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목사(대구서교회 부목사)
정성호 목사(대구서교회 부목사)

 

2020년의 절반을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지나온 반 년을 돌아보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엄청난 이슈에 잠식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미상의 폐렴이 2020년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반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일상적인 삶은 망가졌고, 학생들은 제대로 등교를 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마스크 없이는 공공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1차 대 유행이 지나고 나서 잠잠해 지는 듯 했으나, 4·15 총선이후 이태원 게이클럽 발 확진이 다시 발생하였고, 심지어는 감염경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2차 대 유행을 우려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이슈는 앞으로 계속 일상처럼 우리의 삶 주변에서 맴돌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큰 타격을 입은 곳 중에 하나가 교회다. 매주 공동체로 나아와 하나님 앞에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언약 백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으로 살아가야하는데, 각 교회별로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3-4개월 현장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초창기에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이 과연 신학적으로 타당한 문제인지에 대하여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논의조차도 사라진 상태이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지 못함으로 인해, 현장 예배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젊은 세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참된 교제를 나누지 못하다보니 성도들간의 친밀함도 급속도로 약화되어 가고 있으며, 다음 세대들 같은 경우에는 가정과 더불어 담당 교역자와 교사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신앙의 공백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복음 전파에 대한 사명 또한 예전처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 교회의 정체성 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세상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유독 눈에 가시처럼 여겨졌던 교회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공공의 표적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교회는 외부적으로도 공격을 받으며, 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것을 생각해보아도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고, 인간의 모든 것을 이끌어가시는 절대주권의 하나님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현 상황을 바라보며,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을 통해 실천해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오히려 이런 위기가 우리에게 기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대가 급변할 때, 모두가 비슷한 압력과 스트레스를 받지만 자신의 상황을 잘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대처하는 기업이 살아남듯, 교회 또한 하나님을 향한 굳건한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첫째, 가정 중심의 예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교회가 준비해야 한다. 사실 이 내용에 있어서는 '준비'를 넘어서 이미 '시행'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구약시대 때, 특히 족장 시대때는 족장이 가정의 제사장으로서 영적인 부분까지도 책임을 졌다. 자녀들을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 세워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었다. 율법이 주어지고 제의가 발생하면서 신앙교육은 부모를 떠나 전문적인 사람(제사장, 레위인)에게 위탁되는 듯 보였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 가정의 부모들에게 "이스라엘아 들으라"(신6:4)라고 말씀하신 그 말씀은 구약의 계시가 전진되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하나님의 권면이었다. 이런 부분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자녀들의 신앙양육을 교회의 교육기관에 위탁하고 가정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신앙교육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가족끼리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 중심의 예배, 가정 중심의 신앙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 세대의 신앙 유산이 부모님들의 말과 행동가 가르침을 통해 자녀들에게 전승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부모교육을 제공하며,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신앙훈련의 방법을 다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온라인 플랫폼으로 신앙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그리고 그동안 대형교회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던 실시간 스트리밍과 유튜브 영상 제작을 통한 신앙교육 방법이 이제는 대중화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와 더불어 줌(zoom)과 카카오톡 등과 같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신앙훈련의 방법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이전에는 교회라는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에 만나서 지식전달 위주의 신앙훈련이 제공되었다면,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쌍방적 의사소통을 통해 신앙훈련을 할 수 있다. 또한 교육의 내용도 다양한 방법(화상설명, 영상제작, 구글문서 등)을 통해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늘 수동적이었던 훈련생들의 태도를 변화시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즉, 신앙훈련을 위한 접근성이 편리해졌으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효과적인 신앙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들을 고민하여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접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새로운 전환을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오후예배이다. 오후예배의 시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전환을 도전해 보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많은 생각과 다양한 논의가 진행활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오후예배의 시간과 형태를 새롭게 하는 것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현재 주일 오전 예배를 재개한 교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은 당분간은 교회에서 식사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그렇다면 오후예배(혹은 저녁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가? 이다. 오후예배는 공예배이기 때문에 반드시 드려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교회라면 식사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집에 다녀옴, 간단한 음식 제공, 도시락 지참 등) 오후예배를 드릴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오후예배는 공예배이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형식만 남아있고, 전심을 다해 예배드리는 것에 한계적 상황에 다다른 교회들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교회의 특성상 성도들이 교회 멀리에 살면서 주일에만 오는 경우로 인하여 주일 사역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교회는 더욱 이런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중에 모이지 못한다는 한계로 인하여 신앙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교회가 있다면, 과감하게 오후예배를 신앙교육의 형태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구역모임과 같은 소그룹 모임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교회가 있다면, 오후예배를 활용하여서 해답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교회에 대한 헌신의 모습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 예상이 되는데, 이런 시대를 대비함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하는 시도를 이번 기회를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지역사회화 더 긴밀하게 호흡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교회의 성도들만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주변 지역의 사람들도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회 주변에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들이 많이 살고 있다면 더욱 그런 상황이다. 필자가 부교역자로 섬기는 교회는 2018년부터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을 위해 예산이 새롭게 배정이 되었고, 지역의 행정복지센터와 연계하여 지역섬김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교회에서는 매년 예산을 증액시켜서 2020년에는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약 세 배의 예산을 배정하게 되었다. 물론 2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면서 이렇다 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며칠 전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와 만났을 때, 지역사회에 어려운 이웃들은 계속해서 많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데, 교회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지역사회 섬김을 감당해주어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회가 지역사회 섬김을 감당하게 될 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지역에 흘러가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교회가 꼭 필요한 존재임을 말하게 되었다. 또한 이런 모습은 전도와 직접적인 연결이 되어 지역 주민들의 추천으로 인해 교회에 등록하는 사람들도 종종 생기게 되었다.  이와같이,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며 지역과 함께 호흡한다면, 현재 겪고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실제로 얼마전에 부산 성시화 운동본부에서 코로나 이후의 목회 현장에 대한 세미나를 할 때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를 섬겼더니 교회의 성도들도 좋은 취지에 공감하며 더 많은 물질로 교회를 섬기게 되었고, 지역에서도 교회의 도움을 받음으로 좋은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강의도 있었다. 앞으로의 사회는 더욱 지역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교회가 계속해서 본질적인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교회역사를 살펴보면 교회는 언제나 위기를 만났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그 어려움을 이겨나갔다. 그리고 시대에 따른 신앙적 고민을 통해 언제나 위기를 잘 극복해와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우리도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여전히 교회가 위기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 또한 믿음 안에서 잘 이겨나가 기회로 바뀌게 되리라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능히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실 것이다. 위기에서 주저 앉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소망을 가지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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