토해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모 국회의원, 영장 기각에 관여했다” 의혹 제기
법원이 박옥수 씨의 사전영장청구를 기각한 사안과 관련해,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한교연)과 사이비이단종교피해대책연맹(총재 정동섭 교수, 종피맹)은 11일 오후 2시 한교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옥수 씨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박옥수는 정관계 로비를 통해 세력을 확장시키고, 종교를 빙자해 상습적으로 사기를 친 상습사기범”이라며 “수십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이단 교주를 구속수사 하여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또 단체는 박옥수 씨와 친분이 있는 김 모 국회의원이 영장 기각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김 의원에게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구원파 피해자인 전해동 집사는 의혹에 대한 근거로, 영장이 기각된 다음날 구원파를 탈퇴한 목사와 구원파 내부 목사 간의 통화녹음 기록과 김 의원이 국제청소년연합(IYF)에서 강연한 내용 등을 공개했다.

전 집사는 “김 국회의원은 박옥수 씨가 설립한 IYF를 10년 간에 걸쳐 지원해 왔다. 내부 소식통에 의하면 모 목사가 내부 구원파 목사들에게 이번 영장 기각 등 주식 사기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한다. 김 의원이 영장 기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녹취를 입수, 보관하여 검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피맹 정동섭 총재는 “박옥수의 기쁜소식선교회를 비호하는 세력이 국회 안에 존재한다는 것은 통탄해 마지 않을 일”이라며 “여야 정종유착의 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사이비 종교를 척결하는 길이다. 정치권의 자정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전해동 집사 외 피해자 5명이 자리해 피해사실을 증언했다.
피해자 A 씨는 “말기암에 걸린 시어머니가 교회에서 ‘하나님이 주신 약이다. 이거 먹으면 낫는다’란 말을 듣고 병원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총 7천만원의 거액을 들여 5개월 간 ‘또별’을 복용했지만 낫지 않고 돌아가셨다. 그 말만 믿고 속았다”고 밝혔다.

28년 간 선교회 안에 있었고 10여년 간 목회도 했다는 B 씨는 “선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 빚을 내서 헌금하고 복음을 위한다며 거둔 헌금이 실질적으로 선교에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개인을 위해 착복하고 교단을 홍보하는 데 쓰인다. 신도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뉴스미션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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