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목회는 '위임'과 '지역호흡'이 필요
- 변화하는 시대, 청년목회와 메타버스(metaverse)
- 11월 추수감사절 주간에 전국 수련회 계최 예정

(1편에서 계속)

은퇴 목사님들의 회고... "위임"과 "지역과 호흡"

저녁식사 이후에 두 분의 은퇴목사들이 자신의 사역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는 퍼듀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인 김택룡 목사가 나서서 강연을 했다. 본인은 6학년 때 미국에 오게 되었는데, 목회자로서 소명을 받고 본인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생각해서 무려 9년동안 신학교를 다녔다고 회고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신학교 졸업을 미루었는데, 마지막에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의 현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유스와 EM(English Ministry)를 담당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1995년 퍼듀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청빙이 되었고, 그곳에서 27년간 사역을 하고 은퇴를 하게 되었다. 1.5세 목회자로서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상황 가운데 동행해주셨고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특히 목회자였던 아버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목회의 길을 그대로 따라 행했을 때,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잘 넘길 수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목사는 지난날의 시간을 회고하면서 목회와 학원 사역에 대한 두 가지 조언을 했다. 첫째는 목회자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많은 부분에서 목회자 본인의 실수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권했다. 목회자 자신이 스스로르 방어하거나 잘못을 타인에게 돌리는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겸손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때,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가능한 한 많이 '위임'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교회의 규모와 성도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질적인 것은 목회자가 감당해야 하지만, 그외의 일은 '위임'을 통해 성도들과 청년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할 때 성도들이나 청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목회자 중심의 사역이 성도 참여적 사역으로 전환되고, 더 많은 일을 해나갈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언에 대해 샴페인-어바나 한인장로교회 함종헌 목사는 "목회자의 어리버리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참여자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주었다. "본질적인 일에는 진정성을 가지고, 그 외에는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일 때 성도들도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고, 목회자를 도와서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강의를 진행하는 콜럼비아 한인연합장로교회 김동연 은퇴목사 (사진=학원목회 연구회)
두 번째 강의를 진행하는 콜럼비아 한인연합장로교회 김동영 은퇴목사 (사진=학원목회 연구회)

두 번째로 강연에 나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콜럼비아연합장로교회 은퇴목사인 김동영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24시간 스텐바이 하는 삶을 살았는데, 은퇴 후 3개월 정도 푹 쉬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운동선수가 제일 힘든 것은 몸에서 힘을 빼는 것인데, 목회도 이와 같은 것 같다. 은퇴할 때쯤 되니 이 원리를 터득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은퇴에 대한 짧은 소회를 나누었다.

이어서 김 목사는 자신의 사역의 여정을 되돌아 보며 '환난'과 '위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쉽지 않은 사역의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믿음 안에서 인내할 때, 하나님께서 모든 길을 선하게 인도해 주시는 것을 경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목회자들이 먼저 하나님께 환난을 통해 위로를 받고, 받은 위로를 가지고 성도들을 위로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할 수 있었노라고 말했다.

학원목회(캠퍼스 사역)의 이야기도 나누었다. 텍사스 어스틴에서 캠퍼스 사역을 할 때는 UT(University of Texas)에 있는 한인 유학생 600명 정도를 섬겼는데, 식사를 대접하고 찬양을 함께 부르고 성경공부도 했다. 분수대 앞에 김밥을 들고가서 전도를 하면서 젊은 이들을 위한 사역을 감당했다. 이후 시카고를 거쳐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콜럼비아 한인연합장로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는 '지역'을 키워드로 삼아 사역을 했다. 가장 중점적인 사역은 '논스톱 서비스'였다. 교회는 미국으로 이민오는 한인 이민자에 대한 논스톱 서비스를 지원했다. 언어훈련부터 직장 알선까지 많은 일들을 감당했고, 또한 일로 인해 미국을 다녀보지 못한 성도들을 위해 1년에 한 번 수학여행을 진행해서 성도들의 시야를 넓혀주기도 했다. 교회가 감당한 가장 큰 일은 지역에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코리안 페스티벌(Korean Festival)'을 진행한 것이다. 2005년 부터 교회가 준비해서 진행했는데,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 전체가 함께 동참하는 축제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발생한 모든 수익금은 그대로 지역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구제헌금으로 환원됐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금액 20만 불 가량이 지역 섬김에 사용된 것이다. 이런 목회의 시간을 되돌아 보면서 각 교회들이 어떻게 지역과 청년들을 섬길 수 있을지 귀한 경험을 나누었다.

Endemic 그리고 Metaverse 청년목회

둘째날 저녁에는 샴페인-어바나 한인장로교회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노재왕 목사가 메타버스(Metaverse)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본인은 먼저 예배는 현장에서 대면으로 드리는 것이 신학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며, 코비드 기간 중에도 약 20명의 청년들이 꾸준히 현장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것을 전제했다. 하지만 코비드가 끝나가면서 변해버린 환경이 있고, 우리에게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환경이 도전적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를 하고 사역에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의 핵심은 '연결'이다. 예전에는 현장에서만 만났지만, 이제는 가상공간이라는 장소에 어디에서든지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최근에 새롭게 생긴 현상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우리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싸이월드(cyworld)와 같은 것이 메타버스의 초기 형태였고, 어쩌면 넓은 의미에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증강현실, 일상기록, 거울세계, 가상세계)가 메타버스라 할 수 있다.

이어서 노 목사는 메타버스가 얼마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는 2021년 12월 기준 전 세계 이용자가 2억 5천만 명 가량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곳에서 사용하는 가상 화폐는 현실 화폐로인출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롭게 성장하는 메타버스 산업에 구찌, 디올, 랄프 로렌 등 유명 명품 패션 브랜드들도 제페토에 가상 제품을 출시함으로, 잠재 고객을 확보하여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자 하고 있다.

둘째날 저녁, 메타버스(metaverse) 강의를 하는 노재왕 목사(좌)와 마지막 날 오전 폐회예배 설교를 하는 이명구 목사(우) (사진: 학원목회연구회)
둘째날 저녁, 메타버스(metaverse) 강의를 하는 노재왕 목사(좌)와 마지막 날 오전 폐회예배 설교를 하는 이명구 목사(우) (사진: 학원목회연구회)

노 목사는 우리가 섬기고 있는 젊은 청년들은 SNS의 사용을 통해 이런 현실에 너무나 익숙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교회는 이 부분을 따라가기는 커녕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제시했다. 물론 메타버스가 전부고, 메타버스 교회, 메타버스 목회만 해야 한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지만, 학생들을 이해하고, 전도하기 위해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는 것이 필요하며, 우리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선하게 사용하여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이어지는 질의 응답시간에는 메타버스가 학생들의 영적생활과 일상생활을 사로잡아 더욱 혼란과 중독의 길로 빠트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과 게임 중독에 빠져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의 원인도 게임중독으로 인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한 것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노 목사는 그런 주장에 충분히 동의하고 공감하며, 이 자리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소개하는 자리였고,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개념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가지다 보니 메타버스에 대한 긍정적인 면만 부각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날 참석한 한 목사님은 오늘 논의는 여기까지 하고, 이후 컨퍼런스에서 메타버스의 장단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이 제안으로 강의가 마무리 되었다.

청년에게 영혼의 말씀을..

2022 학원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참석자들 단체사진(제공=학원목회 연구회)
2022 학원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참석자들 단체사진(제공=학원목회 연구회)

마지막 날 오전에 폐회예배로 모였다. 이날 먼시 제일 한인장로교회를 섬기는 이명구 담임 목사는 학원목회(캠퍼스 사역)를 했던 오랜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학생들에게 학업과 신앙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적 욕심 때문에 학생의 본분인 공부보다 교회 일과 공동체를 섬기는 일을 많이 강조하는데, 학생들을 서포트 하는 입장에서 그들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학원 사역자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자체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먼저 성경의 전문가가 되고, 본인의 것으로 소화한 후에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학생들이 신앙 안에서 한인 디아스포라로 잘 성장할 수 있기를 당부했다.

한편, 둘째날 오전에는 PCUSA 총회 투자융자국(PILP)에서 일하는 박성주 목사가 총회 6개의 조직-사무국(OGA), 선교국(PMA), 연금국(BoP), 출판국(PPC), 재단국(PF), 투자융자국(PILP)-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소개를 하였고, 투자융자국의 하는 일을 상세히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교단 투자융자국이 은행은 아니지만 그곳에 돈을 예치하면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받게되고, 그 돈은 교단 내 선교 사업에 사용됨을 강조하면서 많은 분들이 동참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한, 강의를 마친 이후에 교회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스프링 필드(spring field)에 링컨 무덤과 링컨 기념관을 탐방하면서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2022 학원목회 연구회는 11월 Thanksgiving 주간에 있을 미 장로교 전국 청년 연합수련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학원 목회의 유기적인 협력과 연합사업을 펼치기로 다짐하면서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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