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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법칙  

▲ 이병길 목사

·중수교(1992.8.24) 20주년인 2011년 한국의 대 중국 무역 수지규모는 약500억 달러, 이는 당시 20개 교역국 중 미국, 일본, 홍콩을 제치고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었음을 나타내는 수치다. 2013년 한국의 대 중국 무역수지규모는 약2,700억 달러, 한국은 중국의 제3교역국으로 급부상했다. ·FTA(자유무역협정) 채결은 한국의 중국 경제 의존도를 훨씬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차관이 방한에서 한국의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가입을 촉구한 것 역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세계 돈줄을 중국이 잡겠다는 의도일까? 현재 한·중 관계는 경제적으로 미증유(未曾有)밀월관계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의 ‘AIIB’와 미국의 ‘THAAD’(미사일방어체계 고고도 요격미사일)를 두고 중·미관계자들의 숨가쁜 방한 릴레이를 지켜보면서 한국의 위상을 실감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고래 싸움판의 새우가 아니라는 것, 주요 G20개국 중 국력 9(경제, 군사, 기술), 전 세계 150개 국 중 군사력 6, 초음속기 T-50의 세계판매, 조선기술 세계 상위권, 한국 TV의 세계시장 점유율 70%, 세계180여 개국에서 평균 IQ가 가장 높은 한국인,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이는 일제 식민시대의 아픔을 딛고 70년 만에 일궈낸 우리 모두의 성적표다. 이제는 외국 여행에서 초록색여권이 미국의 남색, 일본의 자주색보다 더 빛이 난다는 느낌이다. 특히 중동에서...

중국은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대한민국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과연 중국이 현재의 한·중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아니 정치적으로 중국은 북한을 끼고 갈 것이다. 중국에게 북한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해서는 북한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막지 못하면서 한국의 사드배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외교관례상 결례는 물론, 체면(體面)을 중시하는 중국의 염치없는 일이다.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시진핑(習近平, b. 1953, 北京人)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에 건설적 역할북한의 비핵화를 바라는 우리 입장과는 정치적 늬앙스가 분명 다르다.

중국의 정치·안보 면에서 북한은 완충지대다. 중국은 한국인들의 민주주의 열정을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다. 멀리는 일제에 항거한 삼일 독립만세운동, 민주화시대에 거리를 메웠던 대학생들, 중국은 가슴이 써늘했을 것이다. 중국에게 위협은 북한의 핵이 아니라 한국인의 민주항쟁일 터, 중국은 198964일 천안문광장에서 민주화 열정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학생들은 민주주의 여신상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외쳤다. 그러나 민주항쟁대열은 탱크의 캐터필러에 깔아뭉개졌다. 중국은 민주항쟁을 두려워한다. 지난 해(2014) 927일 홍콩 행정관 선출로 촉발된 홍콩 시민들의 이른바 우산혁명’(Umbrella Revolution) 민주화 시위는 베이징 정부가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린 사건이었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다. 같은 유도(儒道) 문화권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중국 문화는 흡인력이 강하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자칫 한국의 정치, 경제, 안보 등 중대한 문제들이 통째로 중국에게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주의할 필요는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 문화를 중심한 생존법칙’, ‘문화충돌’, ‘문화침략을 통하여 중국 문화 접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주제는 한·중 수교 20여년을 지나면서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 서방문화 정서

반 서방문화’(反西方文化) 정서가 고조에 달했던 1920년대로부터 거의 한 세기가 지나고 있는 지금, 여전히 중국 대륙에 반 서방문화 정서가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 빅뉴스는 아닐 것 같다. 그것도 차세대 교육 책임을 맡고 있는 행정당국과 지성세대를 지향하는 일부 대학생들이 56개 민족의 다문화중국에서, 그것도 공개적으로 반문화적관심의 초점이 되었다면 과연 믿어질까?

관심 사건은 2014년 성탄절 기간에 중국 저쟝성(浙江省)과 서북지구 싼시성(陝西省)에서 발생했다. 중국의 예루살렘’(中國耶路撒冷)으로 통하는 저쟝성의 온저우(溫州)는 인구의 15%가 기독교인, 현지 교육국은 각급 학교에 성탄절 축하행사를 금지하는 공문을 내렸다. 이 공문은 1949년 홍군(紅軍)이 대륙을 점거한 이래 초유의 일인데다가 단전과 단수까지 겹쳤다고 하니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 것 같다.

저쟝성의 온저우, 허난(河南) 해안 일대는 오랫동안 성탄절 기간에 축하 행사와 상인들의 이벤트가 함께 어우러져 지역적으로 기독교 문화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이 일상이 되어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후난성(湖南省)의 한 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전통 한복(漢服)을 입고 거리 행진을 하면서 성탄절 행사 저지시위를 했다고 한다. 한편 20141224일에는 싼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의 시베이(西北)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성탄절을 반대하는 시팡양제’(反對媚俗西方洋節)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헌법 제35조는 종교 신앙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사시(斜視) 현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정치적 이데올로기 때문일까? 아니면 중국 문화 때문일까? 중국의 기독교에 대한 반정서는 기독교를 서방 제국주의의 문화침략이라고 보는데서 그 이유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중국문화의 기본정신

생존법칙: 문화는 주어진 지리적 환경과 자연환경, 그리고 역사 상황에서 지속적인 생존 적응을 위해 발전한 생활습관이며 생존법칙이다. 네팔의 고산족 빠랑게’(Honey Hunters of Nepal)가 사는 법칙, 알래스카의 아타바스카 족(Athabascan)이 생존하는 법칙, 미국의 원주민 나바호 족(The Navajo)이 사는 법칙은 의사당에서 의사봉을 두드려 만든 법칙이 아니다. 그들의 생존 법칙은 오랜 역사와 지리적 환경과 자연환경을 경험하면서 터득해 낸 생존 법칙의 지혜인 셈이다. 생존 법칙으로서의 문화는 한 종족의 정신적 표현이라고 한 말이 매우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므로 문화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중국 문화는 곧 중국인들이 중국 환경에서 살아온 생존법칙이며, 또 살아갈 생활의 지혜이다. 넓은 의미에서 문화는 언어, 종교, 철학, 문학, 예술 등이 다 포함된다.

구성요소: 중국 문화의 핵심 가치를 구성하는 내용은 ’()를 우주관의 기본()과 윤리관의 선(), 예술관의 미()로 삼는 것이다. ‘’() 자는 나락혹은 벼 화’()입 구’()가 만나서 합성된 글자다. 말하자면 식탁의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글자다. 밥을 먹는 관계는 서로 가깝다는 뜻일 것이고, 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는 화목을 상징한다 할 것이다. 식탁 앞에서 칼과 권총을 뽑는 일이 과연 있을까?

’() 자는 다양성의 통일을 나타내는 글자다. ’()의 정신은 사물의 다양성을 전제하고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 자가 ’() 자와 다른 점이다. ‘’() 자의 내재적 뜻은 다른 것은 배척하고, 차별하며, 하나만 고집하는 글자다. 이러한 ’()의 내재적 단일성에서 그 순수성은 인정되지만 발전과 진취성이 결여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단종(斷種)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개념은 자연 정복’(征服)의 서방 사상과는 달리 자연에 순응’(順應)하는 중국 고대의 농경사상에 근거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대립하지 않는 ’() 정신은 사람과 자연의 통일을 이루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인본주의 무신론의 이인위본’(以人爲本), 주체적 능동성의 강건자강’(剛健自强), 다양성의 통일 지향적인 최선의 처세법 이화위귀’(以和爲贵) 사상이 녹아있다. 중국 문화의 최고 가치는 바로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유가(儒家)의 기본 사상으로서 중국 56개 종족 단결의 축()이기도 하다.

기본정신: 중국 문화에서 ’()는 중국의 모든 사상을 아우르는 개념을 가진다. 중국 문화의 핵심은 이른바 우주의 구성 요소인 하늘과 땅, 사람을 뜻하는 산차이’(三才; 天地人) 정신에 근거한다. 중국인들에게 하늘’()은 초월 신(天帝)이며(정신), ‘’()은 물질적 자연세계로서, 이 두 세계를 연결하여 조화를 이루는 중재(仲裁)가 곧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중시(重人)하는 인본적(人本的) 특징을 갖는다. 도덕과 윤리 및 철학사상의 근저(根底)는 곧 사람을 중심한 사상이다. 사람을 중시(重人)하는 윤리적 특징과 그 정신의 목적은 최고 선’(至善)에 도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서방 문화는 과학적 특징과 법치적 중요성으로서 진리를 목적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중국 문화가 현실에 안주하는 정서적 평온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면 서방 문화는 미래 지향적 현실 비판의식에 강한 역동성을 지닌 진보 성향을 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문화의 핵심융합

중국문화는 중국 대륙의 유구한 역사와 천혜(天惠)의 자연환경에서 생성된 독창적이고도 보수적인 한써싱’(涵攝性, Subsumtion) 특징이 내재된 문화다. ‘한써싱은 사회학적으로 동화’(同化, Assimilation)에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말하자면 다른 문화와의 교류에서 동화(同化)는 흡수와 합병 과정을 통하여 다른 문화의 성질을 분해(分解), 용해(溶解)하여 그 본래 문화의 형질을 자신의 것으로 빨아들이는 흡수 작용과 같은 이치라 말할 수 있다. 예컨대 각기 다른 강물이 바다에 흘러 들어가면 바다가 모든 강물을 흡수하여 마침내 바닷물이 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화융합: 문화융합(文化融合, Cultural Integration)은 각기 다른 문화가 서로 접촉과 교류를 통해서 상호 흡수되거나 침투, 혹은 학습되면서 하나의 문화체질이 형성되는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문화 교류의 보편적 현상은 흡수와 합병 과정을 거쳐 다양성의 조화를 지향하는 것이 상식이다. 중국은 삼천년 전 인쌍(殷商)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문화와의 접촉 과정을 거치면서도 비교적 충돌 없이 중국의 독창적이고도 종합적인 문화의 결정체(結晶體)를 이루었다. 이를 도는 함께 행해져도 서로 거슬리지 않는다’(道並行而不相悖)는 말로 표현된다.

문화구분: 중국은 전통적(秦代)으로 중원(中原)화족’(華族, 華夏族)이라 일컫는 한인(漢人) 이외 지역 분포에 따라서 사방(四方)으로 구분하였다. 중국 대륙 극동 지역에 위치한 산동반도 일대를 똥이(東夷), 서남부의 깐쑤(甘肅), 신쟝(新疆) 일대를 시롱(西戎), 장강(長江) 이남(廣東浙江江蘇湖北湖南貴州四川)을 난만(南蠻), 중원 이북을 베이디(北狄)로 각각 구분하여, 문화적으로 사이’(四夷)로 차별했다. ‘사이’(四夷) 개념은 중국 고대 중원의 톈쯔’(天子)를 중심한 대외 관계를 내신(內臣), 외신(外臣), 조공국(朝貢國) 관계 범위 밖의 종족 집단을 일컬었다. 다시 말하면 사이’(四夷)는 중국 문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미개한 오랑캐로 본 것이다.

문화가치: 중국에서 서방’(西方)은 역사적으로 진한(秦漢) 시대 한인(漢人)과 그 문화를 중심한 사방(四方) 개념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중국이라는 단어보다 중국 문화를 상징하는 ’() 자 사용을 선호한다. 역사적으로 고대 중화 문명의 발원지 황허(黃河) 일대(河南省 및 그 주변지역) 한족(漢族)의 주체 전신(漢族先人)화샤쭈’(華夏族)의 요람(搖籃) 지로서, 세상에서 가장 중심에 위치한 중원(中原, China Central Plain, 天下至中的原野)이라하고, 그 중원 중심의 세계 구도 설정을 중원문화(中原文化)라고 했다. 이 구도에서 사이’(四夷)가 설정되었으며, 중원 문화의 가치가 곧 중국의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중화’(中華), 중국 상인을 화상’(華商), 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화교’(華僑)라고 부르는 것이다. ‘중화천하’(天下), 톈쯔’(天子)종주국’(宗主國) 개념을 갖는다. 중화(中華)는 한인(漢人) 문화 중심의 세계관, 역사적으로 그 가치 기준에 근거하여 다른 나라와 조공(朝貢), 변방(邊方), 만이(蠻夷)로 구분하여 대외 관계를 맺었다. 만이(蠻夷)는 중화문화에 미치지 못하는 모든 나라, 즉 중화와 관계없는(沒關係, non-Han peoples) 나라가 포함된다. 서방이 바로 이에 포함되는 것이다.

문화계승: 중화민족의 주류문화인 중원문화, 혹은 허루오’(河洛) 문화의 가치관은 중국 대륙 56개 종족의 총인구 중 92퍼센트를 차지하는 한족(漢族, 漢人) 문화를 중심으로 한다. 한족은 전 세계 인구의 19퍼센트를 차지한다. 한족(漢族)은 한조(漢朝, 202-220)의 주체 종족으로서 진조(秦朝, BC.221-207) 시대에 자칭 화샤인’(華夏人), 곧 중원의 원주민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화(中華)’()’()는 같은 뜻의 글자다. ‘’() 자는 한어에서 아주 숭고한 글자로서 중국의 찬란한 문화를 표상한다. 영어 표기의 차이나’(China)’()에서 유래한다. 구약성경 이사야서에 언급된 시님”(Synim, NIV. Aswan, 49:12)은 중국어 성경에서 진국”(秦國; “這些從秦國來으로 번역되어 있으며, 중국계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구약 성경시대에 이미 기독교와 중국과의 교류 관계를 주장한다.

현재 중국의 순혈 한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중국 서북 깐수썽(甘肅省) 란저우(蘭州)대학의 생명과학원 셰시아오똥(謝小東) 부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중국에서 순종 한족은 존재하지 않으며, 심지어 한족 개념조차도 DNA 검사 결과 다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셰시아오똥 교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한족은 중원인’(中原人)이라고 하지만, 이는 중국 대륙 지역을 구분하여 말한 것일 뿐, 혈연을 구분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오히려 현재의 커쟈르언’(客家人, Haka)이 진정한 순수 중원인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다고 했다.

문화핵심: 중국 문화는 한써싱문화의 특징을 갖고 있다. ‘한써싱은 매우 포용적이기는 하지만 마치 블랙홀과 같은 흡인력이 뛰어나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중국을 상대한 한국 사업가들의 말에 의하면, ‘중국에서 손 털고 왔다든가, ‘중국인들과 거래에서 돈이 벌리기는 벌리는 것 같은데 주머니에 모이는 돈은 없다는 말을 간혹 듣게 된다. 맞는 말이다.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간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중국 문화의 한써싱이라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중국인 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써싱문화라도 기독교 문화를 수용하는 데는 그 한계를 보였다. 인도에 원적(原籍)을 둔 불교가 중국에 건너온 지 2,000여년의 역사(BC.5~6C) 동안 이른바 삼무지화’(三武之禍; 漢武帝 AD.446, 北魏太武皇帝 AD.574, 北周武皇帝 AD.845) 법란(法亂)을 제외하고는 중국문화에 잘 순응 발전했다. 불교는 중국 문화에 토착했고, 로마 천주교는 중국 문화에 타협했다. 그러나 19세기 개신교에 대하여는 중국 문화의 한써싱한계를 드러냈다. 그것이 바로 기독교의 중국 문화침략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중국 문화의 기독교 반응

기독교가 로마, 헬라의 문화 벽을 넘어서 중국 만리장성 앞에 다가서기까지 1800년이 걸렸다. 개신교의 중국 선교가 시작된 지 이미 200여년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와 중국문화의 거리는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최근美國之音(VOA, Voice of America)에서 기독교 중국시대가 곧 오고 있다는 기사에 눈이 번쩍 뜨였다. 기사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기독교 인구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2030년에는 미국의 기독교 인구를 초과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최대 기독교 인구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 사회학과 양펑깡(楊鳳崗) 교수가 영국 매체를 인용한 것을 보도했다(基督日報). 그런가 하면 중국 삼자교회 한 인사는 기독교의 중국에서 발전은 중국을 하나 되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정교회의 한 인사는 현재 중국 교회의 세속화는 엄중하다면서 그 심각성을 토로했다. 중국교회의 세속화는 기독교의 중국화로 이해된다.

2010년 중국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0분지 56,800여만 명으로서 전 세계 7대 기독교 국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2025년에는 16,000만 명으로 증가하여 미국을 대신해서 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날을 기대한다. 미국은 현재 31,800만 명 인구 중 자칭 크리스천은 인구의 70%에 이른다고 하니 중국의 기독교 대국 길은 가까운 것만은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 기독교 중국 선교에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십자가 철거: 중국 기독교 인구는 현재 11천만 명(로마 천주교 포함)에 달하며(중국 기독교 통계는 추측에 불과함), 매일 1만 명의 새로운 기독교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新浪新聞). 숫자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신문은 기독교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원인을 인간의 존엄’(尊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에 나가면 그나마 인간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일 것 같다. 이 말은 현재 중국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양펑깡(楊鳳崗) 교수에 의하면 2014년 기독교 박해가 더욱 가중되었다고 한다. 2014428, 중국의 예루살렘저쟝성(淅江省)의 온저우 시(溫州市)에서 기독교 선교의 랜드마크 격인 산쟝(三江)교회 교회당이 건축법 위반이라는 명분하에 지방 정부에 의하여 한밤중에 강제로 철거되었다. 온저우(溫州) 용쟈(永嘉) () 산쟝교회는 1천여 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로 알려지고 있다. 창난(蒼南) () 온저우 시 4층 신축 건물인 우아이(五愛) 교회는 삼자회 가입을 앞둔 가정교회로서 아직 교회당 준공 직전에 강제 철거당했다. 닝보(寧波)진화(金華), 항저우(杭州) 일대에서는 교회당의 십자가 400여개가 강제로 철거되었다고 한다.

교회당과 십자가 철거는 저쟝성 인민정부가 2013221일 발표한 싼까이이쩌’(三改一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정책은 3년 계획(2013-2015)으로써 오래된 주택, 오래된 공장, 오래된 마을을 개조하여 현대화하는 정책(三改)의 일환이라고 하는데, 위법 건축물 철거(一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방침에 따라 교회당의 십자가는 위법 구조물에 해당하며, 교회당 역시 시정방침에서 예외가 아닌 듯하다. 이는 교회를 박해할 의도로 아주 교묘하게 만든 방침이라 생각된다.

이런 박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21세기 중국에는 현재 기독교가 어떻게 박해를 받고 있으며, 기독교 인구가 어떻게 증가하고 있는가, 그 이유를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중국 교회의 박해와 관련, 짜오시아오(趙曉) 박사는 한 개의 유형한 십자가가 철거되면 일만 개의 무형한 십자가가 세워질 것이고, 한 칸의 벽이 있는 교회당이 부서지면, 일만 칸의 벽없는 교회당이 세워질 것이다라고 한 말은 박해 중에 있는 교회들에게 격려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짜오시아오(趙曉) 박사는 기독교가 박해로 소멸되지 않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기독교의 중국화: 지난 해 85~6, 상하이(上海)에서 중국 삼자애국운동위원회 창립60주년을 맞아 기독교중국화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 중국 국가종교사무국 국장 왕줘안(王作安)중국특색신학사상’(a Chinese Christian theology)을 요구했다. 왕줘안은 기독교 교리 가운데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서로 융통되는 내용을 발췌하여 사회주의 주류가치(필자주, 自治, 自養, 自傳)와의 친밀도를 한층 높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왕줘안의 중국신학은 공산당 종교정책 이행을 촉구하는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당시 세계인권감시단체(HRW, Human Rights Watch) 중국부 주임 소피 리차드슨(Sophie Richardson)은 왕줘안의 발언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고, ‘중국 당국이 종교자유와 종교 신앙을 곡해하는 것 같다. 종교 신앙은 개인적이다고 말하면서, ‘중공은 자칭 무신론자로서 민중에게 무신론자가 이해하는 종교 신앙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 종교국 관리의 중국신학언급은 삼자회의 정책이 신학적 뒷받침으로 한층 통제 강화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세미나에서 왕줘안은 기독교 신앙의 표현과 교회 생활은 중국 전통문화와 풍속에 더욱 부합해야 하고, 찬송가, 교회당 건축양식, 예배의식은 물론 제사, 혼인, 상례도 중국 문화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왕줘안이 제의한 중국특색 신학사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時代論壇은 국가 주석 시진핑(習近平)이 주석 취임 때, 광저우(廣州)군구 시찰에서 밝힌 中國夢, The Chinese Dream’(經濟復興公平正義富國强兵)2001년 쟝쩌민(江澤民)중국특색 사회주의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중국몽强軍夢’(China Dream' of Military Power)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신학사상이란 기독교와 사회주의 가치관의 융합’’(VOA)을 말한다. 이는 사실상 삼자회의 종교자유 통제를 위한 정책 보강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왕줘안의 발언은 교회가 애국주의 기지가 되어야 하고, 중국의 전통적 문화와 융합하여 인민의 편안한 삶을 얻는’(安身立命) 터가 되게 한다는, 말하자면 정치적 발언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과거와는 달리 기독교 박해를 교묘하게 정책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삼자회의 기독교 중국화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베이징 소망교회의 진톈밍(金天明), 허난(河南)의 난러(南樂)교회 장싸오제(張少傑) 목사, 그리고 일단의 교인들을 연금하거나 12년 징역형에 처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조치들은 최근 기독교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는데 따른 정치적 불안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방과 중국의 문화차이: 기독교가 중국 사회주의와 결코 부합될 수 없는 이유는 자명하다. 그 이유는 중국 사회주의가 무신론이기 때문이다. 중국 문화 역시 엄격하게 말하면 무신론이다. 중국 문화의 기본은 ’, ‘’, ‘’, ‘’, ‘을 내용으로 한 유가(儒家)의 오상(五常) 사상이다. 특히 의 정신은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공자(孔子)의 명제(命題)사람을 본’(以人爲本)으로 삼는 愛人사상이다. ‘은 공교(孔敎) 즉 유교(儒敎)의 기본 교리이기도 하다.

서방 문화와 중국 문화의 현격한 차이에서, 서방 문화는 자연을 정복하는 문화라고 한다면, 중국 문화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다는 유가(儒家)천인합덕’(天人合德-) 사상에 근거한 천인합일’(天人合一) 문화인 셈이다. 중화전통문화의 주체는 천인합일사상으로서 사람과 자연의 통일을 말한다. 자연은 보편적 법칙을 가지며, 사람은 이 보편적 법칙에 순응하는 것이 곧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성(人性)은 천도(天道)이며, 도덕원칙은 자연법칙과 일치한다는 것이 천인합일사상의 핵심이다.

중국 문화에서 자연을 하늘’()로 표현되는 것은 성경의 인격적인 하나님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중국인의 일상적인 생활은 종교적이라고 이해된다. 그러나 중국인의 마음속에는 신앙적으로 특정된 신() 사상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윤리(倫理)가 곧 그들의 신()일 수 있다.

기독교가 중국 문화에 융합하려면 전통적인 중국 문화에 젖어들면 가능할 것이다. 그럴 경우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다 내려놓아야 할지 모른다.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의 입장이라면 박해를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중국은 자칭 세계의 중심을 이루는 나라라 하여 the Middle Kingdom'이라고도 한다. 전 세계에서 세 번째 큰 면적을 차지한 중국은 9,596,960평방킬로미터(km2), 러시아, 몽골리아 등 13개 나라와 22,000킬로미터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홍수재해를 일컫는 중국의 슬픔‘(China's sorrow) 장강(長江, 陽子江)을 중심한 남북 문화의 차이도 있다. 15세기에 축성(築城)된 만리장성은 북쪽의 침략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전체 인구의 92%를 차지하는 한족(漢族) 외 나머지는 조선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이다. 전체 인구 중 95%가 내륙(Inner China)에 집중되어 있으며, 나머지 인구의 8%인 소수 민족이 외륙(Outer China)에 거주하고 있다. 이렇게 광대한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중국 56개 종족 중 전체 인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족(漢族)을 중심할 때 이해의 폭은 좁혀질 것이다. 중국 문화는 한 마디로 종교적이기는 하지만 종교신앙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 문화는 서방의 진보적 문화와는 달리 동양의 보수적 특징을 지닌다고 보는 것이다. 기독교와 중국의 문화충돌이 바로 여기서 빚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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