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회 2016년 봄 학술대회 개최

개혁신학회(회장 이상규 박사) 2016년 봄 학술대회가 한국교회와 신학 교육을 주제로 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총신대학교 제2종합관 카펠라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개회예배에 이은 김길성 박사(총신대 신대원)신학 교육의 의의와 필요성'이라는 주제발표, 그리고 총 12개 분과 논문 발표순으로 진행되었다.

▲ 2016 개혁신학회 봄 학술대회 현장

신학과와 신대원의 중복 과목 시간 갈수록 증가

특별히 송영목 교수는 고신대학교 70 주년을 맞아 신학 6년 연계 교과과정의 필요성: 고신대학교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송 교수는 한국의 경우 학부에서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이 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 과정에서 3년간 속성으로 수학 후 목회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한국교회의 다양한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하면서 신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신학 6년 교과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1946고려신학교 설립취지문에 담긴 신학과와 신대원의 연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연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증거로 신학과와 신대원의 중복 과목이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과목명이 다르다 해도 내용면에서 유사한 과목들이 많아 신학과 출신 신대원생들의 학습의욕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송 교수에 의하면, 비신학과 출신 신대원생들이 3년 동안 106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신학과 출신 학생들은 96학점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어 10학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학부에서 전공필수를 60학점 이수한 신학과 출신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서, 신학과 학생들과 비신학과 학생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힌다.

▲ 발표하는 송영목 교수

신학과와 신대원의 과도한 중복 교과과정으로 인한 손실 줄여야

이런 상황은 고신대학교 만이 아니라 총신대학교도 가지고 있고 한국의 신학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한다. 송 교수는 신학과와 신대원의 6년 연계 과정을 오래 전부터 운영 중인 외국 개혁주의 신학교(노스웨스트대학교, 아플도른신학대학교)의 교과과정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아공 노스웨스트 대학교 포체프스트롬캠퍼스의 신학과와 신대원은 중복되는 과목이 하나도 없다. 네덜란드 아플도른 신학대학교는 학부 3년 동안 성경언어 고전어 과정이 단기속성이 아니라 장기과정으로 편성되어 있고 학부 고학년에 라틴어를 배우도록 되어있다. 학부 교과는 신학을 위한 기초과정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에 신대원 교과과정은 보다 전문적이고 실천적으로 편성되어서 현장목회와 신학의 간격을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송 교수는 구체적으로 신학과와 신대원의 과도한 중복 교과과정으로 인한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원 3년 속성과정이 아니라 6년 심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송 교수는 신학 지원자가 급감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신대원과 신학과의 협력은 절실하다고 밝혔다.

평가: 근본적인 환경의 차이로인해 해외 신학교의 교과과정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총신대 정승원 교수는 논평을 통해 송 교수의 연구에 깊이 동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 신학대학교와 한국의 신학대학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해외 대학의 교과과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전했다. 예를 들어 학생의 수가 절대적으로 차이 나고, 신학과 내에도 신대원 진학을 위한 과정과 일반학문의 기초역할을 감당하는 과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학부에서의 인문학 중심의 신학과 교육도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크리스천 인문학자라도 개혁신학은커녕 전혀 성경적이지 않은 내용을 가르치는 경우도 많다. 한 마디로 제대로 된 교수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 논문 발표회 현장: 좌로부터 유선명, 송영목, 정승원 박사

교과과정의 통폐합, 각 전공 교수들이 자신들의 담당 과목 내려놓아야 가능

발표 후에 유선명 박사(백석대)의 사회 진행된 토론에서 어떤 참석자는 학생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한 학부 신학과의 존폐 문제 때문에 나온 연구가 아닌가? 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또한 남아공과 화란의 신학대학들에서 Th.M. 과정을 1년 커리큘럼으로 짜 놓고 있지만 1년에 마치는 학생은 극히 드물고 평균 3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년수가 문제가 아니라 훈련 내용이 문제이고 신학교육의 질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토론에 참여한 고신대 조성국 교수는 학문 분화별 신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부에서는 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통합적 신학교육 중심의 교과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발표 후에 형식적인 토론으로 끝내기에 급급한 다른 학회와는 달리 오랜만에 진지한 토론이 오간 학회 현장이었다. 토론 끝에 몇몇 학자들은 신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교과과정의 통폐합이 중요한데, 이는 각 전공 교수들이 자신의 담당과목들을 내려놓아야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독자들을 위한 송영목 교수 발표논문의 요약본이다.

 

신학과와 신대원의 6년 연계 교과과정 실천으로

신학교육의 비정상화를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송영목·정찬도(고신대학교)


신학교는 기본적으로 교회를 위해서 존재하기에 목양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신학 교과과정에 있어 미흡한 면이 적지 않으며, 한국교회 문제의 근원에 신학교육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공개적 반성이 일어났다. 한국의 경우 학부에서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이 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 과정에서 3년간 속성으로 수학 후 목회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한국교회의 다양한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신학과 출신들이 신대원에서 심화된 연계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손실인데, 고신을 포함하여 많은 교단신학교들에게 숙제로 남아있다.


1. 고신대 신학과와 신대원의 교과과정의 불연속성으로 인한 문제

1982년 고신대학교 신학과가 부산 송도캠퍼스에서 부산 영도본부로 옮긴지 34년째인 현재까지 1946고려신학교 설립취지문에 담긴 신학과와 신대원의 연계 교육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1998년에 신대원이 송도캠퍼스에서 천안으로 이전하여 연계 교육의 가능성은 더 소원해 졌다. 연계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신학과에서 이수한 많은 과목이 신대원에 중복 개설되기에 신학과 출신들의 학업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80%에 달하는 비신학과 출신에 초점을 둔 신대원 교과과정 상, 신학과 출신들이 심화된 과정을 기대하기 어렵게 보인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신학과 출신이 계속하여 피해를 입고 있으므로, 신대원 교육 과정의 근본적인 변화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신학과와 신대원의 중복되는 전공 과목은 1950년대 5과목, 1960년대 5과목, 1970년대 10과목, 1980-1981년에 8과목으로 점증했다.

현재 신대원의 졸업 필수 학점 요건으로 비신학과 출신이 106학점이며, 고신대 신학과 출신은 96학점이다. 신학과 학생들은 학부 4년 동안 전공과목을 최소 60학점 이상 이수함에도 불구하고 단 10학점만 신대원에서 인정을 받는 셈이다. 즉 한 학기 과정의 학점도 되지 못하는 학점만 인정받는 것인데, 10학점은 매학기 1과목만 더 수강하여도 3년 과정 안에 충분히 이수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다.

 

구분

구약학

신약학

교의학

역사신학

윤리학

실천신학

선교학

비신학과 출신

20

19

14

12

5

20

5

신학과

출신

17

16

11

9

3

20

5


아래의 표는 신대원 전공과목 이수 학점을 보여준다:신학과 출신이 신대원에서 새로 이수하는 전공과목 학점과 비율은 아래와 같다:

 

구분

구약학

신약학

교의학

역사신학

윤리학

실천신학

선교학

학 점

5

5

11

3

2

18

2

과목수

2

2

4

1

1

8

1

비 율

34%

32%

100%

33%

67%

90%

40%


신학과 출신들은 신대원에 진학하여 3년 동안 성경분과와 역사신학에서는 단 한 과목씩만 새로운 과목을 접하게 된다. 물론 제목이 같을지라도 다른 교수에게 배운다는 신선함과 강점을 가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전달 내용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동기가 결여된 상태에서 강의를 수강하게 되며, 이는 마치 중복 학점 이수로 여겨진다.

신학과 출신들은 실천신학과 교의학 분과에서만 새로운 신학 지식을 많이 접하게 되며, 이를 제외하고는 타 분과에서는 3년 과정 중에 1-2과목씩만 새롭게 접하게 된다. 신학과 출신들은 졸업 학점인 96학점 중 반이 체 되지도 않는 46학점만 새롭게 배운다. 즉 전체 학점 중 새로운 과목은 약 48% 밖에 되지 않으며, 그 중 약 43%가 실천신학 과목이다.

고신대학교 신학교육 연계의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크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고신대 신학과와 신대원의 신학 교육에 있어 체계나 연계성이 매우 약함으로 인해 고신대 신학과와 신대원의 신학 과목의 중복 개설이 문제로 나타난다. 교과 과목 자체만 놓고 볼 때 어느 학교가 학부인지 아니면 대학원 과정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중복 개설되어있다. 몇몇 과목의 경우 신대원보다 학부에서 보다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2) 중복 개설 과목으로 인해 고신대 신학과 출신 학생들이 신대원에서 학습 동기를 상실하게 된다. 이미 학부에서 이수한 과목의 내용을 다시 신대원에서 수강하게 되어 교육의 반복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고등교육에서 대학원 3년 내내 동일 혹은 유사한 내용의 전공 수업을 이수한다는 것은 석사과정의 취지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로운 신학 지식과 배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게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학업의 동기 상실 및 신학 공부에 대한 부정적 자세를 유발할 수도 있다.

위의 두 가지 문제는 고신대 신학과와 신대원의 교과과정에 대한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밝혀졌다.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기간: 2015. 7. 7-8. 17)를 통해서도 연계과정이 시행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고신대 신학과를 졸업 후, 신대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수료한 전국의 현직 강도사와 목사 102명의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고신대학교 신학과와 신대원 과정을 이수한 전체 응답자 102명 중 89%가 교과 과정의 개편이 필요성을 느끼고, 50%가 유사과목 통폐합을 개편 시 가장 보완되어야 할 내용으로 보았다. 학부와 신대원 교과 과정을 모두 경험한 현직 목회자들의 의견이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겨진다.

 

2. 신학 6년 연계 교과과정 수립과 실천은 어렵지 않다.

신학과와 신대원의 6년 연계 과정을 오래 전부터 운영 중인 외국 개혁주의 신학교(노스웨스트대학교, 아플도른신학대학교)의 교과과정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 이들 학교의 경우 학부와 신대원의 교과목은 중복되지 않는다. 학부 과정에서 성경원어 교육과 신학 개론적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학부 과정에서 신대원 교과과정을 위한 각 신학 분과의 배경 혹은 기초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다. 필요시 학부 과정에서도 각 분과의 각론을 수학하며, 나머지 부분을 대학원 과정에서 배우게 된다. 신대원 교과과정은 보다 전문적이고 실천적인 과정에 집중되어 있어, 현장 목회와의 간격을 최소화하도록 편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고신대 신학과와 신대원의 6년 연계 교과과정을 어떻게 재편성할 수 있을까?

1. 신학과 4년 과정

학부 3년 그리고 신대원 3년 총 6년 동안 연계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 중인 노스-웨스트대학교와 아플도른신학대학교의 교과과정을 참고하여, 한국에서 신학과 4년은 신대원의 심화된 학습을 위한 기초 교과목 중심으로 개설하면 된다: 1학년은 교양과 현대 언어, 2학년은 철학, 고전어, 성경 언어, 3학년은 성경 언어와 성경 개론, 그리고 4학년은 성경 원문 강독과 기초 교리와 신조. 고신대 신학과에 개설된 전공 관련 36과목 중 13개가 성경 언어와 신구약 관련인데, 28%를 차지하기에 비율이 현저히 낮지는 않다. 이와 연관된 교과과정은 츠빙글리가 1525년에 설립한 최초의 개혁신학교인 예언학교’(Prophezei)의 커리큘럼인데, 성경 원문에 근거한 주해와 설교가 중심 교과목이었다. 하지만 성경 언어와 주해 과목에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그 지식이 설교와 목회로 실제로 연결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2. 신대원 2년 과정

신학과와 신대원의 과도한 중복 교과과정을 감안할 때, 6년 연계를 통해서 신학과 출신의 수업 연한을 1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신학과 출신 신대원생은 1-3학기에 성경 각 권의 석의와 성경신학에 근거한 설교실습, 실천신학, 교리, 교회사를 이수하고(그리고 목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다루는 과목), 4학기에는 졸업 논문을 작성하게 한다. 만약 신학과 출신이 신대원에서 3년 동안 수학한다면, 아플도른신학대학처럼 마지막 학년은 논문을 작성하게 함으로써 일정 수준을 갖춘 경우 신학석사(Th.M.)학위를 수여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3. 비신학과 출신은 신대원 3년 과정(신학과 3, 4학년 기초 필수 과목 이수)

비신학과 출신은 신대원의 3년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신대원 과정을 신학과 출신이나 비신학과 출신이나 동일하게 2년 과정으로 운영해야 한다면, 비신학과 출신은 학부에 개설된 기독교철학, 성경 언어, 그리고 성경 장르별 개론 중심의 전공과목을 1년 동안 이수하여 보충하면 된다. 더불어 신대원과 교회의 괴리감을 줄여 현장성과 경건을 배양하는 교과과정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오고 있으며, 목회현장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슈에 대한 교과목도 필요하다.


나가면서

한국 교회의 위기를 타결하기 위한 해법의 첫 단추는 신학과와 신대원의 과도한 중복 교과과정이라는 신학교육의 비정상화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바로 잡는 것이다. 개혁신학적 소양을 건실하게 갖춘 영혼의 의사인 신실한 목회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신대원 3년 속성 과정이 아니라, 오랫동안 연계과정을 시행해온 서구 개혁교회가 운영 중인 신학교처럼 6년 동안 심화된 신학 훈련이 필요하다. 신학지원자가 급감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신학과와 신대원의 협력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기존의 신대원 교과과정은 물론 신학과 교과과정의 개편도 불가피하다. 신학교육의 비정상화를 바로 잡는데 신학과, 신대원, 총회, 교회의 협력이 시급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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