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의 길을 열어주신 분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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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현 목사부광교회 담임목사

처음 가는 길이라도 크게 열린 길을 달리면 목적지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게 됩니다. 이미 그 길을 많은 사람이 지나간 길이기 때문입니다. 길을 알고 있으면 잠시 길을 벗어났다가도 쉽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 길을 만든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뒤를 따라가는 사람에게는 길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길을 알고 있거나 그 길을 따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행복한 것은 이미 많은 사도들이 걸어간 분명한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가 행복한 것은 우리가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든 좋은 많은 신앙의 선배가 있기 때문입니다.

추양 한경직 목사님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는 한국교회에 많은 길을 만들어 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길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중심도로를 만들어 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목사님께서 보여 주신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부흥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1947년도에 부흥을 통하여 최초로 2부 예배를 드림으로 2부 예배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으며 이후 놀라운 부흥을 통하여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목사님이 열어주신 길 가운데 하나는 교회가 단순히 예배만 드리는 곳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는 곳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교회가 개인구원만이 아니라 사회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쓰임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믿음과 행함의 일치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 사랑만이 아니라 이웃 사랑을 목회의 현장에서 실천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목회가 세상을 섬기는 일이라는 사실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교회의 부흥을 기반으로 전쟁 중에 남편을 잃은 여인을 위한 한국 최초의 모자시절 다비다 모자원을 설립하고 52년 무의탁노인을 위한 영락 경로원과 맹인을 위한 기관, 고아를 위한 기관을 만들어 섬김의 삶을 보여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한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한국교회가 함께 섬김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을 하였습니다. 팝 피어스와 함께 월드비전을 세웠으며 사랑의 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여 가난한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의 삶을 살았습니다. 섬김의 삶을 살 때 단순한 건물을 지어 수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후원자를 세워 지속적으로 관계 속에서 돌봄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목사님은 사랑의 실천을 단순한 구제의 차원이 아닌 비전 제시의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팝 피어스 목사님과 함께 선명회를 세울 때 단순히 가난한 사람을 도울 기관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비전을 제시할 기관을 만들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목사님은 섬김의 삶을 위하여 자신과 가족을 포기한 삶을 살았습니다. 교회와 민족을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섬김을 위하여 일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1992년 템플턴상을 받았을 때도 받은 즉시 102만 달러를 북한을 섬기는 일을 위하여 기증하였으며 마지막에는 낡은 성경책과 안경과 헤어진 몇 가지 옷 등을 남겼습니다.

목사님은 섬김의 길을 열기 위하여 빈민의 성자로 사셨으며 사람들에게 실패한 목회자 바보 목사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은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묵묵히 길을 걸어간 우리의 귀한 선배입니다. 척박하고 힘든 초기 한국교회의 첨병으로 영적 전쟁의 길을 여신 영적 전쟁의 승리자였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살았던 충성된 마름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섬김의 삶을 통하여 사람들에게도 칭찬을 받으셨지만(국민훈장 무궁화장) 진정으로 귀한 것은 우리 후배들의 마음에 그리움을 남겼습니다.

강원도 고향을 다녀온 뒤 쓸쓸함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떠난 고향의 길이 점차 초야에 묻히고 있었습니다. 어딘가는 더 넓어지는 길이 있는데 사라지는 길도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없어져도 될 길도 있지만 없어지지 말아야 할 길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둘레길은 옛날 누군가가 걷던 길이었습니다. 시대의 발전상과 함께 잠시 잊고 있던 길을 다시 찾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걷게 합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찾아야 할 길이 있습니다. 한경직목사님이 삶으로 보여 주었던 섬김의 길을 다시 회복하여야 합니다.

누군가를 통하여 길을 회복이 되어야 한다면 우리를 통하여 길을 다시 열리기 바랍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그리운 사람입니다. 한국교회에 좋은 길을 만드신 분으로 그립습니다. 십자가에서 마지막 피까지 주신 예수님을 따라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사신 섬김의 사람 한경직 목사님이 지금 한국교회가 진정 그리워해야 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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