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제17회 전국수련회가 “해방/분단 70년 선교 130년 이후, 한국 교회이 미래를 모색한다!”라는 주제로 6월 23일 침신대학교 자유관 아가페홀에서 열렸다. 한안섭 목사(서울중앙교회)의 인도로 드려진 1부 예배는 김영수 목사(나사렛 영일교회)가 기도하고 김원배 목사(꿈동산교회)가 아모스3:7-8,로마서13:11-14을 본문으로 “지금 여기에서”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목사는 설교 중에 한목협을 섬기게 된 것은 고 옥한음 목사와의 만남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평신도를 깨워 교회를 섬기는 것이 이 시대를 향한 새로운 페러다임이라고 생각하고 옥목사께 배우고 협력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김목사는 한목협의 출발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1998년 11월 26일 강남 사랑의 교회에서 1000여명의 목회자들이 회집한 가운데 출범한 한목협은 한국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에큐메니칼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이 결합된 목회자들의 협의체였습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역사학자 이만열 교수는 한목협의 탄생을 ‘열린 보수와 열린 진보의 만남’이라고 그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또한 김원배 목사는 옥목사의 설교를 인용하며 이스라엘 종교 지도자들의 타락을 보고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부르짖음을 아모스는 듣는 반면에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귀에는 하나도 안 들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자처럼 부르짖는 하나님의 음성을 오늘 여기에서 듣자고 강조했다.오늘의 문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못하는 데서 시작되니 오늘 그분의 부르짖음을 듣고 회개하며 순종하는 목회자들이 되자고 외쳤다. 17년 전에 시작된 한목협의 ‘일치’와 ‘갱신’과 ‘섬김/사회적 책임’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오늘 우리에게 부르짖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아모스처럼 깨어서 들어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서현교회)가 환영의 인사말을 한 후 한목협 명예회장 손인웅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예배 후에 한목협 사무총장 이성구 목사(한목협 상임총무, 시온성교회)가 광고하고 김경원 목사의 인도로 제10차 한목협 정기총회가 열렸다. 15개 교단 186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하여 개회가 선언되고 회순과 전회의록 낭독을 유인물대로 받아 사업, 감사, 재정보고를 각각 받고 임원선출에 들어갔다. 임원선출 결과 김경원 목사(예장합동)가 한목협 대표회장에 유임되었고 상임총무는 이성구 목사(예장고신)가 맡게 되었다. 정기총회를 마치고 연이어 기조강연이 시작되었다.
한국교회, 어디로 갈 것인가? /김재현 박사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재현 박사(한국고등신학연구원, KIATS 원장)는 ‘한국교회의 집현전’과 ‘한국교회의 대동여지도’를 만들겠다는 소망으로 책을 출판하며, ‘한국기독교문화의 르네상스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로 ‘찌라도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한 많은 한국 민족과 생명의 한국교회: 주권의 상실, 반상의 차별,미신의 난립, 함석헌의 지적처럼 그 동안 의지해온 “유생들의 갓끈과 산사의 불단밑”에서 민족의 희망을 볼 수 없었을 때, 바로 그 시점에 하나님이 이 낮은 조선 땅에 찾아오셨습니다.
한국개신교 초창기 최전선에서 수고했던 제임스 게일(James Gale) 선교사는 세계만민이 투표를 통해 세계 대통령을 뽑는 날이 온다면 당연코 황색 한국인이 그 당사자가 될 것이라 믿음으로 선포했습니다. 갇바치 출신의 천민 고찬익을 예수의 이름으로 회개시켜 연동교회 초대 장로를 만들었으며, 누군가 자기에게 노벨상 후보를 추천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고찬익을 추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도 잘 몰랐던 한국기독교의 6가지 장점과 자랑거리:
① Passion-열정과 고난: 외국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신앙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었고,일본에 간 이수정은 선교사들이 일본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한국에도 선교사들을 보내 달라는 일종의 ‘선교사 조치운동’을 벌였습니다.
Passion은 이런 신앙에의 열정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이라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한국만큼 계몽주의 이후 기독교 신앙 때문에 처절할 정도로 수많은 순교적 죽음을 경험한 나라도 없습니다.복음이란 열정과 순교를 날줄과 씨줄로 해서 발전해 온 것입니다.
② 희생(Sacrifice)-집 팔아 헌신해 온 민족: 이러한 열정에 기초한 한국기독교인들은 헌신의 의미와 맛을 살려 왔습니다. 우리 민족은 은혜를 받으면, 자기몸과 자기집을 돌보지 않고 헌신할 정도였습니다. 문자 그대로 ‘집 팔아 헌신’해 온 민족입니다.
이러한 헌신은 한국기독교의 독특한 문화인 전도부인, 권서인, 매서인, 영수 제도, 날 연보(Day offering)라는 독특한 한국교회 유산을 만들어냈습니다. 심지어 주기철 목사는 “나의 기도의 5종목”이라는 설교를 통해 정몽주의 선죽교의 시를 읆으면??자신을 산제사로 드렸습니다.
③ 책의 민족: 한국기독교인은 책의 민족입니다. 1866년 병인양요를 통해 강화도와 조선 땅에 쳐들어온 프랑스 군인들은 집집마다, 심지어 머슴과 행랑아범의 집에도 갖추어져 있는 책을 보고 조선인들의 책 문화에 감탄했습니다.
④ 선교에 대한 열정, 한국선교 130주년: 한국기독교인의 열정과 헌신은 20세기 후반 세계선교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아서 인구대비 세계 제1의 선교강국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비록 21세기 한국교회의 총체적 위기와 함께 선교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지만, 선교가 한국교회의 중요한 특징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⑤ 한국인 디아스포라(Diaspora): 세계의 선교의 큰 그림을 완성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한민족이 세계를 섬기게 만들어 줄 우리 민족만이 가진 강력한 히든 카드는 바로 남북한 인구와 전세계 750만 명에 이르는 우리의 한인 디아스포라입니다. 이제 대표적인 강소국으로 솟아오른 대한민국의 고국의 힘과 세계화의 최전선에 나가 있는 한인디아스포라가 힘을 더한다면, 세계 속에 한국인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더 크게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⑥ 한국기독교의 전략적 위치: 최근 20여 년간의 상황을 두고 볼 때 한국기독교가 아시아에서 갖는 위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때 세계의 끝이었던 극동(Far East), 그중 중국-한국-일본으로 이어진 동북아시아의 3대축은 이제 21세기의 세계경제와 문화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딜레마에 빠진 한국기독교: 세계기독교의 역사에 있어서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한국기독교가 너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는지 지금은 탈진상태에 빠져있습니다. 한국기독교 역사의 장점과 딜렘마를 명확하게 살펴보는 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를 묻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① 한국사회 중심부에서, 20세기에 기독교 르네상스를 경험하지 못한 한국기독교의 자화상: 도입초기에 엄청난 역량을 발휘해 온 한국기독교가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중심부에서 한번도 학문적인 기독교 르네상스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우리 영적인 아버지와 한국교회가 대단한 부자였고 엄청난 영적 유산을 갖고 있지만, 우리 자신이 진정 얼마나 중요하고 뼈대있는 가문의 후손인지 모르는‘20세기 집 떠난 탕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② 근본을 모르는 자식들! 시대에 부응한 한국기독교: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경제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교회의 경제규모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1980년 강남의 충현교회 건축에서 시작된‘강남 스타일’의 대규모 교회 건축은 한국교회에 대형화, 건축 붐, 부자세습, 교회의 권력화라는 중심단어를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장로 독재와 이어지는 독재에 대한 대다수 교회의 침묵 외에 사회와 경제적 발전을 너무 충실히 따라왔습니다. 맘몬주의를 그렇게 꾸짖던 선지자의 모습은 간 곳 없고, 시대에 무관심하면서 자신만의 성채를 쌓아가는 경주를 해왔습니다.
③ 껍데기는 가라, 기독교적 가치/ 교회론을 상실한 한국교회: 문제는 너무나 화려한 강대상과 건물 바닥, 우아한 종탑과 건물에서 드리는 예배를 통해서는 지난 2천년 기독교가 그렇게 강조해온 청빈과 자유의 깊은 의미, 진정한 믿음의 의미를 상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황량한 만주벌판의 조그만 교회에서 십자가를 부르면서 “모가지를 드리우고 뜨겁게 피어오르는 피를 바치겠다.”는 윤동주의 처절한 기운도, 지리산에서 맨발로 고아와 과부들을 모아두고 하나님의 말씀에 미쳐서 한구절한구절 가르치던 이현필의 기개와 부유함을 우리는 까맣게 잊어 버렸습니다.
④ 놓쳐버린 Back to the Basics의 기회: 민주화로 접어든 1987년부터 리먼-부라더스 사태가 터진2008년까지 20년 동안 한국기독교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러나20년동안 한국교회는 대형화 건축열기, 부자세습과 기독교 신앙의 권력화를 추구했습니다.
한국기독교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 앞에는 한쪽에 한구긴족의 장점과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긍정적 유산이, 다른 한쪽에는 우리가 넘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① Ad fontes/문제의 근원과 원초적 능력을 찾아서: 아직도 우리에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복음이 지닌 원초적인 힘이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그 어떤 학자나 스승보다 더 위대한 예수님의 3년간의 공생애라는 살아있는 교과서와 가르침이 있습니다. 원초적이란 말에는 근본적이란 뜻과 혁명적이란 뜻이 동시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복음의 원초적 능력을 믿고, 머리나 입으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② 새로운 플랫폼 만들기 - 기독교 인문주의와 르네상스 만들기: 우리는 지난 150년의 한국개신교, 400여 년의 한국가톨릭을 총괄하면서 다시금 기독교의 하나님과 한민족과 한국문화를 만나게 하는 기독교 인문주의와 기독교 르네상스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것은 신과 인간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근본적인 존재이유와 삶의 양태를 묻는 것입니다. 르네상스가 의미하는 것처럼 “다시 태어남”(re-birth)이 필요합니다.
③ 민족과 역사를 복음으로 껴안기: 나라 잃은 백성이 돌아갈 자리가 없듯이, 국민과 역사를 외면한 기독교는 생명 담지자 이전에 종교로서 설 자리가 없습니다. 한국종교와 역사의 특수성상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민족의 현실과 민족이 나아갈 바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 이 시대에 민족을 품는 생명의 종교가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④ 다시 민초의 현장으로 내려가기: 우리는 현장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머리로만 예수의 케노시스(빌2:6-7)를 반복하지 말고, 우리 자신이 낮은 곳으로 성육신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고 구원을 얻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장의 절규에 민초들의 귀와 마음을 기울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기독교역사는 지난 2천년간 일어난 모든 종류의 종교개혁의 1차적 동인이 ‘시대와 민초들의 현장의 삶과 절규에 대한 반응’이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김재현 박사의 기조발제 후 하광민 박사의 “통일한국시대와 한국교회의 미래”, 권철현 박사의 “한일관계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 임성민 박사의 “한국사회와 흐름에 비춰본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고 지형은 목사가 좌장으로 전체 토론이 진행되었다.
오후 7시부터는 한목협의 밤이 시작되어 윤희구 목사(한목협 상임회장, 창원한빛교회)가 “에스라 선지의 개혁운동”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였고 김명식 목사(한목협 공동회장, 평화침례교회)의 인도로 저녁기도회를 가진 뒤 각 목협별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2015 한목협 수련회는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