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수 목사(덕암교회 담임)

해마다 7월이면 水菊이 피어납니다. 정열의 붉은 꽃송이로 피어나는 꽃도 있고 푸르다 못해 짙푸른 청보라빛 水菊은 황홀함 그 자체입니다. 꽃다움의 상징인 핑크색 꽃송이도 있고 새 신부의 옷자락 같은 순백의 꽃도 피어납니다.

대부분의 꽃들은 처음부터 꽃의 색깔이 정해져 있습니다. 새하얀 목련, 붉은 진달래, 짙은 가을의 향취를 담고 피우는 국화꽃들, 노란 빛깔의 개나리 추억의 동산에 피어나는 할미꽃 민들레 등에 대해 우리는 그 꽃의 색깔을 미리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水菊은 태어날 때부터 꽃 색깔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름도 水菊, 말 그대로 표현한다면 물국화라는 말입니다. 왜 물이 꽃 이름에 들어갔을까요.

신기한 것은 물의 성분 엄밀히 말하자면 토양의 차이 에 따라서 水菊나무에 있는 안토시안이라는 물질이 토양과 반응하여 꽃의 색깔이 결정이 된다는 것이지요. 산성토양일 경우에는 푸른 색깔의 꽃을 피우고 알칼리성의 토양일 경우에는 붉은 꽃을 피운답니다. 그러니 한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의 색깔이 뿌리가 뻗어 있는 곳의 토양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水菊꽃의 색깔을 보면 그곳 토양의 성분을 알 수도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水菊의 색깔은 우리 인생의 색인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어느 가정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그의 인생은 너무나 다른 길을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일찍이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증조부 때부터이니 벌써 5대째입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집안에 질병이 있어 점을 보니 집 대추나무에 귀신이 붙었는데 예수 믿고 그 나무를 베어내면 낫는다는 용한(?) 점쟁이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하였다고 합니다.

내 삶의 자리의 색깔은 일찍이 하나님께서 정해주셨음을 느낍니다. 내가 이곳 농촌에 머물며 목회의 터전을 잡게 된 것도, 농촌목회에 뜻을 두게 된 것도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믿음의 뿌리에서 다양한 색깔로 꽃 피워 나가는 것을 보노라면 수국은 참으로 우리들의 믿음의 상징같이 여겨집니다.

오늘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부어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아름답게 승화하여 나만의 색깔을 이 땅에 뿜어내는 한 송이 水菊 같은 삶이되길 소망해 봅니다.

2:10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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