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가 파송한 감사 거부는 총회 거부, 특단의 대책 세워야

학교법인 이사회가 또 총회가 파견한 감사를 받아들이는 안건을 부결시킴으로써 총회의 결정을 거부하였다. 지난 1015일 열렸던 이사회가 총회에서 재선된 오병욱 감사의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난 이사장 때에는 김형태 목사를 이사로 받는 일을 부결시킴으로써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었고 이에 대해 지난 제64회 총회는 이를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총회 후 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그런 경고와 견책을 조롱하듯 무시하고 다시 한 번 이런 불순(不順)을 행한 것이다.

지난번 김형태 목사를 이사로 인준할 때에도 그런 것과 같이 이번에도 몇몇 이사들(주로 장로 이사들)이 주도하여 부결시켰다는 것이다. 9명의 이사들이 출석하였는데 4명이 부표를 던짐으로써 5:4로 이사 정수(11)의 과반수가 넘지 못해 부결된 것이다. 강영안 이사장은 총회가 파송한 이사나 감사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동의 재청으로 이를 결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모 장로 이사가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투표를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는 총회가 파송한 이사나 감사를 이사회가 거부하는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음을 깊은 우려와 함께 크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사들이 정관을 내세우며 국가의 법을 의지하여 이사나 감사를 선정하는 권한이 자기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이를 통제할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몇몇 교단들이 심각한 혼란 속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이사들이 개개인의 감정이나 정치적인 생각을 따라 자기들이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사나 감사로 파견되면 이를 받지 않는 것이다. 또 이사들이 패 가름이 되어 정치적으로 상대편에 속한 사람을 서로 거부함으로써 신임 이사들이 이사회에 들어가지 못해 기존 이사들이 임기도 무시한 채 계속 잔류하는 희한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고려학원 이사회라고 해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란 법이 없다. 고신에서도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벌써 두 번째로 총회가 파견한 이사와 감사를 거부하는 시도가 공공연히 감행되었다. 이 사실은 고신에서도 이사회가 패싸움을 하고 총회총대들까지 분열하여 편들기를 하는 정치싸움이 일어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심각하게 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번에 몇몇 장로 이사들이 오병욱 목사의 감사 승인을 거부한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4월에 임기가 끝나는 이사들이 이사장을 선임하려 했을 때 감사들이 그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함으로써 자신들이 의도한 일이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총회 때에도 일부 장로 총대들이 오 목사의 낙선운동을 벌였었다. 이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오목사가 재선이 되자 이제는 이사회에서 부표를 던져 그의 감사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감정적 정치행태를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정치풍토가 자라기 전에 확실한 조처를 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데 길이 들면 나중엔 고려학원을 온통 정치싸움장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회임원회는 속히 운영위원회를 소집하여 이사회로 하여금 총회에 순종하도록 지시하고, 동시에 총회에 불순종한 이사들을 색출 조사하여 엄중하게 징계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관을 수정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것이 안 되면 총회가 내부적으로 특별법을 제정하여 이사들이 총회를 불복하는 일을 근절시켜야 한다. 고려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교 그리고 복음병원은 총회의 직영기관들이다. 그런데 총회산하에 있는 이사회가 재단인 총회가 세운 정책이나 지시사항을 거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본주의가 교회 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교회는 인간놀음의 장소로 변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나라의 일을 악한 정치로 훼방할 수도 있다. 근년에 와서 고신총회는 패거리 정치가 비교적 많이 진정되었고 탈정치화의 조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조짐들을 가꾸어가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순종하기보다 정치적인 파당을 쫓아 행하는 일들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신상현 총회장의 영적인 리더십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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