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 루마니아의 교훈

신요한 전도사(새언약교회 전도사, 코닷 수습기자)

- <교회교육은 지금> 1편: 신학교육과 이데올로기

- <교회교육은 지금> 2편: 무너진 한국 교육의 실태

- <교회교육은 지금> 3편: 한국교회/신학교의 교육, 종교개혁 정신에서 길을 찾다

 

포르투갈 역사를 통해서 본 독재정권의 우민화

1932년에 경제를 살린 공으로 포르투갈의 101대 총리로 임명된 안토니오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António de Oliveira Salazar)는 그 다음 해에 '이스타드 노부'(Estado Novo)라는 체제를 도입하고 1당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그는 1당 독재채체를 구축하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을 의식하여 우민화정책을 실시했다. 그로 인해 포르투갈의 문맹률은 40%에 달하게 되었고 덕분에 시민들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었다. 우민화 된 시민들을 군사를 앞세워서 폭압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살라자르는 36년간 독재를 하게 된다. 또한 그의 반산업화 저개발 정책에 수 많은 포르투갈 시민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반면 주변 유럽국가들은 산업화로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때문에 많은 포르투갈 시민들은 일자리를 찾으려고 포르투갈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살라자르는 휴가 중에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게 되고 의식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총리 자리에서 부득이하게 해임을 당하고 다른 총리가 선출되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얼마 후 살라자르는 의식을 회복했다. 의식을 회복한 것이 다행이면서도 다소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미 새 총리가 선출되었으므로 총리 자리에 복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의 측근들은 그가 자신이 해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일어나는 혼란을 막기 위해 그를 속이기로 작정했다. 포르투갈 판 ‘트루먼 쇼’가 시작된 것이다.

측근들은 그에게 기존 집무실 건물에 이상이 생겨서 남부 휴양지에 가짜 집무실을 마련해 놨다고 속였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가짜 총리로서의 업무를 하게 되었다. 측근들은 가짜 서류, 심지어 가짜 신문까지 그에게 보여주면서 그가 스스로 총리라는 사실을 믿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죽을 때까지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사저 밖을 나가지 않는 폐쇄적인 사생활을 하는 사람이었고 해외를 한번도 나간적이 없어서 세계 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없었다. 그래서 속이기가 쉬웠던 것이다. 우민화 정책을 하다가 본인이 우민화가 되어버린 셈이다. 

안토니오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António de Oliveira Salazar) (1889~1970) / 임기: 1932년 7월 5일 ~ 1968년 9월 25일

한국교육의 우민화

살라자르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산업화 역사를 부정하고, 일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정권에 반대하는 국민을 압제하고, 기업은 대한민국을 떠나고 있다. 국민들은 이승만이 그렇게 국민들이 개화되어야 한다고 외쳤던 시대인 구한말로 다시 우민화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교육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를 의식한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했었다. 국정교과서를 추진했을 당시 국/검정 혼용이었기 때문에 공교육 교사들은 국/검정교과서의 내용을 취사선택해서 가르칠 자유가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재정권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여론의 비난이 매우 거셌다. 반면 2019년 6월에 교육부가 2018년에 초등학교 6학년 국정 사회교과서 수정 과정에서 집필 책임자도 모르게 교과서 내용을 대거 바꾸고 합법적인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것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여론은 박근혜 정부에 비하면 비교적 잠잠하다.

우리는 살라자르를 통해 한국정부가 초등교육에 손을 대는 행위는 다음세대의 '우민화'와 다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에 손을 대는 현재 정부, 그것도 국정교과서 폐지에 만족하지 않고 초등교과서에도 불법적으로 수정하여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도록 했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가 우민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우민한 정부는 살라자르처럼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세력을 두지 않아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라자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민화 정책을 펴는 정권은 우민화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정부에게 '벌써' 우민화 된 정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이 서울에서 안보 회의를 한국 없이 진행한 것, 필리핀과 인도도 참여한 미국 주도 연합훈련도 한국을 빼고 한 것,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일본과의 정상회담도 일본측의 일방적인 ‘손절’로 무산된 것, 한일관계도 최악인데 정부가 짝사랑하던 중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은 것, ‘발틱’을 ‘발칸’이라고 표기해서 주한 라트비아 대사관을 분노하게 한 것,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로 표기한 것, 그리고 스페인 외교 행사에서 구겨진 태극기를 걸어 놓는가 하면,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고, 음주가 금지된 이슬람 국가 브루나이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벨기에에서 열린 ASEM 회의에서 승강기를 타지 못해 단체사진 촬영에 불참하기도 했고, 이 외에도 수도 없이 많다. 특정 이념을 국민에게 주입하려고 시도하는 정부의 실체이다.

교육부 무단 초등교과서 수정 사건 관련 미디어펜 카드 기사

루마니아의 역사, 교회가 유일한 대안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45년 루마니아가 소련의 간섭을 받기 시작한 이후, 루마니아 공산당은 소련의 도움으로 집권여당이 되었다. 공산당이 권력을 가지자 교회를 핍박하기 시작했다. 공산당의 핍박 속에서 믿음을 지켜낸 그리스도인이 있었으니 얼마 전까지 "순교자의 소리"(www.vomkorea.com)에서 무료로 방영한 영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의 실제 주인공 리처드 웜브란트(Richard Wurmbrand)목사이다.

웜브란트 목사는 1945년 루마니아 공산정권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4000명의 성직자 회의에서 유일하게 공산당을 반대하며 복음을 증거했다. 그는 1948년 투옥되었다가 1956년 잠시 석방되고 다시 1959년부터 1964년까지 다시 투옥되었다. 루마니아 공산당은 각종 고문으로 웜브란트 목사를 배교시키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신앙을 지켰고 석방된 후 1967년에 <순교자의 소리>를 설립하여 공산당에 핍박받는 지하교회를 돕는 일을 해왔다. 공산당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 땅에서 복음의 씨앗이 조금씩 태동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루마니아 공산당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Nicolae Ceausescu)가 정권을 잡게 된 1965년 이후 더욱 무자비한 독재와 권위주의적인 정당으로 나아갔다. 차우셰스쿠는 민족적 공산주의와 신 스탈린주의 노선을 표방하면서 루마니아의 전제적 지배자로 군림하였다. 하지만 차우셰스쿠의 독재정권은 1989년 민주화 혁명으로 무너지게 된다. 민주화 혁명의 시작은 티미쇼아라 지방의 한 개혁교회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라슬로 퇴게시(Laszlo Tökes) 목사는 설교할 때마다 공산주의의 실상에 대해서 외쳤고 그의 설교를 들으려는 회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의 견제를 받게 되었고 결국 라슬로 목사를 추방했다. 이 소식을 들은 티미쇼아라 시민들이 반발했고 결국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가 일어나자 군대가 시민들을 향해 발포를 했고 사망자가 발생하자 민중은 분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주화 시위는 티미쇼아라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군부마저 시위대에 동참하자 우여곡절 끝에 차우셰스쿠 부부는 붙잡혔고, 1989년 성탄절에 챠우셰스쿠 부부는 독재정권에게 원한에 사무친 수 백명의 병사들로부터 총살 당했다. 이 모든 과정이 생중계 되어서 차우셰스쿠는 가장 수치스럽게 몰락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게 되었다. 물론 혁명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온전하지 않아서 지금 루마니아 정치는 민주화를 위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재정권으로부터 억압 받은 신앙의 자유를 회복한 데에는 고난 중에도 믿음을 타협하지 않고 순교자의 정신으로 진리를 끝까지 수호한 그리스도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가 있다.

차우셰스쿠와 김일성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정부가 우한 코로나 감염예방을 명분으로 15일간의 공예배를 제한하는 조치를 하면서 이제 교회가 정부의 허락을 받고 예배를 드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종교의 자유가 조금씩 위협받고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교회는 억압을 받을수록 빛을 발한다. 우민화 된 한국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교회이다. 폴 워셔(Paul Washer) 목사는 "기독교만이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기독교만이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세상에 강요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즉 "진리보수"만이 "진정한 진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현재 대한민국에게 어떠한 말씀을 전하고자 하시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묵상해야 할 때이다. 지금까지 연재한 기사들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 '일의적 존재론'적이고 '우민화' 된 교육을 받아왔다. 때문에 교회는 더이상 성경적 세계관과 개혁주의적인 사관을 다음세대에게 가르치는 것을 지체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역사상 가장 중요한 총선을 앞둔 지금, 성경적인 국가관과 정치관, 그리고 성경적인 가치관을 가장 많이 지키려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분별하는 능력, 또 그런 크리스천 정치인을 기르는 교육해야 한다. 교회는 루마니아 교회처럼 현재 한국정부의 역사왜곡과 자유를 위협하는 정치 이념의 실상을 고발하고 바로잡는 데에 두려움을 갖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살라자르처럼 우민화를 면할 길이 없고 '글로벌 트루먼 쇼'의 '트루먼'으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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