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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회를 파괴하려고 하나?
  •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
  • 승인 2007.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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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건축 현장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땅을 깊이 파는 작업이 한참 걸리고 그보다는 빠르지만 건물도 서서히 올라갑니다. 엄청나게 발전한 건축기술이지만 순식간에 뚝딱하고 올라가는 건물을 본 적은 없습니다. 첨단의 장비와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수고의 과정을 거친 후 건물이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게 되는 것입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건물의 외형이 지어진 후에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되는데 그 역시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많은 시간과 많은 공을 들여 세운 건물을 부술 때면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고, 많은 공도 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폭발물을 이용하게 건물을 부수는 기술이 발전한 지금에는 거대한 건물도 순식간에 해체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 광경을 보면(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서일지언정) 장관이긴 합니다만 한편에서는 마음 한 구석이 석연치 않습니다. 공들여 세운 건물도 부수기는 금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리는 건축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적인 것 못지않게 정신적인 면이나 공동체적인 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특별히 교회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적용하고 싶지 않지만 적용되는 것이 현실임을 느끼면서 씁쓸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개척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있겠지만 교회를 세워간다고 하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렵다고는 해도 실상 그것은 견딜 만하고 정작 목회자나 개척멤버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을 세우는 측면입니다. 개척교회 과정을 지내본 후 저는 여러 목사님들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많이 생겼습니다. 저 스스로가 많이 울었었고, 한 사람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었고, 배신감도 느껴보았고, 잠을 못자며 기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구나, 하나님이 돕지 않으시면 단 한 사람도 제대로 세울 수 없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힘들게 세워가던 교회가 분란에 휩싸이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교회는 개척 이후 1000여명이 넘게 모일 정도로 잘 성장해 가다가 얼마 전에 어려움을 크게 겪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떠나고 이제는 200여명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남아 있는 200여명도 참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나간 사람들 중 예수님을 떠난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속상하기도 합니다. 긴 세월 고난을 견디며 세워진 교회가 그렇게 순식간에 타격을 받다니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개혁자로 자처하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건설자로 서 있는가 아니면 파괴자로 서 있는가 이 두 가지를 잘 분별하라는 것입니다. 긴 세월 함께 교회를 세워가려고 하나님 앞에서 눈물과 땀을 흘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개혁을 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너뜨리기는 쉬워도 세우기는 어려운 교회 공동체에 행여 자신의 성급함으로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해 보이는 비판의 말과 행동도 동기와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집니다. 허무는 것에 흥미와 재미를 느낀다면 그는 파괴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겠냐 싶겠지만 있습니다. 인간 본성상 파괴의 성향이 어느 누구에게나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말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비판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개혁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개혁자보다 파괴자가 많아 보입니다. 비판을 함에 있어서 가슴앓이와 충분한 기도의 시간을 통과하지 않은 채 튀어나오는 말과 행동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지라도 하나님은 분명히 아실 것이며 어쩌면 스스로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날카롭게 비판함으로 얻는 카타르시스가 있습니다만 그래서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비판조차 견디지 못하고 발끈하는 분이 있다면 그 동안 자신은 얼마나 더 심한 말들을 쉽게 뱉었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다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자기합리화에 치중하지만 진정한 개혁자라면 자신의 자존심이나 감정보다 전체를 생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런 개혁자들이 더 많이 일어나길 고대합니다.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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