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교회는 단기 봉사팀이 납치된 뒤 매일 저녁 샘물교회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박 목사는
주보에 실은 '목회 편지'에서 "인질들의 목숨 때문에 공격을 자제하고 있던 많은 사람이 무차별로 교회와 복음을 공격할 것이 예상된다"며 "이를
위해서 다시 기도의 자리에 모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날 사무엘상 4장 12절에서 22절까지의 말씀을 본문 삼아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그는 "내 주변에 우리 샘물교회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분이 많이 있다"며 "그 분들이 걱정하기를 이번
사태로 인해 샘물교회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냐는 말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목사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면, 이 위기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다"며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고, 기도하고 믿음으로 우리 모두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납치 당시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배 목사는
납치가 된 직후 잠깐 실신 했다. 그러나 배 목사는 곧바로 정신을 차린 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세계교회가 우리를 위해 기도할
것이니 힘을 내자'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지난 8월 13일 먼저 석방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김경자·김지나 씨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우리 모두 배 목사의 믿음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23명의 단기 봉사팀이 납치되고 난 뒤 처음 5일 동안은 한 장소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배 목사의 인도로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다가 탈레반에 발각돼 위협을 당하기도 했었다고 박 목사는
전했다. 그는 특히 고 심성민 씨의 유족을 위해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교인들에게 당부했다. 박
목사는 "심성민 형제의 부모님은 예수를 믿지 않는 분들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심려가 클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그 분들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샘물교회는 일단 9월 6일부터 9월 8일까지 있을 고 배형규 목사의 장례식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배 목사의 장례예배는 9월 8일 오전 11시, 분당에 있는 샘물교회 본당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기도회는 장례식이 끝난 9월 9일부터
열겠다고 했다.
박 목사는 이날 예배가 끝난 뒤 오후 4시 30분 경 경기도 안양에 있는 샘병원을 찾아, 석방자를 위로하고, 비공개로
예배를 인도했다. (뉴스앤죠이제공)
다음은 주보에 실은 목회 편지 전문이다.
'샘물
가족 여러분, 더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43일 간의 긴 여정이 마침내 끝났습니다. 배형규 심성민
두 분의 순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이었습니다. 피랍된 21명과 가족들의 눈물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새벽과 저녁을 비롯해서, 시간마다 기도하며 섬기신 성도님들의 수고가 참
컸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오늘의 기쁨을 갖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피랍 사건 해결을 위해서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정부
당국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려 깊은 보도로 협조해주신 언론 관계자 여러분에게 또한 큰
감사를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피랍자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생각하며, 함께 안타까워하시고 한마음으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두 순교자의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이 있기를 구합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흘린 그들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 한국교회의 부족함을 아픔으로 품고 한국을 섬기며, 이 시대를 섬겨야 할 것입니다.
그 동안의 과정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앞으로 이전보다 더
어렵고 힘든 영적 싸움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인질들의 생명 때문에 공격을 자제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무차별로 교회와 복음을 공격할 것이 예상됩니다. 우리 샘물교회는 본의 아니게 이 전쟁의 한 가운데 서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다시 기도의 자리에 모이기를 원합니다. 배형규 목사님의 장례가 끝나는 대로 추석
전까지 저녁마다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다시 엎드립시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복음에 대한 이해가 없는 대다수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죄송했습니다. 특히 아프간 땅에서 조용하게 섬기고 있던 많은 사역자가 그들이
생명처럼 사랑했던 아프간을 두고 떠나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주께서 빈자리를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07년 8월 31일 아침. 21명 전원 석방 소식을
감사하며 여러분과 동역함을 큰 기쁨으로 여기는 박은조
올림
여행금지국으로 생각할 정도로 위험한 나라였으면
정부는 그 나라에 가는 사람들에게 지침서를 주었어야 했다.
네들 알아서 갔다오라고 출국 도장을 찍어 줄 것이 아니라
위험국이니 가면 이런저런 일을 조심하고 대처하라고
지침서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위험국인지.
왜 가지 말아야 하는지 이해 시켜야 하고
그래도 가겠다면 출국허락 도장을 찍어주기 전에
위험국에 가면 이렇게 하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부가 할일이다.
단지 가지 말라고 했다는 것으로
정부가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