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목사(동행교회 담임, 총신Ph.d과정중, 리바이벌북스 대표)

지난 칼럼에선 포스트 코로나에 교회 방향에서 ‘가정에서의 교회’가 회복되어야 함을 다루었다. 무엇보다 교회교육은 가정이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지만, 많은 성도의 가정에서 ‘교사로서의 부모’의 역할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교리문답을 회복하라

‘카테키즘’(catechism)이란 단어는 ‘아래쪽으로’라는 뜻의 카타(kata)와 ‘소리를 내다’는 뜻의 에케오(echeo)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헬라어 카테케오(katecheo)에서 파생한 단어다. 카타케오는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 목적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는 뜻이다. 신약에도 문답식 교육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하는데 누가는 자신의 복음서를 쓴 목적이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문답식으로 배운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로라”(눅1:4)고 말한다. 아볼로는 주의 도를 “문답식으로 배웠다”(행18장). 문답식의 가르침은 바울을 통해 디모데에게 전달된 “이것들을 명하고 가르치라”는 성령의 명령(딤전4:11)에 순종하는 것이다.1)

독일의 경건주의는 교리 논쟁의 반응으로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세기 경건주의자들은 교리교육을 게을리 했다. 삶을 우선순위로 두었기 때문이다. 성실한 사회 시민의 삶을 성경공부나 교리교육보다 우선순위에 두었다.2) 역사 속에서 교회가 ‘지나치게 교리적’이라서 쇠퇴했다기보다는 ‘지나치게 삶의 강조’만을 외치며 쇠퇴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반해 영국의 청교도는 교리와 성경공부에 비중을 두었다. 그들은 설교자의 메시지가 교리문답이라는 개별적 사역을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부모는 가정예배 외에도 매주 시간을 정해 자녀에게 교리를 문답식으로 교육했다.

칼빈도 교회교육에서의 교리문답을 강조했다. 1541년 제네바로 돌아온 칼빈은 『제네바 교회법』을 제출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교리교육을 시행했고, 그것을 더 강화하기 위해 『제네바 교리문답서』를 만들었다. 교회교육에서의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서』를 중심으로 한 교리문답 교육은 구식 교육이 아닌 변하지 않는 진리를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다. 특별히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교육하는 교리문답은 자녀의 신앙을 직접 점검하며 믿음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일반학문은 학교와 학원 교사에게, 신앙교육은 교회학교 교역자와 교사에게 위임하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교사로서의 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는 중요한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교리를 배우다가 교조주의에 빠져서 이론에만 그치거나 이론적인 것에만 몰두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교리가 이론에만 그치거나 교만함의 근거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항상 겸손한 자세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가정의 공예배 참석, 주1회 가정예배, 주기적인 심방을 통한 교역자와의 교제와 나눔, 그 외에도 성도의 교제와 개인적인 성경 읽기와 기도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조금은 부담스러운 부분일 수 있다. 교역자의 지도와 격려가 필요하고 동기부여는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가정에서 교리문답을 할 수 있도록 교재나 강의안을 제공(또는 구매할 수 있도록)하고 부모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교리문답은 코로나 이전에도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에도 교리문답은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또 주목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교회교육은 가정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별히 믿음의 선배들이 중요시했던 가정에서의 교리문답이 회복되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언을 덧붙인다.

1) 교회에서 지속적인 교리문답 강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교리문답의 내용은 물론이고 작성 과정과 의의에 대해 성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역자를 통해 교리문답의 내용이 부모에게 교육되어야 한다. 교회에서 강의안을 만들거나 잘 집필된 책을 교재로 선정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다. 교육은 오프라인에만 그치는 것보다는 온라인을 병행하여 홈페이지, 또는 유튜브에 자료를 남기는 방식으로 하여 부모들이 지속적으로 자료를 찾아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유익하다.

2) 교회에서 배운 것을 부모가 가정에서 반드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교리문답이 하나의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교리문답은 반드시 가정에서 생활화되어야 한다. 교회는 부모가 직접 자녀와 교리문답을 나눌 수 있도록 지도하고 매주(또는 매일) 특별한 날과 시간을 정하여 규칙적으로 교리문답을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3) 부모는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교리문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형식에만 머물지 않도록 자녀와 편안한 대화부터 시작하여 고민 상담, 신앙의 교훈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원만한 관계 형성을 세워야 한다. 만약 여러 이유로 인해 가정에서의 교리문답이 어려운 경우에는 교역자나 교사의 전화를 통한 문답과 상담이 꾸준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존 머레이(John J. Murray)는 “현대 기독교의 심각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교리적 무지와 혼란과 불안정성은 대부분 교리문답식 전통이 단절된 데서 기인한다.”고 말했다.3) 교리문답식 교육의 회복이 절실한 때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포스트 코로나의 교회교육은 단연 뿌리를 견고하게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회와 가정의 근간이 회복될 수 있도록 공예배를 비롯한 가정예배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리문답이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미주

1) Joel R. Beeke, Bringing the gospel to covenant children, 김진석 역, 『언약 자손으로 양육하라』 (서울: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2011), 63-64.

2) 라은성, 『이것이 개혁신앙이다』 (서울: 페텔, 2017), 86.

3) Joel R. Beeke, 64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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