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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단풍의 고백 **

닉네임
임성락
등록일
2012-11-03 12:04:54
조회수
4011
** 단풍의 고백 **


임 성 락


연연(年年)이
겨울 그 차가운 고추바람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게 하셨음을 감사합니다.

***

보름달도 얼어붙은 밤
온 산야를 휘젓는 북풍한설(北風寒雪) 속에서도
꺾이지 않게 하셨음을 감사합니다.

***

눈부시게 따사로운 아지랑이 피는 봄날
살며시 눈뜨고 기지개 켜며
요리보고 저리보고 자라게 하셨음을 감사합니다.

***

날마다 빛깔 곱고 촉감 좋은 치마저고리로
수채화(水彩畵) 속의 여인처럼
밤낮으로 단장해 주셨음을 감사합니다.

***

날이면 날마다 따뜻한 빛을 입고 자라게 하시고
때로는 산천을 휘젓는 폭풍 속 소낙비를 맞아도
오히려 춤추며 노래하며 살아오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

깊어가는 가을 오늘도 한 날
천자만홍(千紫萬紅)으로 갈아입은 나를 보고
사람마다 저 나름의 찬사를 발합니다.

***

오래잔아 된서리가 내리면
그 많은 날을 한 날같이 돌봐 주신 은총을 노래하며
후회없이 한 평생을 살게 하신 당신께 마지막 춤을 추며 돌아가렵니다.
작성일:2012-11-03 12:04:54 123.248.19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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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목사 2012-12-26 15:57:51
참으로 깊은 의미와 아름다운 시입니다. 저는 목사님께서 충무 도남교회 시무 하실 때 충무제일교회 전도사로 있었읍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이렇게 목사님의 시를 읽으며 목사님을 직접 대하는 기분이 듭니다. 저도 코닷에 시를 종종 올리고 있습니다. 충무에 있을 때부터 취미로 시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고 좋은시 많이 올려 주십시요.
임성락 2012-11-12 21:51:09
황 박사님은 저의 연인 같은 분입니다. 미국으로 남아공으로 유학가셨을 때 부산kbs 정오의 음악편지 시간에 황 목사님과 함께 듣고 싶다고 하이든의 천지창조 전곡을 신청했더니 분량이 너무 많아서 3일에 나누어 전파를 띄어준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받아서 녹음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이네요.
황 박사님은 우리 동기의 자랑이요 영광입니다. 또한 고신의 얼이요 보배입니다. 더욱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만년 청춘으로 진리의 세계를 독수리처럼 사시기를 축원합니다.
황 창 기 2012-11-04 16:30:00
우리 반의 맞형 임 목사님! 낙엽처럼 감사하시는 모습으로 좋은 본을 시로 드러내 주시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