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과 신학은 대화가 가능한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100주년을 맞아 과학자와 신학자가 함께 그려보는 우주 이야기로 일반상대성이론, 우주를 품다는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이 316() 오후 4시부터 성공회대학교 새천년관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강연으로 우주 이야기에 담길 내용과 의미로 장회익 박사(서울대학교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발표를 했고, “우주에 관한 현대 천문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이석영 박사(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우주론과 신학의 대화로 김기석 박사(성공회 대학교 신학과)가 각각 발표를 했다. 이들의 발표를 종합하여 정리한다.

▲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빅뱅이론이란?

갈릴레오가 죽던 해 태어난 뉴턴(1642-1727)의 중력의 법칙(만유인력의 법칙)이 나온 후, 1905년에 아인슈타인(1879-1955)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1919년 실험적으로 검증이 됨으로 인해 물리학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 주제강연 장회익 박사

아인슈타인은 이론물리학은 부러워할만한 존재가 못된다. 실험물리학자의 업적은 결코 부정할 수 없지만 이론물리학의 결과는 오직 변증될 수 있을 뿐 결코 입증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론은 언젠가는 변증될 운명을 지녔으며, 대부분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곧 반증되고 만다.”고 했지만 아인수타인의 상대성이론이 태어난 지 100년이 지났지만 뒤집혀지지 않고 있다.

사실 그의 주장대로 어느 사건의 시간이란 각 사건의 지점에 따라 다른 시간을 가지며, 시간은 공간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공간과 결합되어 소위 시공(space-time)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반증함으로 뉴톤의 운동법칙이론과 절대시간이라는 개념에 종말을 가져왔다.

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여 이 우주는 평탄하지 않으며 중력에 의해 휜다는 것이다. 이 일반상대성이론은 그 자체가 빅뱅의 특이점을 가지며 또한 마침내 전 우주가 빅 크린치라 불리는 한 점으로 붕괴하든지, 아니면 지역 단위의 블랙홀로 붕괴하든지 종말을 예견함에도 불구하고 팽창하는 우주 모델은 알렉산더 프리드만의 예측과 에드원 허블의 발견이 있기 까지는 소개되지 않았다.

이런 바탕에서 빅뱅이론이 등장한다. 빅뱅이란, Big Bang으로 큰 폭발, 혹은 대폭발이라는 말이다. 이 빅뱅이론은 천문학 또는 물리학에서,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는 우주론 모형으로,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작은 물질과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의 거대한 폭발을 통해 우주가 되었다고 보는 이론이다.

그것은 뉴턴의 중력의 법칙에서 물건을 공중에 던졌다가 다시 떨어지는 데까지는 공중에 부양하고 있는데 그것을 우주로 본다면 처음으로 그것을 던진 원인을 빅뱅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폭발에 앞서, 오늘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작은 점에 갇혀 있었다. 우주 시간 0초의 폭발 순간에 그 작은 점으로부터 물질과 에너지가 폭발하여 서로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 물질과 에너지가 은하계와 은하계 내부의 천체들을 형성하게 되었다.

▲ 주제발표 이석영 교수

이 이론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에드윈 허블의 관측을 근거로 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은하의 이동 속도가 지구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는 은하가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빠르게 멀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빅뱅우주론은 과거 한 시점에 우주의 시작이 있었다는 점 때문에 20세기 과학에 있어 가장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이는 뉴턴의 물리학에 의해 우주의 모든 운동이 완벽하게 설명될 수 있다는 믿음을 폐기 시켰다. 그리고 우주가 하나의 정교한 기계처럼 무한한 과거로부터 영원한 미래까지 지금 모습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뉴턴-데카르트 세계관의 전복을 뜻하기도 한다.

빅뱅이론은 현대물리학의 두 이론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성립되었으며 엄밀한 이론적 검증과 관측 데이터의 검토를 통하여 표준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연구하여 발표한 물리학자들이 두번이나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그런데 과학은 항상 진보하는 것이며 과학이론은 늘 수정되어간다. 그런 점에서 빅뱅이론은 완벽한 이론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로는 이를 뒤집는 이론이 없으므로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창조신앙과 논쟁

▲ 주제발표 김기석 교수

빅뱅이론은 기독교 신학의 기초인 창조신앙과 관련하여 열띤 논쟁을 불러왔다. 그 이유는 빅뱅 우주론이 이 우주가 과거 어느 한 시점에 시작하는 순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시작의 순간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창조의 순간, 나아가 전통적인 교리인 무로부터의 창조의 순간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빅뱅이론을 접하는 많은 신앙인들과 신학자들이 바라는 기대이다.

어거스틴은 무로부터의 창조신앙을 보다 정교하게 정립한 신학자로 평가한다. 어거스틴은 창조 이전에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하는 질문에 대해서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해 버렸다. 그는 시간도 신이 창조한 우주의 한 특성이므로 창조 이전에는 시간을 비롯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대 물리학이 이 우주가 과거 어느 시간 속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한 특이점으로부터 시간과 공간이 생겨났다고 하는 것이 요점이라고 설명한다면 이는 어거스틴의 시간의 비절대성에 대한 성찰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힘겹게 올라선 그 최정상의 봉우리에 이미 오래 전에 신학자가 앉아 있었다는 재스트로우의 우화가 맞지 않은가? 오히려 하나님의 절대성에 대한 철저한 신학적 사색의 결과로 유추된 무로부터의 창조가 오늘날 빅뱅우주론을 통하여 각광을 받는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과정신학자들은 진화론의 바탕에서 무로부터의 창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정신학적 관점에 따르면 신은 세계로부터 완전히 초월하는 신이 아니라 참여하는 존재이다. 창조는 세계에 내재하는 모든 존재가 원초적 상태에서 최종적 상태로 변화, 실현해 가도록 이끌어가는 창조적 잠재성으로 표현한다.

()로부터의 창조(創造)신앙은 역사적 고백이라기보다는 전재론적 사색을 통해 정식화된 교리로서 과정신학에 의해 그 신학적 효용성을 도전 받았으나 오늘날의 빅뱅 이론을 통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논쟁이 무로부터 창조가 과학적 우주론에 의해 지지받는 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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