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은 수난주간이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교회가 특별새벽기도회를 가지며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념하였다. 향상교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향상교회의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성도들의 수와 그 열기는 예외적이라고 할 만큼 특별하였다. 향상교회는 그 동안 일년에 한두 차례 특별새벽기도회를 가져왔다. 이 특별새벽기도회의 다른 이름은 세겹줄특별새벽기도회이다. 세겹줄기도는 전도서 4:12과 마 18:19의 말씀을 근거로 지어진 이름인데 세 사람이 기도 짝을 이루어 서로를 중보하며 같이 새벽기도회에 참석한다.

나는 지난 수난주간의 닷새 동안은 어느 교회의 요청으로 특별새벽기도집회에서 설교를 했다. 그래서 향상교회에는 수난주간 마지막 날인 토요일 새벽에 한 번만 참석할 수 있었다. 나는 그날 새벽 기도회의 뜨거운 열기와 참석한 성도들의 숫자를 보고 새삼 놀랐다. 내가 시무하는 동안에도 향상교회의 세겹줄특별새벽기도회는 특별하였었다. 참석하는 성도의 숫자도 많았고 분위기도 뜨거웠으며 기도응답의 열매도 풍성하였다. 세겹줄 특새는 그야말로 향상교회의 가장 강력한 심령부흥회였다.

그런데 새 담임목사인 김석홍 목사님이 부임한 후에는 더 많은 성도들이 참석하고 그 열기도 더 뜨거워졌음을 볼 수 있었다. 지난 토요일은 특새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예배실은 완전 만원이었다. 참석자들이 찬양대석까지 올라가서 앉아야 했고 늦게 온 교인들은 뒤에 있는 보조의자를 사용해야 했다. 처음부터 참석한 아내의 말로는 그 동안 참석숫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했다.

기도회가 이렇게 부흥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였다. 교회가 수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기도하는 성도들이 많아지고 마음을 같이 하는 기도회가 부흥하는 것은 전자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기쁘고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석홍 목사는 젊다. 그의 설교에는 대중을 끌어당기는 화려함도 없다. 그래도 그는 자신이 열심히 기도할 뿐 아니라 성도들을 기도에로 이끌고 있다.

나는 얼마 전에 바른교회 아카데미의 요청으로 손양원 목사의 기도신학에 대한 짧은 에세이를 쓴 적이 있다. 나는 그 글을 쓰면서 우리 신앙선배들의 기도생활이 얼마나 강력하고 전투적이었던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크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 동안 나의 기도생활이 얼마나 느슨하고 형식적이었던가를 깨닫고 크게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말만 많고 기도에는 약한 목사였다.

손목사는 하루 중 제일 가치 있는 시간이 기도하는 시간이라고 했으며 일 중의 일이요 생활 중의 생활이 바로 기도"라고 하였다. “기도에 실패하면 만사에 실패한다는 것이 손목사의 주장이다. “개인적으로 기독자의 실패가 기도에 있고 기독교의 흥망이 기도에 있으니 실로 기도여하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오 주여, 나에게서 모든 힘을 빼앗아갈지라도 기도하는 힘 하나만은 남겨주소서.”라고 절규했던 사람이다.

그에게서 기도는 영적 전쟁에서 승패를 가름하는 영적 전투였다. 그는 외쳤다. “육체와 마귀와 세상을 이기는 힘은 기도뿐입니다.기도는 일대 전쟁입니다. 육체와 나, 세상과 마귀와 내가 전쟁함입니다.오직 우리의 신앙생활이 성경에 부합하게 되는 것은 기도의 전쟁 승패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때는 말세지 말입니다. 기도하다가 죽자. 성경대로 살기 위해서!” 타락한 세상에서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는 영적 전투의 승패가 기도에 달려 있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말씀 순종에 실패하는 이유가 기도의 약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언젠가 설교 중에 나는 기도로 살다가 기도로 인생을 마치고자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그가 선언한 대로 기도하다가 잡혀가 순교했다. 인민군들이 그를 체포하러 왔을 때 그는 교회당에서 기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피난을 가자는 주위 사람들의 권고를 기어이 뿌리치고 강대상 앞에 엎드려 기도하다가 체포되어 순교한 것이다.

교회들마다 기도운동이 일어났으면 정말 좋을까. 교회는 양적 부흥보다 기도부흥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살고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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