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목사/ 전북대학교 법학과,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남아공 Stellenbosch University 조직신학박사(칼빈의 공공신학), 현) The Beyers Naudé Centre for Public Theology 연구원.
김민석 목사/ 전북대학교 법학과,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남아공 Stellenbosch University 조직신학박사(칼빈의 공공신학), 현) The Beyers Naudé Centre for Public Theology 연구원.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어디에 가지도 못하고, 누구를 만나지도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회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교회가 그늘진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단어가 요즘 자주 사용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최근 뉴스에 수도권 2030 여성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이 늘어나고 있는데, 취약계층인 여성이 먼저 실직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로인해 가중된 육아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들의 경우 하루 종일 집에 메어있고, 잠시라도 나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큰 문제라고 합니다. 

 현 상황은 노인층에도 큰 어려움을 줍니다. 노인들은 대부분 경로당이나 소그룹 모임에서 친구를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위로 받곤 했지만, 지금은 특히 감염에 취약한 노인들의 외출을 더 억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도권보다 비교적 상황이 좋은 지방은 대면 예배를 금지하지 않는데, 아직 대면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조차도 고 위험군인 노인 성도들은 자택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인 성도들의 서운함은 더 깊습니다. 노인 성도들은 교회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경로당도 문을 닫고, 노인 대학 등 소그룹 모임도 모두 취소된 상황에서 일주일에 한 번 유일하게 외출하여 교제하며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던 교회마저 노인들의 접근을 제한한다고 서운해 하십니다.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거리를 지킬테니 제발 교회에 나와 예배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교회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특히 독거노인들이 고독사의 위험에 노출되게 만듭니다.

 어제 어느 한 중형 교회의 담임 목사님과 대화를 했는데, 그 분은 노숙자와 빈민 이웃을 걱정하였습니다. 그 교회는 교회를 찾아오는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누어주는 사역을 했지만 지금은 그들의 교회 방문이 금지되어 있어서 음식을 나누어주는 사역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들은 하루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라고 합니다. 그 교회의 여전도회는 어렵게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서 나누어주는 사업을 오랫동안 해 왔는데, 그 사업도 중단되었다가 극단적인 어려움에 처한 분들 때문에 그 사업을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재개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가정 폭력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남아공의 경우 국가 봉쇄 (National lockdown)로 인해 집에 함께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성기반폭력(Gender Based Violence)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특별히 성폭력은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러서 대통령이 직접 담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여기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여자들과 아이들의 가정 폭력과 성폭력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비대면 시대는 이러한 폭력이 외부에 알려지기가 더 어려운 시기입니다. 따라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한 목소리로 이 문제를 규탄해야합니다. 

 작금의 비대면 시대에 더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은 이 밖에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취약계층을 볼 수 있는 눈은 교회의 지역적 환경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교회는 이제 각자의 지역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누구인지 적극적으로 찾아봐야합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이웃을 섬겼던 교회들도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사업을 더 이상 진행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합니다. 

 처음 팬데믹(Pandemic) 상황이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조금만 참으면 곧 일상의 생활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상황에 맞게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기보다는 이 잠깐의 시간을 어떻게 잘 견디어 낼지에 그 초점이 맞춰졌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오래 갈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혹자는 이것이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뉴 노멀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상황이 금방 호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교회도 이제는 이 시기를 잘 견디다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현 상황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해야합니다. 

 최근 비기독교인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싸우는 모습만 보인다며 기독교를 매우 나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교회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기독교가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면 기독교가 과연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합니다. 비기독교인들 마저도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은 매우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처럼 그늘진 곳을 찾아야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영혼 구원을 위한 개인의 신앙생활을 돕는 일은 기본이고, 이웃을 돌보는 일까지 잘 해내야 주님이 기뻐하십니다. 교회는 이 암울한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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