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인 예방 노력을 인정하고 기독교에 대한 탄압을 멈춰야

지난달 26일, 국무총리는 정부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담화에서 국민의 국익을 위해 '교회폐쇄, 예배금지, 구상권 청구'를 언급함으로써 기독교계의 공분을 샀다. 이에 국내 기독교계의 주요교단들은 정부를 향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본지는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 기독교대한성결회 총 6개 교단의 대정부 성명서(통합은 전국 목회자 및 성도들에게 보내는 서신이지만, 내용은 정부를 향한 것도 있었기에 여기에 포함시켰다)를 입수하여 보도하였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성명서를 비교분석하여 교단 별 공통점 및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 성명서들의 영향이 어떠한지, 그리고 앞으로 한국교회가 협력하여 어떻게 행동해야할지를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성명서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내용

먼저 모든 교단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내용은 1.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확진자들에 대한 위로, 관계부처 및 정부의 노고에 대한 감사 2.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교회의 선제적인 대응 3. 교회가 왜 예배를 드리는지에 대한 짧은 고찰(교회의 본질인 예배) 4. 강력한 어조로 표현한 국무총리와 과도한 언론플레이에 대한 유감표명 5. 종교의 자유에 대한 강조이다.

각 교단은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위해 애쓰는 정부와 부처 관계자들, 의료진들, 방역당국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를 표현함으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였다. 그러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 교회가 어떻게 선제적인 대응을 하였는지를 제시하는데, 간소화된 예배 지침,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주기적 방역, 마스크 착용 및 체열 확인, 손소독제 배치, 영상예배로의 전환 등의 조치를 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교회의 이러한 노력들은 일반 사회에서 하고 있는 조치보다 한층 더 강화된 조치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일반 회사, 시장, 학원, 헬스장, 클럽 등 사회의 다중이용 시설에서도 모두가 아닌 일부만 시행하는 내용으로 교회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런 현실을 제시하면서 교회가 왜 예배를 포기할 수 없는지에 대한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예배는 성도됨의 본질이며, 일제치하와 6·25 한국전쟁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예배를 포기하지 않았던 역사적인 사실을 제시함으로 기독교가 예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강력하고 위협적인 어조로 교회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 것이다. 

또한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와 침소봉대식의 기사로 인하여 교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상황에 대하여도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감염예방 절차를 잘 따르고 있는 교회가 아니라 오히려 감염예방 절차를 지키지 않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하며, 교회에게 요구하는 것과 동일한 강도의 예방실천을 요구했다. 각 교단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장, 언론이 마치 교회가 감염예방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포장하고, 예배를 드리는 것에 대하여 '강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인 것으로 규정하고, 더 나아가서는 기독교 탄압임을 강조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명서가 게시된 고신총회의 홈페이지

대(對) 정부성명서의 교단별 특징

이런 공통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교단별로 약간씩의 어조의 차이도 있었다. 먼저 기감 감독회 성명서는 제일 온건한 수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감 감독회는 '교회를 향한 위협적인 언동으로 감정을 상하게 하고, 전통적인 교회 예배와 전례의 엄숙함, 영적 기쁨을 훼손하는 현실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현하였고, '국법에 따라 종교의 자유와 시민을 위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으나, 정부와 일부 언론사들의 종교활동의 제한과 보도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말하였다. 

고신교단과 기성교단에서는 이번 코로나 감염의 원인으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꼽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초 중국 우한에서 발병하였고, 이를 인지한 대한의사협회가 외국인 입국 제한을 건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행하지 않아 국내로 확산되었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통해 감염책임을 교회로 돌리고자 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고,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통합교단의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회가 예배를 드릴 경우 방역당국이 제시한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말하며 '이는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인 교회로서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동시에 예배에 대한 공권력의 개입에 대한 부분에서는 '기독교 신앙 탄압, 반발, 투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으며, '정부가 교회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표현하면서 단호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합동교단과 대신교단은 통합교단보다 더 강력한 어조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먼저 합동교단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발언은 매우 위헌적이고 위법적이며 일방적인 표현이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고, '기독교를 협력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범죄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이를 교회를 향한 공격과 협박으로 받아들수밖에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으며, '기독교를 상대로 권력의 칼을 휘두른 것, 이를 명백한 종교탄압으로 받아들이고 기독교 수호차원에서 강력하고 합법적인 대응을 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대신교단도 성명서를 통해 '국가가 공권력으로 예배를 강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하며, '기독교를 혐오세력으로 몰지 말것'과 '기독교를 적대시함으로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것', '정부는 편향된 생각을 가지지 말며, 오히려 교회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어떻게 도울지 방안을 강구해야 함'을 말했다. 두 교단 모두 아주 강력한 논조로 평가했다.

성명서 이후의 상황

성명서를 발표한 교단들 모두가 정부나 지자체가 교회 예배를 제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밝힘으로 동시에 신앙과 예배의 수호를 위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성명서로 인하여 그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발언들의 과격함은 많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교회를 향해 '법적조치'등과 같이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였다면,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력하는 교계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정부 차원에서 중소규모 교회의 영상예배를 위한 지원책(온라인 예배 여는 소규모 교회 위해 온라인·승차 활동 지원)도 마련한상황이다. 또한 성명서에 나타나듯이 각 교단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인 서울의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함으로 인하여, 문제는 감염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교회가 아니라 현 상황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욕구대로 살아가는 일부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오히려 교회는 감염예방을 정말 철저하게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기도 했다.

사회와 국가에 대한 교단들의 행동을 제안하며

한국교회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전례없는 상황을 겪고 있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정부와 일부 언론으로 인하여 사회를 향한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다.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단의 연합 차원에서 사회를 향한 강력한 섬김의 운동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 교회 주변의 소상공인들을 위하여 평일에 교회로 찾아오는 성도들의 소비를 격려하고, 행정복지센터 및 지역 사회복지단체를 통한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더욱 섬겨야 한다.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교회를 향해 손을 내밀 수 있도록 교회는 스스로를 바꾸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로 불러서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찾아가서 아픔을 어루만져주어야 한다. 전도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어떠한 대가 없이 흘려보내야 한다(마10:8). 물론 예수님께서는 "구제를 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6:3)"고 하셨다. 우리가 보이지 않게 지역을 위해서 적극적인 섬김의 모습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통해서 선하게 일하여 주실 것이고, 이를 통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교회를 향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시선들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교회가 지역을 잘 섬겨오고 있었겠지만, 더욱 지역밀착형 섬김을 통해 지역주민들에 의해 지지받는 교회로 탈바꿈하여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칭송받는 교회(행2:47)가 되도록 지금부터 더욱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에 대하여는 기본적으로 위정자들은 존중하고 위정자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롬13:1). 위정자들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반계시의 영역에서 하나님께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가지고 악을 억제하고, 공평과 정의를 실행하며, 교회를 보호하고,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교회는 국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특히, 이번 전염병과 같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교회의 본질인 예배를 끝까지 고수하며 교회의 입장을 강경하게 표현함과 동시에, 그 외의 문제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국가에 협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성경적 가치에 반하는 결정들(예배 제한, 낙태, 동성애 등)을 내리거나, 또는 명시적이진 않으나 장기적으로 교회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할 때에는 타협없이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하지만, 그외의 문제들에 대하여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주권 가운데 있음을 고백하며 정부를 위해 기도하고 함께 협력함으로 일반계시의 영역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선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립이 아닌 협력, 일방이 아닌 소통, 무시가 아닌 상호존중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교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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