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 성탄절이 가까워질 때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마지막 잎새의 작가, 오 헨리(O. Henry, 18621910)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마태복음 2,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드린 선물을 배경으로 쓴 작품으로, 원제는 동방박사의 선물”(The Gift of the Magi)로 표기하고 있다.

 

오 헨리의 작품, 크리스마스 선물은 “1달러 87센트, 이것이 나의 전 재산이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한 가난한 부부(夫婦), 서로를 유난히 사랑했던 부부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고민에 빠진다. 선물을 살 돈이 없는 아내는 자신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시계 줄을 샀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샀다는 이야기이다.

 

선물이 서로 엇갈려 안타깝지만, 부부는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저자인 오 헨리는 이들 부부의 선물은 동방박사들이 예수께 드린 선물만큼이나 값진 것이었다.”라고 부연 설명까지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최초로 동방박사의 경배가 세상에 드러난 것은 로마의 카타콤의 지하 묘에 그려진 벽화로 알려져 있다. 이후 12세기부터 동방박사에 대한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14세기부터는 세 명의 동방박사들이 다수의 수행원들과 함께 대거 등장하고 있다.

그림 / 김학우 목사
그림 / 김학우 목사

15세기 이후 동방박사의 선물 특징은 박사들이 드린 세 개의 선물 외에 수행원들이 드린 것으로 보이는 실크와 보석, 장식품 등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그림의 배경으로는 말, 당나귀, 황소, , 심지어 개까지 다양한 동물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금껏 수백 명의 화가들이 동방박사를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동방박사들의 경배 그림은 마태복음 211절에 근거한다.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의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 한 어린아기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 갓난아기는 포대기에 싸여 말구유에 누워 있었다. 동방박사들은 베들레헴 말구유에 태어난 아기를 찾아와 경배하고 값비싼 황금과 유황과 그리고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동방박사들이 세 사람이라고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은 변증가인 오리게네스(185-254)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박사들이 드린 선물이 세 가지라는 점을 고려해 세 사람이라 주장한 것이다. 이후 교부들과 특히 중세 화가들이 세 명의 동방박사들을 화폭에 담으면서부터 사실처럼 굳혀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동방박사의 경배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루벤스, 안젤리코, 지오토, 벨라스케스, 보쉬, 뒤러 그리고 렘브란트 등, 내놓으라 하는 유명한 화가들이 앞다투어 명작을 남겼다.

 

그중에도 보티첼리(1445-1510),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와 루벤스(1577-1640) 그리고 렘브란트(1606-1669)의 작품에는 15명 정도 되는 많은 사람들, 흑인과 동양인들이 섞여져 경배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들 작가들이 동일하게 강조한 것은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드린 값비싼 황금과 유황과 그리고 몰약의 선물보다 아기 예수께 엎드려 경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수 세기 동안 수많은 작가들이 동방박사의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선물이 아닌 경배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작가며, 성직자인 헨리 반다이크(1852-1933) 또한 마태복음 2장을 바탕으로 네 번째 동방박사란 작품을 썼다. 그는 네 번째 동방박사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베품과 나눔”[“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25:40)를 강조하고 있다.

 

스페인의 작가이며 예수회 신부였던 그라시안(1601-1658)은 참된 선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랑은 오직 사랑을 선물할 뿐이며, 사랑만이 그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