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제가 어려서 자랐던 섬에는 염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방목으로 키웠는데 어느 분이 염소가 많아지자 일군을 채용해서 수십 마리의 염소를 키우도록 맡겼습니다. 염소를 키우다 보면 대략 염소의 증가하는 비율이 나오는데 일군을 채용한 후에는 이상하게 늘어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몰래 사람을 풀어서 알아보았더니 그 사람이 염소를 잡아먹기도 하고 염소를 몰래 팔아넘기기도 했습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목사님은 성경의 양과 목자를 설교하면서 그를 삯꾼 목자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삯꾼 목자는 양을 잡아먹는 자라고 이해했습니다.

 

일 년 전쯤 창원에 집회를 인도하고 마치는 날 저녁, 존경하는 장로님 내외분이 창원에 계신 여러 목사님들을 제 명분으로 초청해서 호텔에서 저녁을 대접해 주었습니다. 고급스러운 뷔페식당이었는데 그곳에는 양고기를 특별 주문할 수가 있었습니다. 남아공에서 맛나게 먹었던 것이 기억이 나서 양고기를 주문했습니다. 직원이 양고기를 내 식탁으로 가져오자 저만치 앉아 있던 후배 목사님이 목사님도 양고기를 드세요?” 나는 다른 생각 없이 양고기가 얼마나 맛이 있는데 하면서 그럼 잘 먹지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순간 저들이 하는 이야기의 다른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질문은 목사가 양을 잡아먹을 수 있느냐?”는 비아냥거리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옛날 제사장들도 양고기 먹었는데 오늘 목사야 못 먹을 것 없지, 문제는 양을 잡아먹는 목사가 문제인 거야그 순간 어린 시절 염소 잡아먹었던 삯꾼이 생각나면서 행여 나는 양을 잡아먹은 삯꾼은 아니었는지, 사역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밀려왔습니다. 그 순간 교회 문제로 여러 명의 성도들이 고발당해서 **위원회에 불려가고 그곳에서 인격을 무시당하고 공갈·협박으로 말미암아 정신적인 상처를 입고 그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먹던 성도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당시 그 소식을 듣고 내 속에서 일어난 분노와 원통함이 지금까지 상처로 내게도 남아 있습니다. 25년을 담임하면서 성도들에게 화를 내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항상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 대했던 성도들이었는데 어떻게 함부로 대해서 깊은 상처를 주고 무시할 수 있는지. 오늘 목사들은 양들의 희생과 수고로 생존하고 살아가는데, 그런 태도는 양을 잡아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문제 이후에 나는 양을 잡아먹는 삯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일어나는 문제의 중심에는 삯꾼 목자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Photo by Biegun Wschodni on Unsplash
Photo by Biegun Wschodni on Unsplash

예레미야 231절에 보면 내 목장에서 양 떼를 멸하며 흩어지게 하는 목자에게 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2절에는 양떼를 흩으며 몰아내고 돌보지 아니하였다.”고 했습니다. 오늘날 삯꾼 목사들은 양 떼를 실족시키고 교회를 떠나게 합니다. 양은 목장을 떠나면 맹수의 먹이가 됩니다. 이런 실족하고 상처 입은 양들이 유리방황하는데 이런 양들 중에는 영혼이 망가진 자들이 많습니다. 이것이 양들의 책임입니까? 이것은 양을 죽이는 것이기에 양을 잡아먹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양들은 양으로 있으면 잡아먹히기에 이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짓 삯꾼에게 얼마나 당했으면 이런 말을 하겠습니까?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을 때까지 찾아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삯꾼 목자는 약한 양들부터 한 마리씩 잡아먹어 버립니다. 어떤 정당성으로도 양을 실족시키고 상처 입히고 죽게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일어난 현상 중의 하나가 삯꾼 목자들과 이리가 대치하여 싸우는 전쟁터가 된 교회들입니다. 지금도 이런 싸움은 곳곳에서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목사님도 양고기 드세요?”라는 질문이 목사님도 양 잡아먹는 목사세요?”라는 날카로운 칼날 같은 소리로 나의 심장을 찔렀습니다.


제목 : [반론보도] <[나의 주장] 목사님도 양고기 드세요?> 관련

본문 : 본 언론사는 지난 8월 12일 <[나의 주장] 목사님도 양고기 드세요?> 제하의 기사에서 교회 문제로 **위원회에 소환된 교인들이 **위원회로부터 공갈, 협박을 받았다는 기고문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위원회의 위원장은 “당시 위원회는 고발당한 교인들에게 절차에 따라 출석요구서를 보냈고, 조사 내용이 녹음된다는 사실과 진술거부권,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했다”며, “당시 사건별로 4인 또는 6인 이상의 다수가 함께 조사를 받아, 교인들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공갈·협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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