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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 세 자녀 사망" 사건에 나타난 성경해석학적 오류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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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업
등록일
2012-02-24 15:03:45
조회수
7691
"전남 보성 세 자녀 사망" 사건에 나타난 성경해석학적 오류 2가지

"전남 보성 세 자녀 사망" 사건에서 등장한 2개의 성경구절이 있다. 신약구절 하나와 구약구절 하나가 각각 사용되었다. 하나는 "유대인들에게 40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고린도후서 11:24절)라는 신약구절이며,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를 훈육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 (잠언 23:13-14)는 구약의 구절이다. 이 말씀에 근거하여 "박씨 부부는 이틀에 걸쳐 허리띠와 파리채로 자녀들을 각각 39대씩 (40에 하나 감한) 모두 4번을 폭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박씨 부부의 이러한 행위는 성경에 대한 정교하고 전문적인 해석행위는 없었을지라도, 그 행위 자체는 일종의 "해석행위"의 결과이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성경해석학' (biblical hermeneutics)적 오류가 2가지 자리잡고 있다. 하나는 '성경의 문자주의' (Biblicism)의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성경의 관주적 연결' (referential connection)의 문제점이다.

박씨 부부는 성경의 문자 그대로 자녀교육과 훈육의 방식에 위의 두 성경구절을 적용한 경우이다. 그리고 성경해석학에 있어서 '관주적 차원' (referential dimension)으로 결합시키는 해석학적 방식은 성경 각 구절이 처한 문맥 (context)과 확장된 정경적 문맥 (intertextual context & intratexual context) 안에서 문학적, 신학적, 역사적인 총체적 의미를 찾는 것을 무시하고 무조건 동일한 단어나 표현이 있다고 함께 연결하여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이것은 '믿음의 유비' (analogia fidei 또는 regula fidei)와 '성경의 유비' (analogia Scriptura)를 오용 및 왜곡시키는 해석학적 방식이다.

박씨 부부는 자녀훈육을 위해 '채찍' (매질)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잠언 23:13-14절과 고린도후서 11:24절의 두 본문을 문맥과 상관없이 관주적 연결에 바탕을 둔 해석학과 그 적용의 오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종교개혁자가 언급한 "성경이 성경을 해석하는 것" (scriptura scripturam interpretatur)의 방식도 아니며, Kevin Vanhoozer의 "thick interpretation"도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계시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충만한 의미" (sensus plenior; fuller meaning)를 찾는 방식은 더욱 아니다. 이러한 해석학적 오류는 오늘 날 해석자들과 성경의 독자들이 너무 쉽게 범하는 해석학적 오류이다. '의미했던 것' (what it meant)과 '의미하는 것' (what it means)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원의 '간격'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본문에다 해석자가 의도하는 어떤 것을 집어넣는 ‘첨해’ (eisegesis)이지 ‘주해’ (exegesis)는 아니다.

이러한 첨해는 건강한 해석학적 방법이 아닌 줄 알면서도, 또는 해석자와 설교자들이 잘 알면서도 “쉬운 방법” 또는 “편한 방법”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범하는 오류이다. 이러한 첨해는 ‘해석자의 치매’ (dementia)이며, ‘본문에 대한 침해’ (defilement)이다.
작성일:2012-02-24 15:03:45 175.199.24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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