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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단이 환자권리장전 제정 배경에서 배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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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등록일
2014-01-26 09:07:45
조회수
3808
논지와 제안을 위해 할 수 없이 내용이 좀 길수 있으니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헌번 제10조 행복추구권에 근거하여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보건의료기관에서 존중하고자 국내외 모든 병원은 환자권리장전을 선포하였습니다. 핵심내용을 요약하자면, 인간의 존엄성에 입각해 치료받은 권리,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내가 가진 질병에 관해 알아야 할 권리,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라도 내가 선택할 권리, 진료기록에 대한 비밀을 보장받은 권리 등입니다. 미국에는 여기에 응급실에 방문할 권리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상식이 되기까지는 인식의 변환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환자와 의사가 가진 의학지식의 차이(gap)가 너무 크기 때문에, 처음에는 의사의 행위를 환자는 무조건 따라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를 성직자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로마카톨릭시대를 빗대어 붙여진 이름같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초반에 사회 전반에 공감과 존중이라는 개념이 확대됨에 따라, 환자와 의사 사이의 의학 지식과 기술의 불균형이 있다는 할지라도 환자가 모르면 쉬운 용어로 설명을 해서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에 환자의 의사를 묻는 쪽으로 바뀌었는데, 이를 shared decision making이라고 한다. 시간이 흘러, 미국 같은 선진국도 (물론 그 이전에도 각 병원마다 여러 형태로 가지고는 있었으나) 1997년 3월에서야 비로소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의료환경, 소비자보호와 질(quality)에 관한 자문위원회 창설하여, 환자권리장전 요구하였고, 그해 11월에 환자권리 및 책임 장전 발표하면서, 1998년 2월: 보건복지부, 노동부 및 인권위를 통해 환자권리와 책임을 적용토록 지시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더 빠른데, 우리나라는 1986년 국가도 아니고 의사협회도 아닌, 소비자를 위한 시민의 모임에서 최초로 이슈화 시켰고, 1990년에는 의료사고가족협의회를 만들어 환자권리를 주장했으며, 1993년 전국 여러 병원 중에 그래도 대표적인 기독교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연세의료원이 환자권리장전을 최초로 선포하였습니다. 이후 4년이 지난 1997년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의사윤리강령을 제정하게 되었지요. 그렇다면 의사집단이 윤리강령이 없다고 윤리적으로 환자를 돌보지 않는가??? 그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성직자 수준의 윤리를 요구하는 집단,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필요한 집단은 자체 정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집단은 집단 내 비윤리적인 사람이 있으면, 사안에 따라 자체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협회나 교단은 징계권을 가지고 있겠지요. 환자권리장전 제정의 목적은 소비자의 확신 강화, 중요성을 재차 공지, 중요한 역할을 재차 선언입니다.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목사님도 마찬가지 입니다. 설교표절하면 안된다.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제외하고는 교단차원에서 설교표절, 교회세습 등이 포함된 목회자 윤리강령 선언에는 아직도 인색합니다. 다시말해 교회가 세상보다 뒤쳐져 있다고 느껴집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우리 교회 사건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saylee@pnu.edu
작성일:2014-01-26 09:07:45 218.146.13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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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6 19:47:27
여튼 푸교수님의 말씀은 참으로 도전이 됩니다.
장차 목사가 되면... 꼭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giabba 2014-01-26 16:55:27
맞습니다. 이번 일은 목회자 뿐 아니라 저 자신을 포함한 성도도 똑같은 수준으로 책임이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사도바울의 설교조차 그 말씀이 사실인가 하여 신중하게 접근한 뵈레아 사람들을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독수리 같은 눈만 아니라 사모하는 심령으로
2014-01-26 13:03:12
교회가 세상보다 뒤쳐저 있다는 것... 요즘들어 참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글의 핵심 역시 참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교회가 세상을 따라가야 하며 세상보다 앞서나가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만..(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그러나 교회가 세상보다 더 악하고 더 더럽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드네요.
코닷에서 이슈되고 있는 대구의 어느 교회 사건만 해도 그렇지 않나요..

허나,,, 책임부분에 대해서는 조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목사의 탓 만도 아니며, 장로나 성도의 탓만도 아닌,,, 모두의 탓인것 같습니다.

마치,,,신약이 있으니 구약은 필요없다..혹은 구약보단 신약이 우월하다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구약의 모든 것을 완성하셨으니 더이상 도덕법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 회중의 모임이 어떠한 마음과 자세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는가를 말씀을 되짚으며 회개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