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방역을 위해 정부는 2.5단계까지 행정명령(서울시와 경기도의 경우)을 내렸다가 이번 달 13일부터 2단계로 낮추었다. 그렇지만 교회는 계속 비대면 예배만 드리도록 조처해왔다. (이번에 완화되었다는 조처도 "영상제작을 위한 비대면 예배 필수인력으로 최소화하여 예배실당 좌석 수 기준에 따라 실시하며, 예배실 300석 이상은 50명 미만, 300석 미만은 20명 이내로 한정했다.)

이렇게 계속되는 정부의 방침을 보면서 교회는 이제 인내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극소수의 몇몇 교회들 외에는 거의 모든 교회가 방역을 위한 정부의 방침에 적극 협조해왔다. 물론 정부의 조처가 합리적으로 정당하다고 인정해서 그렇게 해온 것은 아니었고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의 자발적인 협조였다.

교회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왜 합리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 하면 교회를 다른 기관들이나 단체들과 완전히 다르게 2단계 행정명령을 적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예로 방역에 취약한 어떤 영업장에서 확진자들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장기간 영업장을 폐쇄하지는 않는다. 소독을 실시하고 2~3일 후에는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더구나 어떤 업종의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고 해서 전국에 있는 동일한 업종의 모든 사업장을 폐쇄하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랬다면 우리 경제는 물론 사회 자체까지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교회에 대해서는 예외로 하고 있다. 물론 교회당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방역에 취약한 환경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모든 교회들에게 대면예배를 일절 금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도록 강요하는 것을 어찌 합리적인 공권력의 행사라고 할 수 있는가.

지난 광복절 이전만 해도 교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성실하게 지키며 제한적이긴 하지만(평소 회집수가 몇백 명 이상인 교회들의 경우 참석자 수는 1/4 이하에 불과했다) 대면 예배를 드렸고 감염자도 별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8.15 광화문집회 이후 감염이 확산하였다는 핑계로 이마저 금지시켰다. 이미 여러 언론매체들에서 보도된 내용이지만, 8·15 이후의 감염확산이 광화문집회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부의 소위 희생양 만들기였다.

그때는 연휴였던 데다 정부는 연휴를 연장하기까지 하였고 또 나들이하면서 돈도 많이 쓰라며 소비 진작을 위해 쿠폰까지 제공했었다. 그랬으면서도 코로나가 확산하자 그 원인이 광화문집회 때문이었다는 것으로 몰아갔다. 그리고 2단계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모든 교회들의 대면 예배를 금지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물론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는 예배 때문에만 아니라 교회당 이전 문제로 당국은 물론 지역사회 주민들과 많은 갈등을 빚으면서 코로나의 감염을 확산시켰다. 그리고 이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먼지를 한국교회 전체가 뒤집어쓰고 있다. 요즘 일반인들은 모든 교회들을 사랑제일교회와 같이 여기고 있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입은 한국교회의 손실은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빌미 삼아 앞으로도 계속 교회의 대면 예배를 금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곧 추석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또한 환절기도 다가온다. 그래서 코로나 재확산이 또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정부는 코로나를 핑계로 대면 예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언제까지 교회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인가? 예배도 살리고 코로나의 확산도 막을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감리교서울지방연회에서는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대면예배를 드리도록 교회들에 통보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교회 연합기구의 대표자들과 정부 사이에는 대면 예배 재개 문제를 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한다. 이제 교회가 더 이상 밀려서는 안 된다. 경남지역기독교연합회에서는 도지사와의 협의 끝에 지난 13일 주일부터 제한적인 대면예배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대표자들도 정부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예배를 재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배는 교회의 생명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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