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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의 부활절기사[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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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창 기
등록일
2011-04-26 16:37:22
조회수
7744
어제 부활절을 맞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2011 한국교회 연합예배'에서 이신웅 신길성결교회 목사는 "교회가 세상을 선도하고 희망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교회 문제들로 인해 세상에 걱정을 끼쳐 드린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종교가 행복과 화해의 도구가 아니라 분열과 불행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사회 일각의 지적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수 부활의 영광을 기리는 날 교계 지도자들 입을 통해 한국 기독교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참회의 말을 들어야 하는 신자와 국민 마음은 무겁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부활절을 앞둔 22일 신도들 앞에 그간 이 교회와 관련 기구 운영을 둘러싸고 가족 간에 빚어졌던 분란에 대해 무릎 꿇고 눈물로 사과하고, "제가 할 일은 다 끝났다"고 했다. 평생을 바쳐 순복음교회를 신도 46만명의 세계 최대 교회로 키워낸 노(老)목사가 오죽했으면 무릎 꿇고 사과하는 상황에 이르렀을까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교회는 세파(世波)에 상처입은 수많은 영혼들을 낮은 곳에서 겸허한 자세로 구원의 길로 이끄는 어버이 같은 존재여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는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고 다독이는 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게 됐다. 교회 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목회자 간 폭력사건으로 발전하는가 하면 한국 최대의 교회 연합단체에서는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교회가 교세(敎勢)를 믿고 세속에 군림하고 참견하는 일도 잦아졌다. 교회 어른이 자기들이 추구하는 노선과 다르다며 어른의 발언을 '궤변'이라고 몰아세운 일도 있었다. 종교계가 언제 어떤 사회 갈등을 또 불쑥 불러올지 국민들은 조마조마할 뿐이다.

이신웅 목사는 "지금의 기독교는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목적이 아니라 '나의 영광을 위한 교회 성장'이 목적이 돼 많은 교회들이 쇠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어느 종교든 본분을 벗어나면 신자의 참을성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년 부활절에는 한국 교회가 올해와는 다른 메시지를 신도들과 국민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작성일:2011-04-26 16:37:22 110.14.23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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