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과 분당우리교회의 비교되는 모습을 보며

작금에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게 된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피해 받은 것을 대변해주고,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하여 수요집회를 개최해 온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의 문제가 공론화 되었기 때문이다. 정의연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민주시민당으로 비례대표 당선되어 21대 국회의원 자격이 부여된 윤미향 씨(전 정의연 이사장)가 핵심 인물로 연관되어 있다. 윤미향 씨와 정의연의 문제에 대해서 처음으로 밝힌 사람은 이용수 할머니(92)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자로 30년 가까이 위안부 인권을 위해 싸워왔는데, 지난 7일 대구에서 더 이상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선언함으로써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에 따르면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며, "학생들이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집회는 증오와 성처만 가르친다." 면서 "이제부터는 올바른 역사 교육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소통하고 왕래하면서 역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수십년 동안 정의연에 기부된 기부금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사용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정의연의 부정직한 태도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현재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정의기억연대(사진=한경닷컴)

이용수 할머니의 말이 전해지자, 언론은 앞다투어 정의연의 상황을 기사화 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이 사실이었음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먼저는, 정의연에 기부된 성금으로 펜션을 운영하였는데,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한 10억 중 7억 5천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에 팬션 하나를 할머니들의 쉼터로 매입하였다. 하지만 이 쉼터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거주한 적이 없고 윤미향 부친이 혼사 상주하면서 관리해왔다고 동네 주민들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수원 여성회, 민중당 등이 이곳에서 여러 행사를 연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이용수 할머니의 비판이 있은 다음날 반값에 쉼터를 팔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의연 기부금 사용처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술집에서 돈을 쓰는가 하면 이중 장부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회계금 공시내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동안 받은 49억 원의 기부금 중 9억 2천만원 정도만 피해자 지원사업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의연은 단순한 회계처리의 오류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민단체로써의 위상에 비해 회계가 불투명 하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사회적 정의와 공의를 외쳐왔던 진영에 의해서 아주 위선적이고 모순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정의와 공의는 결국 자신들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비판해왔던 진영보다 더 거짓되며 부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의와 공의를 외치고, 청렴을 외치면서도 끊임없이 금전과 관련된 이야기는 물론이요 윤리적으로도 바르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사회 질서를 맘몬(물질)을 숭배하는 악으로 규정하여 투쟁하면서도, 정작 자신들 또한 가면에 숨어서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자본으로 이루어진 사회를 노동자들을 억압해서 만든 결과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들 또한 맘몬을 위하여 누군가를 억압하고, 이용하며 그에 따른 이득을 챙겨가고 있는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며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그토록 가진자에 대해서 맹렬한 비난을 가했던 것은 그들 또한 맘몬에 대한 욕망이 그 누구보다 강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사회적 정의와 공의를 그렇게 부르짖어왔던 많은 신학자들, 목회자들, 지식인들, 유명인사들은 이런 상황에 대하여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침묵만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공정한 잣대로 사회와 현상을 판단하고 평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동조하는 이념의 측면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분당우리교회의 편지와 상품권을 받은 한 목회자(사진=SNS 캡쳐)

한편, 비슷한 시기에 엄청난 물질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선용(善用) 하여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는 한 교회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목사)의 소식이다. 이미 10여일이나 지난 소식이지만 여전히 SNS를 통해 많은 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분당우리교회는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10일까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해 '월세 대납운동 헌금'을 진행하였고, 약 24억여 원의 헌금이 모였다. 교단을 초월하여 모든 교회가 지원할 수 있게 하였고, 월세 70만원 이하의 교회에서 100만원 이하의 교회까지 지원 자격도 확대하였다. 5000여 개의 교회가 신청서를 보내왔도, 분당 우리 교회는 공정한 선정을 위해 제비뽑기로 교회를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900교회에 총 3개월치 임대료 210만원을 후원했다. 이후의 일을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미담이 나왔다. 선정되지 못한 나머지 4100여 개의 교회에도 마음이 담긴 편지와 함께 상품권 20만원 씩이 전달되었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교회와 목회자들은 대형교회의 겸손하고도 바람직한 섬김의 모습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다.

대형교회로 많은 여유를 가지고, 자기 교회만 생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교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어려운 교회들을 섬기는 일을 선택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이제 우리는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물질에 대한 담론의 형태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단순히 겉으로 물질을 비판하기만 하고 뒤에서는 맘몬 우상숭배자가 되어 사람을 억압하고 위선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을 가진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되 어떻게 그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될 시점이라고 본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여 주신 소명을 따라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건강한 담론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