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수 목사의 4 페이지 묵상: 그림, 시, 수필, 묵상

▒ 1 PAGE/그림

그림/서동수
그림/서동수

 

▒ 2 PAGE/ 시

발바닥

 

 

발붙일 곳 없는 세상에서

발붙일 새 없이

발품으로 살았다.

 

 

티발 딛고 찬장을 열어

꺼낸 것은 꿀단지가 아니었다.

 

발밑도 위험하고

발등도 위험했다.

 

발바닥에 불이 나야

잠들 수 있었던 하루하루

 

이제

그 발바닥마저도

갈라지고 쪼개져

걸음마저 흔들린다.

 

 

그래도 남은 건

지나온 발자국

 

흔들리면서도

똑바로 걸으려 애썼던 흔적

 

그 흔적으로

발바닥을 지운다

 


▒ 3 PAGE/ 수필

발바닥

 

차가 앞뒤로 흔들렸다. 발에 쥐가 났기 때문이다. 갓길도 없다. 팔차선 도로가 차로 꽉 막혀서 나갈 길이 없다. 위험하다. 익숙하지 않은 왼발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으며 나가려니 진땀이 난다.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가을 대구에 문학회가 있어 내려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발에 쥐가 났다. 다행히도 동행이 있어. 운전을 부탁했었다. 그러고도 집에 돌아와 다리의 쥐가 풀리지 않아서 결국 응급실까지 갔다. 그때 운동을 해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는데도. 시간 없다는 부지런을 핑계로 게으름 피우다. 또다시 이런 일을 당한 것이다.

발을 생각하면, 미안하기 짝이 없다. 평생 내 몸무게를 짊어지고 살았는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다. 잘 씻어 주지 못할 때도 잦았다. 그 흔한 크림 한번 발라주지 않았는데도 묵묵히 냄새나는 양말을 뒤집어쓰고 참아왔다. 이제 화가 날만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발 근육은 뒤틀어지고, 뒤꿈치는 갈라지고, 발가락은 굽은 나뭇가지처럼 되었다. 이번에도 화내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의 발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사회를 지탱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소홀할 때가 많다. 빛나는 무대만 바라보지 캄캄한 신발 속은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분노하고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다. 모든 것은 멈추고 만다. 사실 역사는 그들의 발자취인 것이다.

 


▒ 4 PAGE/ 묵상

 

느디님 사람들

 

대상 9:2 그들의 땅 안에 있는 성읍에 처음으로 거주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느디님 사람들이라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 중에 성읍에 처음으로 거주한 사람이 제사장과 레위인과 느디님 사람입니다.(대상 9:2) 황량한 성읍, 사방은 적의에 찬 이방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을 보호할 성벽도 없습니다. 위험천만한 곳입니다. 이곳에 제사장, 레위인 그리고 느디님 사람이 왔습니다.

이 중 느디님은 바쳐진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전쟁 포로로 성전에서 봉사하던 사람입니다.(31:40) 그들은 하나님의 집을 청소하고 제단에 물을 나르고 번제에 쓸 나무를 준비하는 일, 제사 의식에 쓰는 그릇 등을 닦는 일 등을 감당합니다.(9:23) 그 대표적인 민족이 이스라엘 백성을 속이고 항복했던 기브온 족속입니다.(9) 성전 노예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자원하여 포로지에서 돌아옵니다.(8:20) 자원하여 다시 성전 노예의 직임을 감당하러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역할을 충성스럽게 감당합니다. 훗날 그들은 한 계층을 이루어 살며 세금도 면제받습니다.(7:24) 안식일을 지키며 이방인과 결혼하는 것도 삼가며 순결한 믿음을 지킵니다.(10:28)

하나님 앞에서는 제사장이나 왕이나 노예나 평등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자리에서 얼마나 진실한 마음으로 주를 섬기느냐 입니다. 느디님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발처럼 충성하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십니다.

 

적용질문

1. 느디님 사람의 신앙을 본받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2. 내가 본받고 싶은 느디님 사람의 신앙은 무엇입니까?

3. 오늘 어떻게 그 신앙을 실천에 옮기겠습니까?

서동수 목사는 청주 한마음교회 담임목사로 학교교회 운동을 통해 다음 세대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서동수 목사는 청주 한마음교회 담임목사로 학교교회 운동을 통해 다음 세대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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