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기사에서 살펴보았듯이 루터와 종교개혁자들은 진리의 말씀을 위해 교황과 황제의 무서운 권세 앞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종교개혁자들이 말하는 은혜는 본회퍼(Dietrich Bonhoeffer)가 언급했던 것과 같이 값싼 은혜(cheap grace)가 아니었다십자가의 진리를 위해 목숨을 드리는 값비싼 은혜였다.

또한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은 목숨을 걸고 진리의 말씀을 파수 했을 뿐 아니라힘을 다해 진리의 복음을 전파하며 복음의 능력으로 영혼을 구원해 냈다복음의 능력으로 죄의 권세에 대항하여 싸웠으며동시에 복음의 능력으로 죄의 권세에 억눌려 있는 영혼들을 구원해 내는데 힘을 다했다안상혁교수가 소개한 루터가 다루었던 목회 상담의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서 종교개혁자들이 복음의 능력으로 어떻게 사역했는지 알아보자.

▲ 강의하는 안상혁 교수

루터의 목회 상담 사례1

안 교수에 의하면 이 이야기는 루터에게 상담 요청이 들어 왔던 실제 사례이다.

어느 귀부인의 가정에 아들이 있었다이 아들은 그 집에서 일하는 어떤 하녀를 마음에 두었다그 아들은 시도 때도 없이 하녀에게 추근거리기 시작했다참다못한 하녀는 주인마님인 귀부인에게 아들의 문제를 이야기 했다그 귀부인은 자기 아들의 못된 버릇을 이번 기회에 고쳐보려는 생각으로 하녀와 함께 계획을 꾸민다하녀를 시켜서 아들로 하여금 다음 날 밤 12시에 하녀의 방으로 몰래 오라고 전달하게 하고는하녀는 퇴근 시키고 아들의 어미인 귀부인이 하녀의 방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귀부인의 처음 계획은 아들이 하녀의 방에 몰래 들어오면 혼구멍을 내어서 나쁜 버릇을 고쳐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악한 마귀의 유혹에 그만 넘어져서 마치 19금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둠 속에서 하녀의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들의 모습에서 성숙한 남자를 느낀 귀부인은 그만 아들과 동침하고 만다아들은 하녀와 동침한 줄 알고 돌아가고그 귀부인은 그날 밤 임신을 한다.시간이 지나 딸을 낳은 귀부인은 자신의 힘을 동원해서 몰래 그 딸을 외국의 어느 수도원 학교로 보내 양육한다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고아로 자라가는 딸이 마음에 걸려 어느 날 귀부인은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 그 딸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인다그런데 그 딸이 집에 들온 순간부터 귀부인의 아들과 딸이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지고 만다아버지와 딸이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이다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들의 어머니인 귀부인 밖에는 없다그 귀부인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지만이미 성인이 된 아들은 딸을 데리고 집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그 귀부인 어머니는 죄로 말미암아 잠을 잘 수 없어서 마침내 교회를 찾아가 성직자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을 한다이야기를 들은 성직자는 자기 혼자 감당할 수 없는 큰 사건으로 여기고 귀부인에게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말한다그 성직자는 고민 끝에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그 지역 법률단에게 그 사건을 고발한다.

법률관들은 법적 관점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기 어렵고 복잡한 신학적 윤리적 문제가 있으니 이 문제는 신학자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신학위원회에 그 사실을 알린다신학위원회는 오랜 논의 끝에 그 귀부인을 불러낸다.

이 사실을 누가 아느냐?” “하나님과 저만 압니다.”

그 아이들의 결혼은 어떻게 이루어 졌느냐?” “교회에서 적합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잘 살고 있습니다.”

신학위원회의 결론은 귀부인은 입을 다물고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귀부인은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철저히 고백하고 회개하고 있으니 주님의 이름으로 용서를 베풀고 다시 죄를 짓지 않도록 권면함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이러한 상담 사례에 대해 신학위원회가 루터에게 지도를 부탁했을 때 루터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신학위원회의 결정은 옳다주님은 우리에게 복음이라는 어마 어마한 폭탄을 주셨다지옥의 문 앞에 앉아 있는 자라도 끌어 낼 수 있는 어머 어마 한 폭탄을 주셨다그러므로 이 복음을 잘 사용해야만 한다루터는 신학위원회가 복음의 능력을 잘 사용함으로 마귀는 단 한 영혼도 데리고 가지 못했다고 칭찬했다고 한다루터는 지옥 자식도 구원해 낼 수 있는 복음의 능력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말씀을 맡은 자들이 이 십자가 복음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했던 것이다.

▲ 종교개혁이야기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루터의 목회 상담 사례2

아들이 일곱 있는 귀부인이 있었다정욕을 참지 못해서 외간 남자와 관계한 후 한 아들을 낳았다.남편도 모르게 몰래 아들을 낳고 남편의 다른 아들들과 함께 키웠다남편이 먼저 세상을 뜨고 이 귀부인은 평생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다가 마침내 교회를 찾아가 모든 사실을 이야기 했다.

죄를 고백했기에 성직자는 사죄를 선포하고 죄를 사했다그러나 그 귀부인은 자식들에게도 이 사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다른 남자의 아들인데 남편의 아들 6명과 함께 똑같이 유산을 상속하게 되는 것에 대한 죄는 아들들에게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래서 그 귀부인은 7아들들을 모두 한자리에 불렀다그리고 죄를 고백한다내가 젊은 시절 욕정에 눈이 멀어 외간 남자 사이에 아들을 낳았다그 중에 한명이 여기에 있다그런데 나는 그 아이가 누군지 너희들에게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유산 상속도 똑 같이 나누라그리고 형제간에 우애를 지키며 사이좋게 살기를 원하는 것이 어미의 유언이다그 어미의 유언대로 일곱 형제들은 사이좋게 살았다이 사례에 대해서 루터에게 상담을 요구했더니 루터는 아주 잘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목회현장에서 상대하는 죄인은 진짜 죄인이다우리가 싸우고 있는 죄는 추상적인 죄가 아니라 더럽고 추한 진짜 죄다그러나 우리의 복음은 이런 진짜 더럽고 추한 죄를 이기는 진짜 복음이다.

더럽고 추한 진짜 죄를 이기는 진짜 복음의 능력을 알고 복음으로 죄를 이기는 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정신일 것이다세상의 권력으로 핍박하는 교황과 황제앞에서 목숨을 걸고 진리의 복음을 파수하며또한 죄로 인해 지옥으로 떨어져가는 영혼들을 복음의 능력으로 구원해 내는 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정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