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우 목사의 유럽 이야기

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리처드슨의 대하소설 파멜라(1740)”에서 눈물의 그 맛이 시큼하면 사랑의 눈물이요, 짭짤하면 슬픔의 눈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눈물의 종류와 성분이 다르며, 눈물이 나오는 원천도 같지 않습니다.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은 눈물은 하찮은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또한 화학자들은 눈물은 염화나트륨과 칼슘과 다른 화학 원소들이 들어 있는 용액이라 하였으며, 그리고 의사들은 눈물은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을 매끄럽게 하는 용액이라고 말합니다. 그에 비해 서양 문화권에서 가식적으로 흘리는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악어는 먹이를 삼킬 때, 입의 신경과 눈물샘의 신경이 같아서 자연히 눈물샘에서 눈물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슬픔이나 감정과는 아무 상관 없이 입의 신경과 눈물샘의 신경이 같아 일어나는 생리 현상일 뿐입니다. 이것은 먹이를 먹고 난 뒤 체내에 과잉된 소금을 없애기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한 사람에게도 악어와 유사한 형태로 자신의 감정과 아무 상관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비정상적인 경우를 악어 눈물 증후군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리적인 현상과 달리 본심을 숨기고 가식적으로 흘리는 눈물을 빗대어 통속적으로악어의 눈물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림/ 김학우 목사
그림/ 김학우 목사

악어의 눈물이란 용어는 1400년 영국의 작가 존 맨더빌이 쓴 항해의 노고에서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이후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 헨리 6,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 등에 악어의 눈물이란 용어가 사용되면서 지금껏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악어의 눈물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쓴 비극적인 희곡 살로메에서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와일드가 쓴 살로메는 마태복음 146-11절을 근거로 재구성하였지만, 내용은 완전히 반대로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마태복음의 기록대로라면 헤로디아(헤롯대왕의 손녀)가 세례요한에게 복수하고자 그의 딸을 시켜 요한의 목을 요구하지만, 와일드는 요한의 목을 요구한 것이 헤로디아가 아닌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원했던 것으로 이야기를 꾸몄습니다.

, 살로메는 자신의 사랑을 거부한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의붓아버지 헤롯의 환심을 사기 위해 관능적인 춤을 추었고, 이로 인해 헤롯이 살로메에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였을 때, 그녀는 요한의 목을 달라고 요구했고, 은쟁반에 담아온 그의 머리를 받아 들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영국의 천재 삽화가 오브리 비어즐리는 그림을 통해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손에 넣은 후,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 겉으로는 가식적인 눈물, 악어의 눈물을 극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살로메는 히브리어로 샬롬”(평화)이란 이름이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에게는 평화가 없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악어의 눈물이란 다른 사람이 겪는 심각한 고통에 책임이 있는 자가 짐짓 괴로워하는 척할 때 사용한다.”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역사 이래, 겉과 속이 다른 눈물 거짓 눈물, 악어의 눈물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세조실록에 기록된 세조의 눈물이야말로 악어 눈물의 압권이라 할 만합니다. 세조는 뒤에서 왕위를 내놓으라고 압박해 놓고 단종이 왕권을 양위하던 날 세조가 엎드려 눈물을 흘리면서 굳게 사양하였다.”

우리가 살면서 거짓된 악어의 눈물인지 진실된 눈물인지 분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여자의 눈물에 속지 말라.”고 했으며, 소크라테스는 마음대로 우는 것은 여자의 천성이라고 근엄하게 설파하였습니다. 니체는 좀 더 심하게 말했습니다. “남자는 상대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생각해 울지만, 여자는 상대를 충분히 괴롭히지 못했다고 느껴 눈물을 흘린다.”

그럼에도 병들어 죽게 된 히스기야 왕의 눈물에 대해서 이사야 선지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해 주었습니다.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라”(왕하20:5)

 

-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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