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윤하 목사
사진@김윤하 목사

뿌리 깊은 교회 / 김윤하

 

순천 낙안 읍성 민속촌 담벼락을 따라 걸었습니다.

돌담 쌓았던 옛날을 회상하다가 문득 징과 망치를

손에 들고 돌을 깨며 땀 흘리던 아이를 보았습니다.

돌 깨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멈추면 돌담이 보이고.

돌담 속으로 수많은 환상들과 소리들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다 현실을 본 것은 돌담 사이에 금계국이었습니다.

철이 한참 지났는데 진노랑색이 쇠하지 않았습니다.

돌담 사이로 나온 꽃보다 그 뿌리의 정체가 궁금해서

무릎을 굻고 살폈더니 뿌리는 두 개의 돌을 휘감고

밑으로 내려가 땅속으로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꽃을 피우려고 그 높은 돌을 오르며 햇빛을 만났습니다.

뿌리가 깊어 꽃은 오랫동안 나를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교회가 뿌리 깊은 꽃을 피우려면 돌담을 넘어야 합니다.

뿌리가 얕은 교회였기에 쉽사리 꽃이 시들었습니다.

이제 돌담을 휘감아 오르는 시련을 통과하였습니다.

주님의 빛을 바라보며 진리의 꽃을 피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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