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틀 전 27일, 용산구청에서 ‘할로윈’대책회의

회의가 무색하게 대형 사고 발생..!

사고 현장 100M 지점, 20년 이상 거주한 목사님과 인터뷰!

20년 살아온 주민 입장에서도 ‘사망자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

참여자들 중 상당수는 다수가 몰린다는 호기심 때문에 방문!

 

언론의 모든 집중을 받고 있는 이태원 할로윈 압사 사고는 2022년10월29일(토) 오후10시15분경 발생했다.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사고가 일어난지 44분만인 22시59분에 현장에 도착하여 긴급구조활동 보조 및 현장 통제를 실시 하였고, 긴급의료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이 사고는 여러모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
11월3일(목) 오전11시경, 오전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11월3일(목) 오전11시경, 오전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건 이틀 전인 27일(목) 오후2시에 용산구는 부구청장 주재로 '할로윈데이 대비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이와 같은 대형사고를 막지 못했다. 27일 열렸던 회의 세부 내용은 다가온 핼러윈데이 기간 특별 방역, 안전사고 예방, 거리 청결 확보를 위해서 열렸다. 회의는 부구청장 주재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방역추진반, 행정지원반, 민원대응반 관련 11개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서별 자체계획 추진 사항 등을 점검했고, 긴급대책 추진기간은 27일부터 31일 월요일까지 5일간 유지하기로 했다.

 

방역추진반은 이태원 일대 방역·소독을 실시, 이태원 일대 식품접객업소 지도점검, 세계음식거리, 클럽거리, 지하철 역사 등 주요 시설물 안전점검에 나섰다. 행정지원반은 ‘핼러윈데이’ 대비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하였으며, 민원대응반은 이태원관광특구 및 문화유통시설 방역관리, 소음 특별점검, 가로정비, 불법 주·정차단속, 이태원 일대 청소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3년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로윈데이를 맞이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재확산, 마약류 사건·사고가 우려되는 엄중한 시기인 만큼 주민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1월3일(목) 발표를 통해 사망 156명, 부상 173명 등 총 32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0년 이태원, 코로나 확산세가 심했음에도 청년들이 상당히 많이 모였다.
2020년 이태원, 코로나 확산세가 심했음에도 청년들이 상당히 많이 모였다.
코로나가 한창인 2021년 촬영한 사진으로 2020년과 같은 장소다.
코로나가 한창인 2021년 촬영한 사진으로 2020년과 같은 장소다.

이와 같은 인파가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과 2021년 이태원 할로윈데이 인파들을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엄청난 수가 밀집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태원은 이와 같은 축제가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사람들이 넘쳐나고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금요일부터 주일저녁까지 밤이 되면 많은 인파와 온갖 범죄가 난무하는 곳이라는 것이 20년 주민의 증언이다. 그와 같은 광란의 밤 다음 날 새벽이면 거리에는 사람들이 술 취해 쓰러져 있고, 쓰레기들과 오물들이 거리마다 넘쳐난다. 이러한 증언은 15년 이상 이태원을 출입한 기자도 익히 알고 있는 바다. 이태원은 본지 기자에게 매우 친숙한 곳이다. 처음 발걸음을 하게 된 것은 2011년 이태원에 자리 잡고 있는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선교단체에 소속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번 대형 사고가 난 지점과 골목들도 너무 잘 알고 있는 익숙한 곳이다.

 

11월3일(목) 이태원 현장에 방문하기에 앞서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를 방문했다. 오전 11시경 도착했음에도 사람들이 긴 줄은 아니지만 줄 서서 헌화 후 묵념으로 이 아픔을 애도했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바, 설교든 의사전달이든 무엇이든 이러한 상황을 말하기 전 현장을 한 번 다녀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본다. 언론을 통해, SNS를 통해 많은 영상들과 뉴스, 그리고 정보들을 수집하였으나 현장은 또 다르다고 본다. 분향소에만 섰을 뿐임에도 브라운관과 모니터를 통해 전달 받은 것과는 사뭇 다른 비통함이 느껴졌다. 서울시청 앞 분향소를 뒤로하고 이태원으로 향하였다.

사고 현장 바로 앞 1번 출구, 계단 위로 올라갈 때부터 인파가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고 현장 바로 앞 1번 출구, 계단 위로 올라갈 때부터 인파가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과 수없이 많은 헌화된 꽃들.
현장에 모인 사람들과 수없이 많은 헌화된 꽃들.

이태원 1번출구로 올라갈 때부터 어느 종파인지 알 수 없으나 승려 복장을 한 세 명이 자리에 앉아 이들에 안타까움에 대해서 읊고 있었다. 현장을 방문한 많은 이들이 안타까운 현장을 둘러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수많은 포스트잇이 현장에 붙어 있었으며, 안타까움을 전하는 많은 말들이 그곳에 붙어 있었다. 각종 음식들도 놓여 있었는데, 사고 현장에서 죽은 이들의 지인들이 놓고 간 것으로 보였다. 현장에는 안전을 통제하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압사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폴리스 라인으로 출입이 통제 되어 있었다.

 

이태원 사고 현장 방문 후 현장에서 100M 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00목사와 인터뷰를 하였다(사안이 민감할 수 있음으로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00목사는 본 기자가 13년 간 알고 교제해 왔으며, 20년 이상 이태원 거주자로 누구보다 지난 세월의 이태원 상황까지 잘 파악하고 있다.

 

이번이 특히 더 많이 모인 걸로 보이나?

00목사: 매년 그 정도 모였던 것 같다.

 

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고 보는가?

00목사: 이태원 거리는 넓지 않다. 넓지 않은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 매년 그 정도 모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좁은 곳에서 넘어지며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다. 평소 주말만 와도 이태원 거리는 정신이 없다. 음악 소리도 너무 커서 옆에 있는 사람의 말도 잘 알아듣기 힘들 정도다. 뿐만 아니라 술 취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웃고 떠들기도 한다. 아마 당시 현장에서도 많은 인파와 목소리가 묻혀버릴 정도의 큰 음악들, 술 취한 사람들의 고함소리, 더구나 할로윈데이라서 사람들은 경찰이 와도 경찰복장을 코스프레 했냐면서 웃고 떠들고 경찰의 지도를 무시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일이 매년 다반사다. 압사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사람들은 인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도와달라고 소리 질러도, 잘 안 들렸을뿐더러 도와달라고 소리지르는 건지, 술 마시고 소리 지르는 건지 당장은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번 출구 정면, 사고 현장 골목 진입하는 곳이 보인다.
1번 출구 정면, 사고 현장 골목 진입하는 곳이 보인다.
사고 현장 앞 쪽에도 많은 꽃들과 포스트잇에 남겨진 글들이 붙어있다.
사고 현장 앞 쪽에도 많은 꽃들과 포스트잇에 남겨진 글들이 붙어있다.

그리고 본인 생각에 경찰의 대응이 아쉬웠다. 이렇게 많은 인파들이 모인다는 것은 누구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적은 인원과 수없이 쏟아지는 사건 사고의 민원들로 인원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더 아쉽다는 것이다. 누구 보다 현장들을 잘 알면 더 많은 인원 배치를 요구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인터넷에 보니깐 압사 사고로 사망한 이들은 탓하는 내용들도 보았는데, 주민 입장에서는 맞지 않다고 본다. 대체로 안타까움을 겪은 청년들의 옷차림을 보면, 즐기기 위해 왔다기 보단 호기심에 온 청년들로 보인다. 보통 즐기러 오면 복장부터가 다르다. 또한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온 청년들은 이태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에 별로 볼 것 없는 저 좁은 골목은 잘 들어가지 않는다. 호기심에 다수가 몰린다는 축제에 온 청년들이 많은 인파에 휩쓸려 좁은 골목에 들어갔다가 갇혔다고 본다. 사람들이 좁은 골목에 몰려 있으니 그 안에 뭔가 있나 싶어 들어간 경우도 많다고 본다. 그러나 기자님도 이태원을 자주 와 봐서 알지만, 골목에 별 거 없지 않나! 이태원 주민들은 이와 같은 대형 압사 사고로 며칠 때 잠을 설치며 고통 받고 이다. 속히 이러한 일들이 수습되었으면 좋겠다.

사고 현장 골목. 사진에서 보는 것과 달리 구간이 상당히 짧다. 좁고 짧은 곳에서 다수가 압사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현장 골목. 사진에서 보는 것과 달리 구간이 상당히 짧다. 좁고 짧은 곳에서 다수가 압사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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