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도 총신 사태를 따라가나?

예장 합동총회와 총신대 재단이사회가 심각한 갈등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고신에도 이와 비슷한 갈등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총신이나 고신이나 갈등의 근본 내용이 같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그동안 계속되어온 총신사태는 고신이 앞으로 겪게 될 일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예장합동총회는 제99회 총회에서 학교법인 이사회의 정관을 변경하라는 결의를 했다. 이사들의 임기는 4년에 1회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총장의 정년을 목회자와 마찬가지로 70세로 변경하라는 결의였다. 그런데 이사회가 이 결의에 순종하지 않고 오히려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사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면서 합동총회는 이사회의 횡포에 대해서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지금의 고신의 학교법인이사회도 법을 내세우며 고려신학대학원에 대한 총회의 결의나 정신을 무시하는 등의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과연 이런 식의 단독 드라이브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에 대해 지난 사설에 이어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미리 대책을 세워 총신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천명하고자 한다.

 

총회가 선출하여 파송한 이사들을 이사회가 받고 안 받고를 결정할 수 있나?

지난 사설에 이어 두 번째로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는 총회가 파송한 이사들의 승인과 관련된 문제다. 지난 2월에 모였던 이사회는 총회가 선출하여 파송한 4명의 이사들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이사로 받아들이는 것을 유보하기로 결의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를 총회에 질의하는 문서를 발송하였다. 그런데 총회임원회는 '임원회가 총회도 아니고 총회가 선출한 이사들을 이사회가 유보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 질의서 접수를 거부하고 이사회로 돌려보냈다.  

총회임원회로부터 이런 반응을 받은 이사회는 33일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모여 이 문제를 다시 재론하였는데, 곧 총회가 파송한 이사 4명을 두고 투표하여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한 3명만 이사로 받기로 결정하였다. 3명은 이사로 받아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하기로 하고 1명은 제외시킨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해지자 총회산하의 많은 목사 장로들이 이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목사들은 이번 총회에서 이 문제를 엄중하게 다루어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총회가 선출하여 파송한 이사들을 산하기관인 법인이사회가 개개인을 두고 다시 투표를 해서 받고 안 받고를 결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총회가 파송한 이사들을 두고 일단 가부결의를 하는 것은 법적인 형식을 갖추기 위한 절차일 뿐인데, 이사회가 법대로 한다며 자격심사를 한 것은 정부의 법(정관)을 총회 결정보다 우위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다른 문제들에도 이사회가 이런 식으로 법적 권한을 행사한다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실정법으로는 이사회가 인사권뿐 아니라 재산권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사회의 결의만으로도 법인산하의 재산을 처리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10여년 후에는 학교법인에 대한 총회의 치리나 관할은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야말로 이사회가 법인산하의 일들에 대해서는 전권을 행사하려 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임기가 아직 5개월이나 남은 병원장을 무엇 때문에 벌써부터 정하려 하나?

셋째는 이사회가 임기가 5개월이나 남은 복음병원 원장을 미리 선임하려고 서두는 저의가 어디 있는가 하는 문제로 말들이 많다. 4월이면 현 김종인 이사장과 함께 5명의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고 새로운 이사들의 임기가 시작된다. 그러면 새로운 이사들의 임기가 시작되고 이사장도 새로 정해진 후에 복음병원장을 선임하여도 전혀 늦지 않다.  

더구나 복음병원은 고신대학교에 속해 있으므로 원장임명권은 총장에게 있다. 그런데 이사회가 먼저 나서는 것은 월권이며 총장의 제청권에 대한 침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현 이사장과 몇몇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서두르는 것일까? 이런 의문 때문에 엉뚱한 짐작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이사회가 이런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  

물러날 이사들은 비록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더라도 큰 일들은 후임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정부도 정권 말이 되면 아직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일들은 차기정부에 넘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왜 이를 서두르는가? 물러날 이사장이 자기 맘에 드는 사람을 세우려고 저런다는 오해(?)를 받으며 왜 구설수에 오를 일을 하는가?  

세상이 하수상하다보니 약간이라도 비정상적이다 싶은 일이 있으면 온갖 오해가 생기고 그것들이 풍문으로 나돌게 된다. 이사회가 지금 나돌고 있는 소문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도 고려신학대학원 사태에 대해 낸 광고처럼 그 동기나 목적을 설명하는 해명광고를 낼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장로이사장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데

넷째는 장로 이사장의 행보에 대한 불만인데, 김종인 현 이사장이 법과 조직의 위계를 내세우며 월권한다는 지적이 많다. 도와야 할 기관장들 곧 대학의 총장이나 원장을 수하의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예사로 훈계하고 경고장을 보낸다는 소문이 나돈 지가 이미 오래다. 더구나 지난 신대원 졸업식에서는 졸업생들에게 격려사를 하기 위해 나온 자리에서 교수들을 훈계하는 연설을 하여 졸업생들 중에 분개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축하객들 중에서도 이사장이 자기가 교회의 큰 어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했다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사장은 기관장들을 도우는 사람이지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법적으로 말하면 신대원 원장이나 복음병원장의 임명권도 총장에게 있지 이사장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인사에서 제청권자보다 앞서서 어떤 사람은 제청하라 말라 한다면 그것은 월권이 될 수 있고 심지어 학사 간섭일 수 있다. 

그리고 현 이사장이 지난 총회가 이사회의 동의도 없이 목사 장로의 수를 6:5로 변경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는 목사들이 많다. 더구나 임기연장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말들이 많다. 거기다 장로 이사들은 현 이사장이 퇴임하더라도 차기 이사장도 장로가 되어야 한다며 벌써부터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뿐만 아니라 현 이사들은 새 이사들이 이사회에 들어오기 전에 새 이사장을 선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이사장의 임기가 4월 중순에 끝나게 되어 있고 새 이사장은 그 전에 결정이 되어야 하므로 3월 안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사임기 3년 차에 들어가는 이사들 중 5명이 장로들이다. 그래서 장로이사들 중에서 이사장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 그러다보니 어차피 장로 이사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 그나마 교회 안팍에서 존경받는 이사장이 세워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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