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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해] 이 여우와 저 여우 [한국동남성경연구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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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창 기
등록일
2009-03-25 18:10:27
조회수
6765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는 길에 분봉왕 헤롯이 통치하는 갈릴리 지방을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 때에 어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와서 예수님을 죽이고자 하는 헤롯의 음모 계획을 알려주면서 헤롯의 영역을 피할 것을 권고하였다(눅 13:31).

그 때 예수님께서는 “가서 저 여우에게 이르되 오늘과 내일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낫게 하다가 제 삼 일에는 완전하여지리라 하라”(눅 13:32)고 말씀하셨다. 문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번역된 “저 여우(alōpeki ekeinē)”가 헬라어 성경에는 “이 여우(alōpeki tautē)”라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번역본들은 “이 여우”가 아닌 “저 여우”로 번역을 한다.

이것은 분명히 저자의 의도를 무시한 잘못된 번역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저자는 예수님을 죽이려는 헤롯과 선지자들과 예루살렘에 파송된 자들을 죽이려는 예루살렘 사이에 유사점과 차이점으로 두 단락(31-33절과 34-35절)을 약탈자 여우의 이미지로 연결을 시키고 있다.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이 여우”(헤롯)는 예수님을 죽이려는 계획은 하였지만 실제로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과 내일이라는 삼일 길을 가야 만날 수 있는 “저 여우”(예루살렘)는 선지자들과 예루살렘에 파송된 자들을 죽인 것처럼 예수님을 죽일 것이다.

예수님은 암탉이 제 새끼를 날개 아래 모으는 것처럼 예루살렘의 자녀들을, 그들을 죽이려는 약탈자로부터 수없이 보호하려고 노력하셨다. 여기서 예루살렘의 자녀들을 약탈하려는 약탈자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독자들은 그 약탈자의 이미지를 흔히 병아리를 약탈하는 여우, 즉 앞 단락에서 예수님이 언급하신 헤롯의 이미지로 이해하여야 한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병아리를 약탈하고자 집요하게 달려드는 여우와 맞서 있는 암탉으로 비유하면서 예루살렘의 자녀들을 약탈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그들을 모으려 얼마나 자주(posakis) 간절히 열망하셨는지(ēthelēsa)를 말씀하시고 있다. 예수님의 이러한 열망은 결국 예루살렘의 자녀들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기(ouk ēthelēsate) 때문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독자들은 약탈자 여우의 이미지로 이 두 단락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지 못하면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헤롯을 단지 교활한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예수님이 여우라고 말씀하셨다고 이해함으로 의미 없는 이해를 하게 된다.

정연해(Th. D.)
작성일:2009-03-25 18:10:27 119.64.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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