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어항 설치로 인하여 엄지손가락이 베임을 당하여 열흘간이나 목욕탕엘 가지 못했다. 드디어 의사가 권한 열흘이 지나고 마침 토요일이어서 이른 새벽 목욕탕에 갔다. 몸을 씻는다는 것이 그렇게 좋은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샤워기 앞에서 몸을 헹구고 따뜻한 탕에 몸을 맡긴다. 이렇게 평온할 수가 있을까?

그런데 김이 무럭무럭 나는 탕에 앉아 있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목욕탕 벽에 붙어 있는 광고에 붉은 글씨로 <천헌옥 보석 인가>라고 쓰여 있는 게 아닌가? 당시 유명인 중 한 사람이 보석을 청구해놓고 법원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고 언론은 이를 집중으로 보도를 하고 있을 때라서 유독 보석이라는 단어가 保釋으로 보였고 인가는 認可로 해석되었다.

 그런데 천헌옥 보석이라니? 나는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띵했다. 내가 언제 구속되어 구금되었었나. 保釋이냐고? 그래서 김이 나는 탕에서 나와 좀 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았더니 <천연옥 보석인가 영원한 치료제인가?> 라는 글귀였다. 아마 그 목욕탕은 손님을 끌기 위해 천연옥을 사용하는 곳이었나 보다.

사실 나를 천연옥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천헌옥이다. 사실 천헌옥이라는 이름을 발음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간호사들도 천헌옥이라고 하면 천연옥으로 검색해 보고는 천연옥은 없다고 말한다. 천헌옥과 천연옥은 쉽게 구별이 안 되는 그래서 착각하기 쉬운 이름이다.

다시 탕으로 돌아와 곰곰이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 이 겨울에 감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춥고 답답할 것인가? 보석으로라도 풀려 나왔으면 하는 것이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아니겠는가? 갇혀 사느니 억만금이라도 주고 자유로운 몸이 되어 한 시간만이라도 자기 집 안방에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다면 하는 바람으로 보석 신청을 하지 않겠냐는 짐작을 해 본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사실 나도 감옥에 있는 그들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똑같은 죄인이 아닌가? 세상이라는 감옥에 살다가 죄의 형벌인 죽음을 맞이하고 마지막 심판 때에는 영벌을 받아야 할 죄인이 아닌가? 또한 거기는 결코 보석이라는 것도 없는 곳이 아닌가?

그날에 하나님이 나의 죄 사함을 선포하고 영원한 죽음에서 면제해 주신다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축복이겠는가? "천헌옥의 믿음을 의로 인정한다. 그래서 생명책에 네 이름이 기록되었구나. 천국 입성"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듣는다면 얼마나 큰 영광이겠는가? 이런 영광스러운 축복이 단지 예수를 구주로 믿는 믿음으로 된다니 은혜가 너무 크고 내가 거기에 속하였다니 나는 행운아가 틀림없다.
사실 광고 문구에 있는 보석은 保釋이 아니라 寶石이다. 옛날에 천연옥은 보석으로 사용되었다. 옥비녀 옥가락지들이 장신구로 쓰였다. 우리의 지혜로운 조상들은 옥으로 머리와 손가락에 장신구를 함으로써 건강을 함께 관리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옥이 다만 보석일 때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것이 치료제로써 쓰일 때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을 시켰다. "천헌옥! 장신구의 보석이 되려고 탐하지 말아라. 명예나 물질이나 지위 등을 탐하는 자가 아니라 영원한 치료제로 쓰임을 받는 사람이 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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