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들, 한국정부에 보내는 탈레반 서한 소지"
한국 측과 탈레반의 협상을 중재한 부족 원로 하지 자히르씨는 30일 오후(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탈레반이 남자 2명과 여자 2명 등 인질 4명을 먼저 석방하고 이어 나머지 인질 3명을 석방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1차 인질 석방은 오후 6시55분께(한국시간 오후 11시25분) 이뤄졌고 이어 1시간30분 정도 뒤인 오후 8시25분께 마지막으로 남은 3명(남성 1명ㆍ여성 2명)을 풀어줬다.
탈레반은 이날 이전 석방때와 달리 부족 원로에게 인질을 인계하지 않고 가즈니주와 이웃한 자불주 잔다 지역과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서 두차례에 걸쳐 부족 원로 하지 자히르 씨의 참관 하에 이들 인질을 적신월사 측에 직접 넘겼다.
잔다 지역은 가즈니주 주도인 가즈니시에서 서남쪽으로 90㎞정도 떨어진 곳이며 카라바그 지역은 남쪽으로 30㎞ 거리에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적신월사와 자히르씨는 잔다 지역에서 석방된 인질 4명을 싣고 카라바그 지역으로 이동, 1시간30분 정도 기다린 뒤 마지막으로 남은 인질 3명을 마저 인계한 뒤 가즈니시로 향했다.
이날 인질 인계장소가 가즈니주 밖인 것으로 미뤄 탈레반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서 한국인 일행을 납치한 뒤 소규모로 나눠 몇 개 주로 분산 억류했고 가즈니시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29일부터 인질을 석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몰 뒤까지 이들 마지막 남은 인질 3명의 석방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31일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감돌았지만 탈레반은 자신이 공언한 대로 이날 모두 인질을 석방했다.
AP통신과 AFP통신, 신화통신도 적신월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날 인질 7명이 모두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교도 통신은 이날 석방된 인질들이 탈레반이 한국정부에게 보내는 서한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질 19명 전원 석방 합의(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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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8일 오후 8시 25분 공식 발표를 통해 “탈레반과 대면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부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석방은 지난달 19일 한국인 인질 23명이 납치된 뒤 41일만이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한국시각 이날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납치단체와 4차 대면 협상이 있었다”며 “▲한국군 연내 철군 ▲아프간 선교 중지를 조건으로 탈레반에 억류되어 있던 피랍자 전원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앞서 희생된 두 사람의 명복을 빈다’며 “정부는 이번 석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와 관련 오늘 오후 6시부터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았다”며 “대통령은 ‘모두들 수고했다. 모든 국민이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다. 마무리를 잘해 달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풀려나는 19명은 누구인가?
임현주(32.여)씨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3년 전 의료전문 봉사단체인 ANF(All Nations’Friendship)를 통해 아프간에 들어갔으며, 7월 26일 미국 CBS 방송 등을 통해 인질 가운데 처음으로 육성이 공개된 바 있다.
박혜영(34.여)씨는 지난해 1월 장기봉사를 위해 아프간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맡아 활동했다. 아프간에서도 임현주씨를 도와 마자리샤리프의 병원과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간호 보조 업무도 함께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이었다.
이지영(36.여)씨는 서울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지난해 12월, 2년 체류 일정으로 아프간으로 떠나 교육.의료 봉사를 해왔다. 이씨는 특히 8월 13일 풀려난 김경자.김지나씨의 석방 과정에서 석방 기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 출신의 이주연(27.여)씨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연구원이었던 서명화(29.여)씨는 포천중문의대 간호학과 동문으로, 이번에 의료봉사 요원으로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말 결혼해 신혼인 서씨는 동생 경석(27)씨와 함께 봉사에 나섰다 납치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미용사자격증을 가진 서경석씨는 아프간에서 가위질 솜씨를 살려 누나를 도울 예정이었다.
또 한명의 의료봉사 요원인 이정란(33.여)씨는 제주도 한라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도 성남의 한 내과의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씨는 피랍사태 직후 국내로 조기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그의 행방을 찾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정화(39.여).한지영(34.여)씨는 영어학원 강사로, 아프간에서 영어통역을 맡았다. 특히 유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아프간 봉사에 참여했으며 7월 28일 밤 외신을 통해 인질 가운데 두 번째로 육성이 공개된 바 있다.
피랍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이영경(22.여)씨는 안양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으로 방학을 이용해, 고세훈(27)씨는 충남 천안 남서울대학 산업경영공학과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 중에 봉사를 떠났었다.
또 피랍자 가운데 최고령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유경식(55)씨는 2005년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목회자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같은 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유씨는 암 치료로 얻은 `두 번째 삶'을 남을 위해 쓰고 싶다며 가족을 설득해 이번 봉사단에 합류했다.
역시 두 자녀를 둔 주부인 김윤영(35.여)씨는 학원 국어강사 출신으로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계획이었다.
또 제창희(38)씨는 한양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IT회사에 근무하다 지난 6월 신학대학원 진학을 위해 사표를 던졌으며 아프간에서는 영어통역과 의료봉사 보조를 맡았다.
송병우(33)씨도 서울 역삼동 소재 재정컨설팅회사 VFC 부지점장 겸 팀장으로 일하다 이번 봉사활동을 위해 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경기도 성남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던 차혜진(31.여)씨와 어린이집 교사인 이성은(24.여)씨, 웹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던 안혜진(31.여)씨, 건축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던 이선영(37.여)는 휴가를 내고 봉사에 나서 현지에서 통역과 교육봉사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석방 소식에 가족들 환호, 감격
▲ 박은조 목사 ©뉴스 파워
자료사진
"아직까지
우리 피랍 가족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들어와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인사말씀만 드리겠다."며 말문을 연 박 목사는 "먼저 천국으로 떠난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피붙이들이 위태로운 상황
가운데 있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잘 대처하며, 오랜 시간동안 잘 견뎌주시고 함께 고생한 피랍가족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이어 "특별히 감사 드리는 것은 긴 시간 동안 23명의 생명을 염려하시면서 언론보도를 주의 깊고
세심하게 협력해 주신 언론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아직 사태가 완전히 종결된 것이 아니지만 수일내로 19명의 가족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옮겨지기를 기대한다. 가족들이 무사히 조국땅을 밟을 때까지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또 "불행한 일로
아프간 국민과 고통받는 아프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도록 마음을 같이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애써주신 한국 정부와 각국 협상 당국자, 국제사회의 모든 분들께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 특히 피랍가족과 한 가족의 심정으로
마음 졸이고 지금까지 걱정해주신 여러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뉴스파워)
탈레반 피랍 사건 일지
△2007.7.19=분당 샘물교회 자원봉사자 23명 탈레반에
납치.
△7.20=탈레반 21일 정오까지 아프간 주둔 한국군 철수 요구 불응시 인질살해 협박.
△7.21=탈레반, 24시간 내 탈레반
죄수 23명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살해 시작 경고.
△7.22=조중표 외교부 1차관 등 정부 대책반 아프간 수도 카불 도착 협상
시작.
△7.23=탈레반, 아프간 정부와 협상 실패, 한국 정부와 직접대화 요구.
△7.25=탈레반, 배형규 목사 살해. 추가 살해
경고.
△7.26=인질 임현주씨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 인터뷰.
△7.29=백종천 대통령 특사,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
△7.31=탈레반, 심성민씨 추가 살해.
△8.1=정부, 아프간 여행금지국 지정.
△8.7=미-아프간
정상회담, “인질사태 양보 불가” 재확인.
△8.10=한국-탈레반 대표, 가즈니서 첫 대면협상.
△8.13=탈레반, 아픈 여성 인질
2명 석방.
△8.17=석방된 여성 인질 김경자·김지나씨 귀국.
△8.28=한국인 인질 19명 전원 석방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