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강단을 지킨 최성훈 목사. /천헌옥
위암 수술하고 치료를 받고 완치되었다고 했는데
3년 후 재발하여 다시 투병의 길에 선 최목사는
긴긴 시간을 암과 싸우며 목회의 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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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한 교회를 지키기 위해 성경을 들 힘조차 없어질 때까지
그는 병원에서 외출 허락을 받아가며 주일 강단에 섰다.
올해 2월 말까지 그렇게 버티다가 3월부터는 결국
병상에서 일어날 수 없었고 4월19일 주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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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웅창교회의 후임으로 왔을 때 만났던 최목사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던 때는 지난해 10월 말경이었다.
수년 전 인천 영종도에서 개척을 시작했다 발병하고
투병하다 치료받고 다시 재발하였다는 것을 뒤늦게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되어 알게 되었고 우리 부부는 즉각 그에게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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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선고가 떨어졌다면서도
강단에서는 멀쩡한 모습으로 예배 인도를 하고 내려와서 우리를 알아보고서는
참으로 반갑게 맞아주었던, 그때만 해도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한 모습을 보인 그가
그렇게 쉽게 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힘이 남아있는 동안 강단을 지켰고 주의 종의 자리를 충성스럽게 잘 감당하였다.
실로 오늘을 사는 목회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마지막의 모습이었다.
필자는 송영진 전도사가 전하는 그의 마지막 주일의 모습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래 최성훈 목사의 페이스북에서 발췌)
지난 2월..예배를 위해 강대상에 오르시면서..설교 때 보시던 큰 성경을 놓치셨다...
목사님은 "영진아..성경이 왜 이렇게 무겁냐..아..."
난 힘없는 목사님의 표정을 읽었다..
"목사님..다이어트를 너무 많이하셨어요..살 좀 찌셔야죠...
아직도 초딩 입맛이시니까"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목사님은 나의 넉살을 좋아하셨다...늘..아픈사람 취급하지 않는..
내가 고등부 SFC 때 그 모습으로 대하는 걸 좋아하셨던 목사님..
그때 처럼 농담도 주고 받고..투병의 시름을 잊으시려 했던 목사님이셨다는 걸..
눈빛으로 알 수 있었던.....
그런데 목사님이 농담을 안 하셨다..대꾸가 계속 진지하기만 했다..
"영진아..이 성경 들고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을까. 내가 이 성경 안쓰면 그냥 너 가져"
짧은 순간이지만 그 상황이 어색했다.
그리고..그 날 설교가 목사님의 고별 설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