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목사(동행교회 담임, 총신Ph.d과정중, 리바이벌북스 대표)

결코 가볍지 않은 가정의 역할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그래서인지 사회 각 영역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과 대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올겨울 코로나 2차 대유행이 독감과 겹치면서 더 큰 타격이 올 것이라는 예측과 신종 바이러스의 시기가 짧아져 이러한 대유행성 바이러스가 때마다 찾아오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면서 특별히 교회교육에 관련된 많은 전문가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안은 ‘온라인 교회교육의 확장’이라는 대 주제 안에서의 논의이다. 물론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교회교육의 방향성이자 미래교회교육의 중대한 대안인지는 의문이 있다.

성경은 마지막 때의 일어날 징조에 대해 이미 예언했다. 바이러스는 그 가운데 일부이고, 그 외에도 지진, 기근, 전쟁과 미혹이 극심해질 것이라 말씀했다(마24:3-14; 막13:3-13; 눅21:7-19). 우리는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예측을 하지 못했다. 사실상 앞으로 일어나게 될 바이러스에 대한 예측도 그저 예측에 불과하지 그대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정확한 근거는 없다. 물론 또다시 찾아올 유행성 바이러스에 대한 대비는 있어야겠지만, 그 외에 찾아올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던 해,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렸다. 많은 전문가는 앞으로 깨끗한 공기를 구입해야 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아직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당시 한 방송 채널에서 공기청정기와 가정주부의 물걸레 청소 중 어떤 것이 더 집안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지 실험한 일이 있었다. 결과는 가정주부의 물걸레 청소의 승리였다. 물론 공기청정기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유익하겠지만, 이전에 해왔던 물걸레 청소가 그리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전에 해왔던 방식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새로운 방법보다 더 낫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수없이 많은 전쟁의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이 민족성과 신앙을 지킬 수 있던 교육의 방법은 가정교육이었다. 바이러스가 창궐해도, 전쟁으로 피난을 가야 해도, 기근과 박해의 어려움이 있어도 가장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공동체는 바로 가정이다. 그러니 이번 사태 속에서 온라인 영상예배를 해야 하는 상황을 경험했다고 해서, 마치 온라인을 통한 교회교육이 미래교회교육에 중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타당치 않다. 바이러스는 여러 징조 중 하나의 불과하다. 그러니 바이러스에 대비한 교회교육보다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모든 환난의 징조에 대한 교회교육의 본질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의 교회가 중요하다

지 교회만큼이나 가정 교회도 중요하다. 성경은 가정 교회도 동일한 ‘에클레시아’(έκκλησια)로 표현했다(롬16:5; 고전16:19; 골4:15; 몬1:1). 많은 그리스도인 부모가 자녀를 여러 기관에 위탁하여 교육을 맡기다 보니 신앙교육도 마찬가지의 형태로 각 교육부서에 위탁하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여긴다. 신앙교육의 어려움을 갖는 부모의 고충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자녀를 양육하는 일에 부모만큼 중요한 교사는 없다. 즉 교회교육의 핵심은 부모를 ‘신실한 교사’로 준비했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교회 내 청소년들은 온라인 등교를 하게 되면서 마음이 많이 심란해졌다. 물론 애초에 학업에 관심이 없는 학생은 오히려 즐거워하지만, 대학 입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고등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서라도 어떻게든 등교를 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그런 아이들의 아우성 속에서 항상 평온함을 유지하는 한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은 이미 작년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을 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몇 가지 불편함은 생겼지만, 자신의 학업 계획과 일정, 학업 성취도에는 별문제가 없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도 마음의 요동이 없는 유일한 학생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많은 교회가 “온라인 교육 시스템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 보니 영상 촬영을 위한 각종 장비를 구매하고 배우는 일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성도의 가정 교회가 회복되고 세워지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아직은 새로운 대안을 찾는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성도들에게 전화 한 통화로 안부를 묻고, 경건 서적을 선물하며, 가정에서의 예배를 세울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며 격려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할 때이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태복음6:34)

 

그러면 공예배와 교리문답의 중요성과 온라인 컨텐츠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제언은 다음 기사에 이어서 정리하도록 하겠다.(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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