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세령 목사(미포 사무총장) 
글쓴이: 이세령 목사(미포 사무총장) 

2021년 미래교회포럼이 열렸다. 2020년 한해를 코로나로 인해서 가지지 못했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으면서 평화라는 주제로 계획을 했지만 한 번도 모이지 못했다. 미포 성격이 오프라인 모임이어서 더욱 그러했다. 2021년을 맞으면서 코로나 시대와 그 이후를 교회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가 우리에게 주는 특징을 살피면서 주제들에 접근했다.

 

코로나가 준 영향 두 가지

코로나가 준 영향을 두 가지로 보았다. 첫째는 보편적 고통을 주었다는 것이다. 팬데믹이란 말로 드러나듯이 그야말로 인류 전체가 코로나로 인해서 고통을 당하는 시간을 보냈다. 고통의 범위에 있어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돌보고 치료하는 의료진들과 그리고 국가적 재난으로서 이를 다루는 행정 공무원들이 있다. 그리고 전염병이기에 모든 국민들이 일상을 중단하거나 단축하는 어려움을 감내하였다. 보편적 고통이란 표현은 일상의 단절과 같은 뜻이기도 했다.

둘째는 보편적 고통 혹은 일상의 단절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인터넷 공간이 생활 속으로 다가왔다. 슈퍼마켓에 가서 장보기보다는 인터넷 마켓을 통해서 물건을 주문하고 필요들을 해결하는 시대가 되었다. 학교도 교실이 아니라 줌을 통해서 공부하는 시대로 갔다. 심지어 교회도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서 예배하고, 구역모임을 모이고, 교제하며 성경도 공부한다. 모든 모임들이 인터넷 공간을 제외하고 진행이 되지 않았다. 모든 삶의 자리들에 인터넷은 떨어질 수 없는 실제 공간으로 다가왔다.

이런 두 가지의 현상 인식은 미포의 주제를 규정하게 되었다. 복음을 가진 교회는 보편적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그래서 2021년 미포의 주제는 복음과 보편적 고통이 되었다.

2021 미래교회포럼 현장
2021 미래교회포럼 현장

복음과 보편적 고통이라는 주제

1차 포럼을 진행한 결과 1차의 주제가 전체 포럼의 주제가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모임들이 있었다. 코로나 시대를 분석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모임들이 교회 안은 물론 사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되었다. 미포는 보편적 고통을 가지고 일상의 단절을 가져온 코로나 시대를 분석하고, 그리고 향후의 대책을 풀어가는 핵심으로 삼는다. 여기에 복음을 가진 교회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권수경 교수와 최승낙 교수를 발제자로 선택한 것은 보편적 고통을 코로나 시대와 연결해서 신학적이며 성경적인 원칙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 때문이었다. 나아가 그들이 일상에서 짊어지고 있었거나 현재 진행 중인 고통의 삶도 고려하였다. 자폐 장애를 둔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와 섬기고 싶은 세월을 뒤로 미룬 권수경 교수의 삶과 아내의 파킨슨병과 치매라는 질병과 지금도 싸우는 최승락 교수이다. 그들은 이번 1차 포럼을 잘 섬겨주었다. 성경적이며 신학적인 접근은 물론 삶으로 고통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권 교수는 고통에 있어서 불의한 고통과 이해되지 않는 고통의 문제를 다루었다. 불의한 고통은 나중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이나 자유의지변론(의지를 가지고 남용한 결과로 생겨난 고통을 불평하지 못한다는 플랭팅가의 논리)으로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그러나 이해되지 않는 욥의 고통과 같은 문제는 숨어계시는 하나님이시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 이런 고통의 문제 해결로 권 교수는 하나님의 사랑을 제시한다. 인간이 홀로 고통을 겪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사랑함으로 함께 친히 고통을 겪으시면서 고통을 극복하도록 하신다. 그래서 고통은 성도들이 사랑을 드러내는 계기로 삼고 함께 고통을 견디는 방법도 된다고 주장한다. 선을 행하기에 포기하지 않고 견디는 길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고통의 문제에 대해 바른 이해와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며 견디면서 실천해야 할 사랑의 내용을 가졌는가를 질문한다.

최 교수는 고통에 대한 신약성경의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해서 네 개의 핵심 단어를 선택하여 그 단어가 나오는 문맥의 본문을 주해하면서 설득력 있는 가르침을 주었다. 네 개의 핵심 단어는 채찍(마스틱스, μάστιξ), 가시(σκόλοψ), 눈물(δάκρυον), 마지막으로 글본(υπογραμμός)이다.

먼저 채찍은 회당장 야이로의 기사에서(5:34) 나온다. 역사적 현재시제의 사용과 끼워넣기 방식(혈루증 여인 사건을 야리로의 딸 기사에 삽입)으로 현재적인 긴급성을 강화한다. 이때 고통 상황의 급박함 속에서도 믿음만이 해답임을 가르침과 동시에 질병이 가진 고통의 체감을 채찍과 같은 아픔으로 담아낸다. 둘째로 가시라는 표현은(고후12:7) 약함에 담긴 하나님의 복음의 능력을 제시한다. 약함이란 고통의 상황이 감사가 되기 위해서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힘은 삶의 의미나 인간의 정신에 있지 않고 죽은 자를 살리시는 위로의 하나님에게 있다. 그러기에 고통의 상황을 삶으로 살아내어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도록 가시는 요청한다. 셋째 단어는 눈물이다(5:7). 예수님의 이 땅에서 제사장 되심을 밝히는 문맥에서, 그가 제사장이 되심의 진정한 조건은 인간이 경험하는 통곡과 눈물을 함께 겪으신 것이다. 이것은 공감을 가지신 분이야말로 우리의 고통을 도우실 수 있는 제사장이 되신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눈물이 우리의 아픔을 담아낸다. 마지막으로 글본(벧전2:21)이다. 이것은 핍박받는 성도들과 교회를 위한 편지 문맥이다. 그리스도가 부당한 고난을 당하신 것이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부당한 고난 속에서도 선을 행하는 길로 가도록 하는 본(글본)이 되신다고 말한다. 본은 고난의 참여이자 극복이 된다. 그래서 성도의 고난과 그리스도의 고난이 중첩된다.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것이 바로 고난 가운데 선을 행하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성경의 고난은 고통을 함께 체감하면서, 고통을 극복하는 능력이 되기도 하고, 공감을 통한 위로가 되며, 그리스도와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 된다.

 

일상과 보편적 고통

발제한 두 교수의 발표를 통해 고통을 일상에서 살아내는 증인들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들었다. 고통은 사랑으로 극복하며, 고통을 체감하여야 하며, 극복하는 능력이 되며, 공감함으로 위로를 주며 그리스도와 결합하는 통로가 된다.

코로나로 일상이 단절되었다. 그래서 이제 일상이 중단된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말한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단절시키고 보편적 고통의 시대로 이끌었다. 그러면 이런 보편적 고통의 시대를 살면서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보편적 고통과 일상이 함께 거론되는 본문들은 주로 종말론적인 본문들이다. 24장의 감람산 강화가 대표적이다. 성전의 무너짐으로 시작되는 종말은 시대적 현상을 보편적 고난으로 가진다. 기근, 지진, 전쟁. 난리, 환란 등이다. 이런 상황은 언약적 저주에 해당한다. 이것은 민족과 민족이 나라와 나라가 언급될 만큼 보편적 규모를 가진다.

이런 보편적인 재난과 함께 동시에 언급되는 말이 종말을 깨닫지 못하는 세대에 대한 말씀이다. 노아의 시대와 소돔과 고모라의 시대의 세대들이다. 그들은 일상에 젖어있다.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이다. 그리고 나아가 사고 팔고 심고 거두는 일이다. 이것은 일상의 다른 말들이다. 일상에 젖은 삶은 종말을 제대로 극복할 힘이 없다는 예수님의 선언이다. 보편적 재난의 때에 일상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말아라. 지붕위에 있는 자는 집안에 물건을 가지러 가지말라.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한다. 아이 배고 젖 먹이는 것까지 언급한다. 일상이 깨어지는 종말의 보편적 고난의 시대를 사는 자들은 일상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말아라.

그렇다면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면 보편적 고통의 종말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 마태는 24장 말미부터 25장에 걸쳐 네 개의 천국 비유를 연속해서 제시한다. 핵심은 사랑이 식은 시대에 사랑의 섬김의 부름을 성실하게 감당하라는 것이다.

 

일상의 단절은 섬김을 통한 고통의 참여를 요청한다

이제 코로나 시대가 가져다준 일상의 단절을 통한 보편적 고통은 우리에게 요청한다. 너희가 일상에 너무 젖어서 살아온 것이 아닌가? 일상을 끊어 종말의 시대를 깨닫게 하신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하는 일에만 몰두하지 말라고 권한다. 풍요와 건강, 누림과 즐김만을 추구하지 말고, 일상 속에서 고통당하는 이웃을 돌아보면서 고통을 짊어지는 삶을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다운 복음을 가진 자 다운 삶이 아닌가를 묻는다.

고통스러운 삶을 일상으로 살아낸 발제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포스트 코로나의 답을 생각해본다. 저들과 같이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섬기는 일상을 만들어 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

2021 미포 1차 포럼을 마치면서 종말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 일상에서 고통을 짊어지면서 사는 자가 되리라 다짐한다. 더 좋은 것을 먹고, 더 좋은 집을 얻기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내는 삶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복음과 함께 살아가야 함을 정리한다. 그리고 2차 포럼은 528()에 열린다. 이제 교회가 응답할 차례이다. 교회가 보편적 고통을 어떻게 담고 있는가? 교회가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당하는 성도들과 가정의 고통에 응답하고 있는가? 아니면 교회도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 교회의 고통의 본질은 무엇인가? 보편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 교회는 어떤 응답을 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2차 포럼을 계획하고 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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